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생일을 맞아 4일 휴가를 받고 SF로 놀러갔다.
놀러간 김에 몇 달 전 같이 일하다 Bay쪽 어느 병원으로 옮긴
두 간호사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다행히 한 친구는 off였고, 다른 한 친구는 day 근무를 마치고 오겠다고 해서,
두 친구 얼굴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Kat과 Rhonda.
Kat은 preceptor로, 그리고 shift leader로 일했던 친구고,
Rhonda는 나와 함께 병동에서 PCCN으로 일했던 친구다.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머리가 똑똑해
SDU에 들어온지 2년도 안되어 PCCN을 땄다.
그리고 지금은 CMC(cardiac medicine certificate)에 도전중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일 잘하고 성실한 간호사들을 보면
나까지 좋은 기운을 얻고 자기 발전에 좋은 동기도 얻게 된다.
내가 이 친구들을 가까이 하는 이유다.
사실 신랑과 나는 영주권을 받고 나면 옮길 계획을 하는 중인데,
신랑의 job 때문에 실리콘 밸리가 있는 Bay 쪽도 고려중이였다.
그러던 중 이 친구들을 만났으니 bay쪽 상황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달까.
샌프란시스코(SF), 산호세, 오클랜드 모두 포함 이쪽 bay는 페이가 일단 세다.
몇년 전에도 들은 얘기지만 경력 없는 new grad 간호사의 초봉이 시간당
40불 이상이라고 들었다. 그것도 bay에서 좀 떨어진 산타크루즈에서 말이다.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시간당 50~65불 이상을 받는다고.
그도 그럴게 집값이 무진장 비싸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 곳 central CA에서는 1700 square feet 방 세개짜리가
200,000불? 250,000불 정도 한다. (이것도 그나마 오른 집값이다.)
그런데 Bay쪽은 700,000으로 만질 수 있는 집이 보통 1100 square feet이며
집도 훨씬 오래된 집들. 이렇게 비싼데도 학군을 보장 못한단다.
아파트 가격을 비교해보자.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950 sqf으로 방 두 개 화장실 두개, 지은지 한 8~9년된
꽤 좋은 아파트다. 각 unit안에 세탁기도 다 구비되어 있고,
dishwasher에 microwave도 있으며, 풀장과 gym도 있다.
작년까지 매달 995불씩 내다가 경기 때문에 렌트비가 올라 요즘은 1040불을 낸다.
그런데 Kat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1 bed. 리노베잇을 해서 좀 깔끔하긴 했지만
그래도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런 아파트였는데 세탁기도 없고,
아파트 크기도 전체적으로 이 곳 아파트들보다 조금 작다.
그런데 매달 내는 비용이 2100불이란다.
2 beds를 알아보니 3500불 이상이라고 한다.
bay에서 연봉 십만불(1억 1천?만원)을 벌어도 빠듯하단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pay가 쎄니 그 곳에서 일하려는 간호사들이 많다.
job 이 많아도 경쟁자가 많으니 되려 타도시에 비해 job 구하기가 더 힘들다.
그래서 아무리 경력이 좋아도 병원안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단다.
사실 Mountain view에 있는 이 병원에 Rhonda와 Kat이 들어간 것도
그전에 우연히 알게 된 어느 간호사 덕붙이라고 한다.
자기들이 지금 자리잡고 있으니 내가 원하면 기꺼이 reference해주겠다는 친구들.
순간 마음이 혹~한다.
하지만 LA보다도 더 심한 traffic이며 (누가 LA traffic이 horrible하다고 했나)
천정부지로 오른, 그리고 계속 오르고 있는 집값을 감당하려니
Bay로 가는게 과연 좋은 생각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쪽 Bayd엔 asian들이 많다.
대부분이 중국인들, 그리고 인도인들, 필리피노들도 굉장히 많다.
그런데 이 사람들 분위기가 저 남쪽 LA에서 만난 asian들과는 좀 많이 다르다.
실리콘 밸리 영향 때문인지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 많달까.
일종의.... 강남 비싼 동네 사는 콧대 높은 아짐들의 태도같은.....
