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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료 해외진출 변화 전환점 시작
  • 출처: 데일리메디
  • 2016.01.07

한국의료 해외진출 변화 전환점 시작

10여년 경험·실패 교훈삼아 새로운 발판 마련…국제의료법 등 정부 지원 현실화

 

범정부차원에서 국내 의료의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야말로 ‘의료 한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의지이다. 내년은 국제의료법을 중심으로 갖가지 지원책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해외수출의 현황을 살펴보고, 각 병원들이 성공적 전략을 짤 수 있는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갖도록 이번 코너를 준비했다.

 

125개 기관 해외진출 불구 아쉬움 커

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125개의 의료기관이 해외에 진출한 상태로 2009년 49건에서 약 2.5배 증가한 수치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 35건, 몽골 12건, 베트남 6건, 아랍에미리트 5건, 카자흐스탄 4건 등으로 집계됐다.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대형병원이 일부 중동이나 중국에 진출하는 사례가 보고된 만큼 대부분은 중소병원 위주로 구성됐다.

여기서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의 역사를 짚어보자. 통상 2000년대 초 중국에 진출한 SK아이캉병원 등을 1세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우리들병원이나 보바스기념병원, 세종병원 등 전문성을 위주로 진출했던 전문병원을 2세대로 구분한다.

또 최근 대형병원들을 비롯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인 움직임은 펼치고 있는 3세대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 소규모로 진행됐던 해외진출은 사실상 실패가 많았다.

국가적인 지원이 없다 보니 해외에 진출할 때 직접투자하는 대신 현지 병원을 위탁경영하는 형태로 나가는 일이 많았고 면허 인정 문제 등도 해외 진출의 걸림돌이었다.

일례로 SK아이캉병원은 예치과 등 5개 클리닉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 등으로 모두 철수한 상태이다. 

해외에 성공신화를 쓰겠다며 각개전투를 벌였던 2세대들은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지속적으로 이어갈 힘은 부족했다. 결국 해외진출 의료기관 중 4곳 중 1곳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2015년 대형병원 진출 러시…변화의 시기

지난 2015년은 해외진출 규모가 달라졌다. 새로운 역사는 서울대병원에서 시작됐다.

5년간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셰이크 칼라파 전문병원의 위탁운영권을 따낸 서울대병원은 지난 2월 공식 개원한 뒤, 6개월 만에 7000여명의 현지 환자를 받았다.

현재 한국 의료진 170명(의사 35명, 간호사 74명), UAE를 비롯한 외국인 280명 등 450 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의료진은 올해 말부터 1000여명으로 늘어난다.

또 중국 호남성 악양시에 1000병상 규모의 ‘악양국제서울대병원’ 설립이 확정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이 직접 43만㎡에 달하는 최적의 부지를 검토해 선정했으며, 병원 건립과 관련한 모든 자금 역시 중국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협의함에 따라 급진전됐다.

서울성모병원은 UAE 아부다비 중심지인 마리나몰 내에 한국형 건강검진센터를 수출하고 지난 3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병원에서는 의료진 25명을 투입해 매출액 대비 10%를 운영 수수료로 배분받기로 했다. 시뮬레이션을 거친 결과 5년간 최소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본원과 마리나 건강검진센터를 연결하는 원격모니터링 시스템을 개통해 원할한 진료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각광을 받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중국 신화진 그룹과 1000병상 규모의 ‘세브란스칭다오병원’ 설립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합자모회사의 지분 50%를 확보하면서 자회사인 세브란스칭다오병원의 지분을 일정 비율로 보유하게 되며, 향후 병원 운영을 통해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병원 운영 지원과 브랜드 제공 등을 통한 추가 수익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더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연세의료원은 2016년 개원 예정인 이싱세브란스VIP 검진센터 프로젝트를 비롯해 난퉁 루이츠병원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중국 의료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진 바 있다.

아주대학교의료원 역시 중국 강소성 소주시 상성구에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속철 신도시 내 의료구역에 1000병상 규모로 신설된 뒤, 향후 3000 병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쑤저우 고속철신도시관리위는 토지와 기본 인프라 제공, 인허가 발급 협조를, 골든 킬인 인베스트는 자본과 건설을 각각 맡는다.

