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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부 읍소 “원격의료 디테일 같이 만들자”
  • 출처: 헬스포커스
  • 2016.06.23

복지부 읍소 “원격의료 디테일 같이 만들자”

의료계ㆍ시민단체 모두 반대 고수하자 논의 참여 당부

 

 

원격의료를 논의하는 자리가 또 한 차례 마련됐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보건당국은 책임소재나 보안기준 등 우려가 되는 사항들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나가자고 읍소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지난 22일 오후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원격의료제도의 바람직한 추진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윤건호 가톨릭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는 “의료인-환자 간의 원격진료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이는 전 국민, 전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매우 국한된 지역과 특수상황에 대한 것이므로 당사자들의 협의를 통해 매우 국한해 시작하고, 향후 주기적인 논의와 협의를 통해 추가 제한 혹은 확산을 결정하면 될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윤건호 교수는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유헬스 적용이 만성질환 환자들에 대한 진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된 바 있으며, 이는 대형병원, 개인의원에서도 확인됐다.”면서, “또한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만성질환의 합병증으로 인한 개인 및 국가 의료비 지출을 줄여줄 있는 유일한 방법이므로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환자를 위한 대면진료 원칙을 강조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정부가 원격의료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그 근거로 취약지 의료접근성과 만성질환 관리를 들고 있는데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용민 소장은 “의료접근성이 열악한 도서지역 등은 보건지소나 보건진료소에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의사나 간호사의 중재하에 원격으로 환자를 진료하도록 기존 의료법 내에서 의사-의료인 간 원격의료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또, 만성질환 관리는 원격의료 차원의 원격 모니터링 위주의 접근보다는 기존 만성질환자 관리를 맡고 있는 동네의원들이 자신들의 단골 환자와 동네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자가 돼 서비스를 적극 제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의료의 특성상 아무리 원격의료 관련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원격의료가 대면진료를 대체할 수는 없다.”라며, “원격의료를 의료의 본질을 벗어난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소장은 그 동안 정부 주도로 시행한 도서벽지나 군부대 등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은 대부부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아닌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의사-의료인 간 원격의료 형태로, 원격지 의사와 벽오지 진료소의 간호사 등 의료인을 매개로 한 진료가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만족도 평가를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확대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이 소장은 “원격의료를 안정성 및 실효성 검증도 부족하고 책임소재도 불명확한 원격의료 근거도 없는 자의적인 환자만족도 평가를 내세워 이대로 쫓기듯 시작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하며, “성급하게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일부 관련 기업의 배만 불리게 되고,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되므로 저지해야 한다. 원격의료 도입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함께 심도 있는 논의와 충분한 시범사업을 거친 후에 신중히 허용여부 및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병원협회 측은 원격의료와 관련해 찬성도 반대도 아닌, 관망하는 입장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원격의료가 지닌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했다.

 

김필수 대한병원협회 법제이사는 “의료의 본질적 측면과 효과성 등을 종합해 고려할 때 의사와 환자 간의 대면진료 원칙이 유지돼야 한다.”라고 밝힌 후, “다만, 원격의료 허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는 어디까지나 직접적인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것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초진환자의 경우 대면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대상 환자ㆍ질환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해야 할 것이다. 반면, 원격의료가 허용된 환자의 경우에는 환자진료 선택권을 최대한 확보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필수 이사는 “정부는 격오지, 도서벽지에 거주하는 환자를 위해 원격의료를 시행하겠다고 하는데, 정말 그들을 돕는 정책이 원격의료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만성질환만 원격모니터링을 한다고 하는데, 해당 주민들은 만성질환 자체에 대한 관리보다는 맹장 등 급성질환이나 발가락이 썪는 만성질환 합병증의 경우 의료서비스를 더 필요로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또, “원격의료 정책에 소요되는 비용을 의료계에 투자해 하루에 환자 10명만 봐도 경영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주면 의사들 스스로 환자에게 애정을 갖고 전화상담과 생활습관 관리를 해줄 것이다.”라며, 근본적인 의료환경 개선을 주문했다.

