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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의관 면허정지 판결에 의사들 부글부글
  • 출처: 헬스포커스
  • 2015.12.15

군의관 면허정지 판결에 의사들 부글부글

의무병에 주사ㆍ약 처방 지시했다가 처분…현실 몰라

 

의무병에게 대신 주사를 놓게 하거나 약 처방을 지시한 군의관의 의사면허 자격을 정지한 행정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에 의사들이 공분하고 있다. 

 

창군 이래 60여년 동안 예산 등의 문제로 의무병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암묵적으로 묵인해 오던 관행에 대해 군의관에게만 책임을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차행전)는 전직 군의관 한모 씨가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한 씨는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장병들을 진료한 뒤 국방의료관리체계 사용이 어렵고 귀찮다는 이유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았다. 

 

또, 의료인이 아닌 의무병에게 약 리스트를 외우게 하거나 환자에게 주사 놓는 방법을 가르치고 환자에겐 알아서 약을 주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한 씨는 지난해 12월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군사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고, 복지부는 올해 5월부터 3개월 7일 간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씨는 “국군은 창군 이래 국방부가 60년 동안 의료 자격이 없는 의무병에 의한 군내 의료행위 및 의료보조행위를 용인해 왔으므로, 이런 행위로 행정처분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했다.”라며, 의사면허정지 처분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군의관이 의료 관련 자격이 없는 의무병에게 의료행위를 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거나 이런 행위에 아무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복지부가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적이 없다.”라며,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면 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계 불신을 가중시키며, 원고의 의사면허를 정지한 조치가 가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그러자 전국의사총연합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의무병에게 주사행위를 지시한 군의관의 의사면허자격 정지처분이 정당하다면, 국방부는 불법적인 무자격자에 의한 의료 행위를 즉각 시정하고, 복지부는 군내의 불법적인 의료 행위에 대한 실태조사 및 행정 처분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전의총은 “이번 판결은 군 의료체계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중요한 판결이며, 이 판결로 인해 그 동안 국방부는 예산 등의 문제로 미뤄왔던 군 의료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을 시작할 수 밖에 없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의총은 “이번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창군 이래 60여년 동안 인력과 비용 문제 등으로 묵인되고 방조돼 왔던 무면허 의료행위가 대외적으로 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 불법임이 사법부에 의해서 확인됐기 때문이다.”라고 꼬집었다.

 

전의총은 “이번 사태를 유발한 장본인이며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방부와 복지부 장관은 60여년 동안 자행돼 온 무자격자에 의한 의료 행위를 묵과하고 방조해온 책임에 대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것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방부는 즉각적으로 군 예산을 총 동원해 대대의무실부터 3차 군병원급까지 간호사,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자격증이 있는 인원이 기존의 의무병 업무를 대체하도록 하고, 야간 당직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적법한 노동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 더 이상 불법적인 무자격자 의료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라.”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국방부는 이번 판결로 문제가 된 무자격자 의료 행위와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병사와 간부에 대해 처벌하고 그 처벌 내용을 공개해 처벌의 형평성을 확보해야 하며, 현재 군 내부에 만연한 불법적인 무자격자 의료 행위에 대해서 실태조사를 실시해 관련자를 모두 처벌하라.”고 말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국방부와 협조해 군 의료에 대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기준에 맞지 않는 군 의료기관은 폐쇄조치하고, 무면허 의료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 대한 행정처분과 사법기관 고발 조치를 실시해 더 이상 군대 내에서 의료법 위반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국방부와 복지부가 불법적인 상황을 묵과하고 방치한다면 군 내에서 행해지는 무자격자 의료행위에 대한 제보 및 증거 수집을 통해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법원의 판결도 존중하지 않는 초법적 행정부의 행태에 대해 전 국민과 함께 강력히 규탄해 나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번 판결소식에 일반 의사들도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분노했다.

 

GOP 대대에서 근무했다는 A 의사는 “군에서도 원칙적으로는 군의관이 직접 진료하고 처방하는 것이 맞지만, 요즘은 부대 내에서 군의관이 환자 진료에 전념하도록 가만히 놓아두지를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B 의사는 “이번 사례를 불법으로 처벌하면 군의관들 중 80%는 면허정지 당해야 한다.”라며, “의무병이 혼자 진료한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의무병끼리 약 외우고 주사 연습했는데 이제 와서 군의관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같은 논리로 대학병원에서 PA에게 불법진료를 지시하는 교수들과 약사법을 위반하며 조제하는 약사가 아닌 군인들도 자격정지 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C 의사는 “이럴때는 의사 고유의 직분을 엄청 존중하는 듯한데, 약사와 한의사와 비교할 때면 존재감이 상실된다.”라며, 재판부의 판결을 비꼬았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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