비싼 동네 사는 사람들이 가지는 이해 못할 프라이드랄까.
SF를 한두번 가본게 아닌데 갈 때마다 그런 느낌이 든다.
가서 신랑 친구들을 만나고, 그 친구들이 데리고 나오는 여자친구들을 볼 때면 더더욱 그렇다.
돈 많고 똑똑한 중국인들이 많은데, 그런 남친을 사귀는 여자친구들은 대부분이
못 뜯어먹어 환장한 cheap한 여자들이 많은 듯 했다.
신랑의 옛 여자친구도 크게 다를바가 없었다.--;;;;;
(지금도 나는 신랑에게 너는 그 녀자와 헤어지길 잘한거야...한다.
나를 만나 다행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너무 비싼 동네에 살면서, 좋은 레스토랑, 재밌고 즐거운 것들을 즐기기 위해선
돈 잘 버는 남친을 두고 싶은게 너무도 당연한 분위기일지 모른다.
암튼 그런 여자들까지 모두 함께 테이블에 모여앉아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모두들 싱글들 아니면 애 없이 사는 newlywed 족들.
2살이 조금 넘은 망나니 엠마를 데리고 인당 50불이 넘는 고급 레스토랑에 앉아
밥 먹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태도도 짜증이 났지만,
아이 때문에 distracted된 나를 두고 마치 내가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는식으로
반응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봤자 지는 남자친구 돈이나 빨아먹고 앉아있는 주제에 말이다.
한두번의 경험은 편견이란 걸 낳기 마련이고,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게끔 만든다.
남편 친구의 여자친구들을 이렇게 몇 번 경험하게 된 나는 그 후로
SF를 좀 꺼려하게 되었다. 모두가 다 그런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맘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그런 나의 편견 때문일까.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asian들도 좀 비슷한 느낌이다.
대부분이 2nd, 3rd generation들이라 그런지 영어가 너무 세련되고,
날씬하고, 멋도 많이 부리고, 심지어 간단한 주문영어인데도 내 영어를 듣고는
태도가 조금 거만해지는 듯이 보이기까지 한다.
LA를 몇 번이나 다니면서도 영어로 주눅든 적이 없는 난데,
왠지 이 곳에서는 조그마한 액센트며 발음에도 신경이 무진장 쓰인다.
그런 나랑은 다르게 신랑은 SF가 아직도 좋다.
북적거림이 좋고, 갈 곳 많은 것도 좋고, 다양한 레스토랑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단다.
아마도 이 곳에서 싱글을 즐겼기 땜에 그 시절에 대한 향수? 탓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보게. 당신은 결혼도 했고, 컨트롤이 안되는 세살짜리 딸도 있어.
그 사실을 명심해. 너 혼자 좋다고 콘도 사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젠 네 work place와의 거리보단 엠마의 학군이 제일 우선 고려대상이란 말이지.
이렇게 적어보니 Bay쪽에 대한 안 좋은 편견들만 늘어놓는 것 같다.
뭐 어느 도시던 장단점이 있기 마련. 이 곳도 좋은 점들이 있긴 하다.
asian들이 많으니.... 그래도 인종차별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
주변에 좋은 학교들이 많고, 타주, 타도시에 비해 학군도 좋아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한국 마켓도 꽤 많다는 것. (하지만 음식은 LA에 비해 영 아니라는 점~ -_-)
조금만 더 운전해 나가면 Carmel, Monterey, tahoe같은 좋은 동네를 구경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어쨌거나 같은 California 내라서 어느 병원을 가나
환자수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것. 더불어 페이도 쎄고.....
뭐 무시할 수 없는 facts들이긴 하다.
더군다나 신랑이 더 좋은 직장에서 더 좋은 경력을 쌓을 수 있다면야.
늦은 저녁 10시 반까지 Kat과 Rhonda와 수다를 떨고 호텔로 나섰다.
자주 볼 수 없는 얼굴이라 너무 아쉽다.
아쉬워하는 나에게 bay로 올라와! 병원에 말해 자리 만들어줄께!하며
꺼리낌없이 refer를 자청하는 두 친구를 보니 좀 든든하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