 

이어 그는 “한편에서는 원격의료법의 숨은 수혜자는 격오지 주민이 아닌, IT 관련 기업이 아니냐는 이야기들도 나온다. 법안이 통과되면 그쪽 주식도 등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라며, “어떤 사회정책으로 인해 수혜자가 생기면 그들은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좋은 피드백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상임이사는 “원격의료는 대면진료를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인 보조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라며, “환자가 원격의료를 하더라도 막상 약을 받으려면 어차피 약국까지는 와야 하는데,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문제를 무시하고 원격화상 투약기를 도입해 약 배송도 자유화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황선옥 이사는 또, 원격의료 도입 시 의료비가 인상되고 공공의료 서비스가 약화될 수 있다면서, 시범사업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격의료가 의료소비자를 위한 제도라는데 공감하지 않는다.”라며,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가 아닌 의료인 간 원격의료를 활성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황 이사는 “정부는 원격의료에 대한 비전을 과장해서는 안되며,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라며, “원격진의보다 시급한 것은 남아도는 의사가 필요한 곳에 갈 수 있도록 격오지 수가의 신설, 의료장비 조달 등 제도정비와 ‘응급환자 전원시스템’ 구축 등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의료제도 개선이다.”라고 덧붙였다.

 

의료계와 시민단체 패널의 반대 의견이 이어지자 보건당국은 우려하는 부분들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머리를 맞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자고 읍소작전에 나섰다.

 

김건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기획제도팀장은 “원격의료는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성 향상 등 의료복지 실현과 1차의료기관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라며,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도서벽지 주민에 대한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군부대, 원양선박, 교정시설 등 특수지에 대해서도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범사업 결과를 보면 임상적 유효성, 환자 만족도, 복약순응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를 보였다.”라고 강조했다.

 

김건훈 팀장은 “그 동안 원격의료 도입과 관련해 의료영리화나 의료전달체계 붕괴 등 하나하나 살펴보기 보다는 이념적인 논쟁이 많았는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인 면책 조항에 대해 의료계는 확대를 원하고, 환자들은 반대하고 있다.”면서, “면책, 책임소재 등 조항 하나하나에 대해 어느 정도가 좋을지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시범사업을 통해 51개 항목에 대해 보안 점검을 하고 해킹 테스트도 했지만, 보안 문제는 활과 방패 같은 문제라 얼마나 보안을 강화할지 기준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팀장은 “보안을 강화할수록 현장에서는 사용이 어려워진다. 암호를 8자리가 아닌 20자리로 하라고 하면 사용 편리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컴퓨터에 악성코드는 없는지, 비밀번호는 얼마나 자주 바꿀지, 자동으로 외부전송이 되는지, 외부인 접근 가능성 등 여러 보안상 조치들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이 더 강화됐으면 좋겠다거나 적당하다는 등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보안전문가들에게 의뢰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변수가 있으니 소비자단체, 의료계 등과 조율해 어느 정도 수준의 보안이 적절한지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나가자.”라고 제안했다.

 

이어 원격의료의 유효성, 안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IRB를 갖고 시작했고, 이는 이미 연구방법론에 대해 여러 검증을 거쳤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도, “필요하다면 소비자단체, 환자단체, 의료계와 같이 확인하는 작업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기준 등을 실무적으로 논의하겠다.”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 구체적인 법안 문구나 기존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주장들에 대해 살펴보고, 우리나라에 맞는 원격의료 모형을 만들어 나가자.”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계가 시범사업에 같이 참여해서 공동으로 수행, 평가, 검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현장에 갔더니 참여 의료진이 주변에 알려지면 안 된다며 두리번거리더니 셔터문을 내리더라. 이게 현장의 목소리다.”라며, “원격의료가 워낙 부정적인 목소리로 각인되다 보니 본인은 옳다고 생각해도 말도 못 꺼내는 단계다. 이제는 떳떳하게 어떤 모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의료계도 함께 실질적인 고민을 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지난 21일 논평을 통해 더 이상 원격의료 시행을 늦출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원격의료는 이미 전 세계에서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는 의료방식이다.”라며, .“무엇보다 원격의료 허용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서비스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이뤄낼 핵심 과제이다.”라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의료서비스 향상의 측면에서 환자의 접근성과 선택권을 높이는 일은 가장 중요한 논의사항이다.”라며, “원격의료는 개인들의 병의원 방문에 대한 시간과 비용을 억제하고 진료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속히 원격의료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대면ㆍ원격 등 다양한 진료 방식이 서로 경쟁하면서 의료소비자들의 후생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라며, “이미 다양한 의료 관련 기기들이 가정 등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이런 자료들을 연결하고 활용하는 원격의료가 공식적으로 허용된다면 의료서비스의 질 또한 향상될 수 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원격의료 기기가 개발되는 등 산업간 선순환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국회는 조속히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해 원격의료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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