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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 논란, 숨은 이유는?
과거 설문서 일원화 찬반 의견 팽팽…신중한 의견수렴 필요
지난달 23일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의학회와 공동으로 의료일원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직후 추무진 집행부가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게다가 토론회에 앞서 열린 의료현안 협의체 회의에서 이미 이를 제안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다수 시도의사회에서 사실확인을 요구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2주가 흐른 현재까지 의료일원화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11일 의사협회가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협회와 함께 ‘의료일원화를 위한 교육일원화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후속 토론회를 준비중이어서 의료일원화는 또 한 번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2차 토론회를 앞두고 최근 의료일원화 논란이 불거진 이유를 확인해 봤다.
의사협회는 의사가 되려는 한의사에게 일정교육 이수 후 의사면허를 허용하려고 했다?
이 같은 주장은 추무진 집행부가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에서 일정 교육을 받은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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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협회가 의료현안 협의체에 제시한 의료일원화 기본 원칙과 세부추진 원칙 |
의료현안 협의체에는 의사협회, 의학회, 한의사협회, 한의학회 대표와 복지부 인사 1인이 간사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상견례를 포함해 총 다섯 차례 모임을 가졌다.
의사협회는 지난달 19일 열린 의료현안 협의체 5차 회의에서 의료일원화 추진 기본 원칙과 세부추진 원칙을 제시했다.
의사협회는 의료일원화 추진 기본원칙으로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통합하되 기존 면허자는 현 면허제도 유지 ▲의료일원화를 구성해 2025년까지 의료일원화 완수 등 세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어, 세부추진 원칙으로 ▲의료일원화 공동선언 후 한의과 대학 신입생 모집 중지 및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작업 착수 ▲의료일원화가 완료될 때까지 의사와 한의사는 업무영역 침범 중단 ▲향후 의료이원화제도 부활 주장 중단 등 세가지 안을 제시했다.
일정 교육을 받은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허용하는 안을 제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의사협회가 제시한 안을 보면, 기존 의사와 한의사는 현 면허제도를 유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의사협회 안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논의할 가치조차 없는 주장이어서 일언지하에 거부했고, 이후 논의되지 않았다.”라고 밝혀 사실을 확인해 줬다.
김봉옥 의협 부회장은 한의사에게 일정교육 이수 후 의사면허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에서 김봉옥 의협 부회장은 의료이원화의 실태와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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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3일 개최된 의료일원화 관련 토론회 모습 |
먼저, 김봉옥 부회장은 이원화 의료체계로 인해 국민들의 의료 이용시 의과ㆍ한방의료 선택에 대한 혼란 및 치료시기 상실 우려가 있고,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의 비효율성으로 인한 국민의료비 증가우려가 있으며, 의사ㆍ한의사 등 관련 당사자 간 갈등의 증폭과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협회의 의료일원화 기본 원칙과 세부추진 원칙을 설명하고, 토론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라며 쟁점사항을 소개했다.
하지만 토론회가 끝나자 회원들은 “김봉옥 부회장이 한의사에게 일정교육 이수 후 의사면허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라며 집행부를 비판했다.
김봉옥 부회장의 발표 내용이 이번 일원화 논란의 도화선이 된 만큼, 당시 김 부회장이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협의 기본 원칙 및 세부원칙, 쟁정사함과 관련해 발표한 내용을 원문 그대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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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의협은 이러한 원칙으로 일해 왔습니다. 의료일원화 추진 기본 원칙으로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 의사와 한의사 면허를 통합하되 기존 면허자(의사, 한의사)는 현 면허제도 유지, 의료일원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2025년까지 의료일원화를 완수한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세부추진 원칙으로 의료일원화가 공동선언 되는 순간 한의과 대학 신입생 모집은 중지하고, 의대와 한의대 교육과정 통합작업에 착수, 의료일원화가 완료될 때까지 의사와 한의사는 업무영역 침범 중단, 향후 어떤 상황에서도 의료이원화제도의 부활은 일절 논의하지 않는다를 원칙으로 말씀드렸고, 그것으로 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일원화와 관련해 내ㆍ외부의 쟁점이 있습니다. 이 쟁점사항들은 토론이 원활하게 되는 것을 위해서 그냥 말씀드리겠습니다. 교육과정 관련 쟁점사항입니다. 희망하는 한의과 대학생은 의과대학 편입을 원칙으로 한다. 어떤 곳을 추진할 수 있는지는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한의학 강의를 개설하고, 현 한의과 대학 교수는 의과대학 교수로 채용한다. 한의과 대학 재학생 중에 한의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졸업할 때까지 한의과 대학은 존치하고 그 이후 한의과 대학은 폐지한다 등 입니다. 면허통합 관련 쟁점사항들입니다. 현재 한의사 자격이 있는 사람 중 의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교육과정 통합에 따른 통합면허(단일면허)의사가 배출 된 후 일정 교육 후 의사자격을 부여한다. 현 의사 중에 한의학적 치료 행위를 통해 진료하고자 하는 사람은 일정 과정의 보수교육을 통해 한의학적 진료 및 치료행위를 할 수 있다. 현재 한의사 중 한의사 역할을 계속 하기를 원하는 사람과 현 한의과 대학생 중 한의사의 길을 원하는 사람들은 그 자격을 인정하되 이들이 자연 소멸되는 순간 의료법상 의료인의 범주에서 한의사를 삭제한다 등 입니다. 의사양성교육 관련 쟁점사항 입니다. 갑자기 늘어나게 되는 의사의 수적 증가를 고려하여 교육부는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여 의사의 과잉 공급이 없도록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이상 쟁점사항으로 말씀드렸습니다. |
의료일원화는 대다수 의사들이 찬성할까?추무진 회장은 의료일원화는 대다수 의사들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실일까?