아주대의료원은 병원 인력을 전체의 최대 30%까지 파견할 예정이며 병원 경영과 전문 인력 양성, 의료진 운영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국립대병원 최초로 경북대병원이 칭다오 국제경제협력구와 2017년 국제진료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칭다오 국제경제협력구는 500억 원을 들여 1650m² 규모의 6, 7층 건물을 짓고 의료기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경북대병원은 병원 설립에 관한 전문적 조언과 의료진 지원, 교육 등을 맡고 수익 일부를 받는다.

진료센터 건립에 맞춰 내과 영상의학과 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와 모발이식센터 의료진 등 40여 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칭다오 경북대병원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역시 새로이 해외진출 활로를 개척했다. 우선 지난 10월 카자흐스탄에 발길을 내딛었다. ‘알마티 검진센터 고신대복음병원 분원’을 설립하고 위탁경영에 나선 것이다.     

검진센터 운영뿐만 아니라 부산의료관광 정보센터 기능도 수행해 카자흐스탄 중증환자 유치 증대 및 부산의 우수 의료기술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국 진출은 MOU를 통한 의료관광지도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동북단 길림성에서 남서단 광동성에 이르기까지 중국 각개지역과의 협력양해각서 체결을 진행했다.

후속주자로 성애병원과 세종병원도 빼놓을 수 없다.  

 

성애병원은 지난 3월 베트남 그린국제병원과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에 ‘병원플랜트사업’을 수출했다. 이를 기반으로 그린국제병원은 성애병원이 자체 개발한 전산프로그램(OCS), QI교육, 감염관리체계 등 의료 시스템, 고객서비스 체계를 전수받고 있다.

 

그린국제병원은 지상 9층에 206병상 규모로 12개 진료과로 구성됐다. 진료 외에도 리조트 지역, 레스토랑, 스파공간 등이 마련돼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종병원은 러시아 하바롭스크시에 합작병원 설립이 가시화됐다.

 

내년 초 완공 및 개원 예정인 이 병원은 러시아 대표 심장전문병원이라는 청사진을 토대로 심장질환 병원 및 검진센터 설립(2016년), 검진센터 확장(2017년), 심혈관질환 전문 의료기관 구축(2020년)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합작병원 설립 방법은 세종병원이 병원 건립의 투자·의료기술·의료진 교육 등을 전담하고, 현지 파트너는 병원 부지 및 의료기기 매입을 담당해 양국이 동일한 비율로 투자한다.

이처럼 3세대 해외진출은 중동과 중국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로 대형병원 위주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청와대, 의료분야 해외진출 드라이브

이렇듯 국내의료의 해외진출은 병원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던 상황에서 정부차원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동반성장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는 박근혜 대동령이 정권초기부터 미래신성장동력사업으로 의료분야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선정해 예산 및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열의가 컸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행사장이나 해외방문길에서 “고령화시대를 맞아 보건의료산업은 미래의 신성장 동력이며 우리나라가 IT기술과 우수한 인력이 있는 만큼 보건의료분야 산업 발전도 매우 밝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현 정부의 경제활성화 4대 법안 중 하나인 국제의료사업지원법의 통과로 그 물길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해당 법은 외국인 환자의 안전한 유치를 위한 관련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국내 의료기관이 외국에 진출할 경우 금융과 세제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는 의료서비스뿐만 아니라 의료제약산업, 의료기기산업, 관광, 숙박 등 다양한 분야의 활성화가 기대돼 연간 3조원 정도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고, 5만명 정도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속적 성장 예측…장밋빛 전망 기대감 

보건산업진흥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의료기관 해외진출 생산유발액은 5350억원, 부가가치 유발액 2160억원, 고용창출 4198명의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2017년까지 170개의 의료기관 진출 시, 2016~2017년 2년간 누적 부가가치유발액이 68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 수치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속적 성장이 예측되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던 시기를 거쳐 대형병원 위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정부차원의 적극적 제도적 토대 마련이라는 시너지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간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의료기관들은 금융지원 미비, 법·제도적 규제, 전문기관·전문가 육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국제의료법 통과로 인해 일정부분 고민이 해결될 수 있다고 분석된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해외진출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하위법령을 내년 상반기 내 완성시키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해외진출지원단 김수웅 단장은 “대형병원이 해외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면 국가 브랜드 차원에서 신뢰도가 쌓일 것이다. 이를 토대로 중소병원이 해외진출을 진행한다면 실패 확률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 단장은 “개별 국가마다 다양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 어렵다. 국가간 협력체계 등 공조를 통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명확한 전략을 짜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