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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자동개시법 시행되면 중환자실 직격탄”
임채만 회장, 22일 국회 토론회서 지적···"인력난 가중으로 더 어려움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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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환자실에서 ‘사망’이나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으로 의료분쟁조정이 자동으로 시행될 경우 인력난이 가중될 수 있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임채만 회장[사진]은 22일 국회 도서관에서 개최된 ‘중환자실 생존율 향상을 위한 정책토론회’ 중 ‘우리나라 중환자실의 현실, 원인 진단 및 제언’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임 회장은 “중환자의 생존율 향상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은 의료진의 숙련도다. 중환자실은 여러 가지 고난도 치료가 행해지는 곳이지만 불행하게도 의사에게 인기가 없고 간호사들 이직률도 높다”며 “내년에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되는데 이 법 시행 때 가장 위축될 곳이 중환자실”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강제조정이라는 법률적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중환자실 의료진이 여전히 헌신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환자안전을 위한 가장 좋은 장치는 법률 이전에 의료인의 숙련도와 사기”라고 지적했다.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법과 같은 시행 예정 제도뿐만 아니라 현 제도의 허점 때문에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의료법 시행규칙 34조에서는 ‘중환자실에는 전담전문의를 둘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강제성이 없어 오히려 환자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이 문장을 달리 읽으면 ‘중환자실에는 전담전문의를 안 둬도 된다’는 것”이라며 “이 조항은 국가인권위원회 지적대로 위헌 문제를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중환자실을 1970년대, 1980년대에 붙들어두고 있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법 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해 중환자 전담전문의 배치를 의무화한다면, 중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병원 종별로 중환자실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모든 중환자실이 1등급을 지향하기 보다는 병원의 규모에 따라서 중환자실이 층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시급하고 중한 상태의 환자들이 회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진정한 중환자실은 전국 시군구 어디에나 있어야 한다. 향후 상급종합병원 지정이나 중환자실 적정성평가에서 병원의 규모와 역할에 따라 중환자실 수준이 층화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이런 분담을 통해 보건 당국은 의료의 질 향상과 효율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환자의학회 서지영 부회장은 “정부에 중환자의학과 관련한 부서가 한 곳도 없다”며 “부서 신설이 어렵다면 중환자 전문인력 수급방안, 지역격차 해소방안, 등급화 실현을 위한 재정조달 방법을 논의할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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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층화에 대해서는 병원계와 간호계 모두 공감의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각론에서 병원계는 수가를 고려한 적정성평가 시행을, 간호계는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간호등급의 상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 박진식 보험이사는 “환자중증도에 따라 준중환자실이나 레벨1, 레벨2, 레벨3 중환자실 등으로 중환자실을 층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이사는 “중환자실 수가의 경우 종합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의 58%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가 차등으로 인한 의료질의 하향평준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수가 차이를 고려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병원중환자간호사학회 이순행 회장은 “모든 병원에 높은 기준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원의 낭비를 유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병원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갖춰야 할 기준이 명확히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간호등급을 상향조정해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가 2명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보다 구체적인 간호인력 기준에 대한 명시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판만 중환자실 없애려면 기준 강화해야”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중환자실의 층화에 공감하면서,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배치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인력 기준을 강화하고 그에 따른 적정수가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중환자실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서는 1등급의 기준과 최소 기준을 동시에 강화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1등급 강화 기준으로는 ▲의료법 시행규칙 34조 개정으로 전담전문의 배치 의무화 ▲전담전문의 1인당 최대 환자 14명 이하 ▲간호사 1인당 담당환자수 0.5명 이하를 제시했다.
최소 기준으로는 ▲전담전문의 배치 의무화 ▲전담전문의 1인당 최대 환자 30명 이하 ▲간호사 1인당 담당환자수 1.0명 이하로 정하고, 그 이하 등급의 중환자실은 준중환자실로 인정하고 준중환자실 수가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등급별 가산, 간호등급별 간호인력 가산을 통한 중환자실 적정수가를 산출해야 한다고 했다.
김윤 교수는 “현재는 중환자실 인력수준이 높으면 손해를 보고, 인력수준이 낮으면 이득을 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차등수가를 통해 인력수준이 높은 중환자실에 더 높은 원가보전을 해줘야 한다”며 “중환자실 층화에 대한 주장이 있는데, 중환자실 구분이 안 되면 진짜 중환자실이 아닌 간판만 중환자실인 곳에서 중환자가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중환자실 적정성평가 결과가 중환자실 수가 인상 이전의 결과이니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중환자실 수가가 50% 정도 인상됐는데 그 시기가 작년 9월이고 중환자실 적정성평가는 그 전년도 10월에서 12월까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수가인상으로 진료환경이 개선되겠지만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중환자실 관련 시행규칙을 내주 입법예고할 것인데 병상 간 최소거리 규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에서 중환자 전담전문의 근무기준을 만들어 입법예고 중”이라며 “법규 제정만이 능사는 아니고 현장에서 수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문제도 있다. 오늘 제시받은 다양한 의견에 대해 협의하고 의논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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