의료일원화 추진은 대의원회 수임사항이다. 대의원회는 올해 정기총회에서 ‘의료일원화 추진’을 의결했다. 특히, 의료일원화 추진은 지난 2000년 이후 총회에서 매년 의결된 사안이다.
총회에서 심의안건으로 다뤄지려면, 집행부에서 제안한 일부 안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ㆍ군의사회와 도의사회를 통과해야 한다. 정기총회에서 의결된 안건은 일부 대의원들의 의견이 아니라 다수 회원의 의견으로 받아들여도 무리가 없다.
게다가 의사협회는 최근 산하 지역 및 직역의사회를 대상으로 의견조회를 실시한 결과, 의료일원화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의사협회의 설명대로라면 대다수 회원이 의료일원화에 찬성하는 듯 하다.
하지만 다수 의사들이 의료일원화에 찬성한다고 단정지어서는 곤란한다. 지난 2013년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차례 의료일원화 찬반 결과를 보면 말이다.
먼저 의사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자.
의사협회는 지난 2013년 3월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의료일원화, 한방건강보험 체계 개편,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견해’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의사 두 명 중 한 명은 의료일원화에 찬성한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이는 반대로 의사 두 명 중 한 명은 의료일원화에 반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돼 있는 학제와 면허제도를 통합하는 ‘의료일원화’의 찬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과 ‘반대한다’는 의견이 각각 47.1%와 43.9%로 팽팽했다.
이어,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된 의료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응답자의 66.7%는 ‘한의사의 업무범위를 넘은 진료행위로 인해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17.9%는 ‘국민의 의료선택에 있어 혼란을 초래한다’, 10.6%는 ‘의료비 이중 부담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0.7%는 ‘의사, 한의사간 사회참여의 불공평을 초래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방 건강보험체계를 개편할 경우 어떠한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에 대해 ‘선택한 환자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50.4%, ‘한방을 건강보험 체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응답이 41.1%로 나타났다.
같은 해 의료일원화에 대한 설문조사가 한차례 더 진행됐다.
의사커뮤니티 닥플은 ‘의한방 의료일원화에 대한 귀하의 의견은?’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설문은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주일 동안 의사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모두 291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의료일원화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섰다.
구체적으로 보면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의료일원화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는 의견이 54%(157명)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장기적으로 일원화돼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방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27%(80명)로 뒤를 이었다.
이어 ‘다소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가능한 빨리 면허일원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10%(30명)였고, ‘일원화에 대해 부정적이나 시행된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는 4%(11명)였다. 이 밖에 ‘아직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4%(13명)였다.
설문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의료일원화에 반대하는 의견이 54%이고, 동의하거나 부정적이지만 받아들이겠다는 의견은 42%(121명)였다. 이는 반대의견이 우세하지만 비교적 팽팽하게 의견이 갈리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두차례 설문결과를 보면 의사 대다수가 의료일원화에 찬성한다고 단정짓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최근 연이어 나온 시도의사회의 비판 성명도 표면적으로 불거진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허용한다는 논란 외에도, 의협 집행부가 의료일원화에 대해 성급하게 접근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추무진 회장이 의료현안 협의체에 한의사에게 의사면허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일원화에 대한 집행부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의사협회는 오는 11일 의료일원화의 교육일원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의료일원화의 방법론을 찾기에 앞서, 찬반 여부부터 재확인해야 하지 않을까?
장영식 기자 sasilbod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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