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ah와 San Francisco를 다녀오느라 9일 넘게 병원 근무를 쉬고 나갔더니 그 사이 travel nurses들이 많이 빠지고 정식 멤버들만 남아서 웅성대고 있다.
"우리 아직 assign 안 떨어졌어?"
"아직.... travel nurses 두 명은 ICU로 갈 꺼고...."
"뭐라고?"
"그리고 우리들 중 한 명은 Tele로 가게 될 것 같아."
모두들 shift leader 주변에 모여 누가 Tele로 가게 될지 조마조마해 하던 중....
"Laarni, you are saved...."
"Yay~!!"
"And....Richelle, did you work last night?"
"Yes."
"And you need to work here tonight.....and who else....."
RN 명단을 주욱 훑어보던 shift leader는 결국 나를 지명하고 말았다.
"Mindy, you are gonna go to Tele tonight."
사실 Orientation 중 이 floating(인력 여유가 있는 unit에서 여유 없는 unit으로 간호사를 지원보내는 제도)에 대한 교육을 받았었고, 그래서 어느정도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 이르다 싶었다. 12월까지는 floating을 안 보낼꺼라는 언급도 있어서 나는 제외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rules도 예외라는 것도 없어지는 것 같다. 특별히 내가 일하는 이 surgical unit은 더더욱 그런 것 같다.
안그래도 상황 안 좋아지고 인력 딸리다보니 CDC(감옥소에서 오는 사람들 간호하는 unit)로 보내지 않겠다는 rule은 어디간데 없고 특별한 orientation도 받지 못한체 투입된 나다. 옆에서 Rose가 "You are ready to work in different units. No reason...."하며 한마디 한다. 생각해보니 Rose가 shift leader였을 때 나를 곧바로 CDC로 집어넣어 아주 밤 꼴딱 새어가며 일했던 기억이 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은 nursing school 졸업하면, orientation 끝나면 뭐든 다 해야 하고, 다 할 줄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 만나 같이 일하다보면 심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물론 힘든 상황, 이런저런 모든 상황 다 겪으며 경험을 많이 쌓아야 경력도 쌓이는 법이지만 말이다.
Tele는 우리나라로 치면 준중환자실과 가깝다. 주로 Heart 문제나 stroke을 가진 환자들이 오고 med/surg에서 다루기 힘든, 하지만 ICU로 가기엔 좀 뭣한 환자들이 가곤 한다. 그래서 환자 대 간호사 비율도 1:4다. 환자 4명을 받아 인계를 받는데, 환자 한 명이 8개의 incision을 갖고 있다. 이런저런 chest tubes이며 dressings에 세 명이 hemodialysis(HD) cases. 한국에 있을 땐 대부분의 HD 환자들이 fistula를 갖고 있었는데, 이 곳에선 50% 가까이가 fistula 대신 ash cath를 가슴에 달고 있다. 아직 온갖 catheter며 chest tubes 이름에 익숙치 않다보니 인계를 받는데 정신이 좀 없다.
첫번째 환자는 peritoneal hemodialysis 환자인데 새로이 ash cath를 가슴에 달고 HD 중인 환자. CABG후로 pneumothorax가 계속 생겨 chest tube를 꼈다 뺐다 난리였고, 그로 인해 환자의 anxiety가 점점 심해진 상태였다. CABG로 생긴 wounds며 chest tube sites를 모두 체크해야 하는데 환자가 비협조적으로 나온다. 제발 잠 좀 자게 해달라며 짜증만 낸다. <내가 뭘 어쨌다구....암 것도 안 했구만....> O2 sat이 좋지 않아 바로 O2를 달았다. 그 마저도 짜증내는 걸 겨우 달래가며 monitoring하던 중 tele desk에서 전화가 온다. "Mindy. 환자 지금 PVC 있어."
이제 막 basic arrhythmias class를 패스한 실력으로 rhythm을 보니 PVC가 제대로 보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What am I gonna do for this?
안그래도 전에 얼굴 익혀뒀던 maryln이 "힘든 거 있으면 뭐든 물어봐."하며 굉장히 supportive하게 나와서 그녀에게 다가가 graph를 내밀며 물었다.
"CABG 며칠 했고, 그 이후로 SR(sinus rhythm)이였고, chest pain, breathing problem 없고, vital signs 나쁘지 않은데 갑자기 PVC 떴어. 어째야 해? 이거 무슨 signs이야?"
"전에도 PVC가 떴었니?"
"그런 인계 없었는데? charting 뒤져보니 전부 SR야."
"K와 Mg은 어때?"
"조금 높아."
"그럼 K, Mg 다시 체크하고 morning labs 조금 앞당겨 결과를 받아보는게 좋을 것 같아. 그래서 이상이 있으면 Dr. 에게 notify하고. 보통 CABG하고 나선 PVC가 뜨곤 하지만 어쨌거나 이게 새로운 sign이라면 notify해야 하거든."
"Okay, thank you."
한국에 있을 때 Med/surg에서 6년 가까이 일했어도 늘 CABG하고 나서 거의 회복이 다 된 환자들만 받아본 데다 EKG는 인턴이며 레지던트들 job이다보니 CABG 후에 PVC가 뜨는지 마는지도 몰랐고, K와 Mg을 체크해야 한다는 개념도 없었다. 배워야 할 게 한 두개가 아니구나 싶은 생각에 한숨 푸욱.....
Med/surg에서는 의사 order 없이 K와 Mg 체크를 할 수 없는데 이 곳 Tele에서는 간호사 권한으로 K와 Mg을 체크할 수 있다고 한다. 언제고 Michelle 선생님이(ICU nurse in Mercy hospital, Bakersfield) ICU에서는 간호사가 줄 수 있는 약이며 검사가 더 많고, 권한도 더 많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났다.
할 수 있는게 더 많다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더 많이 책임져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언제고 ICU로 unit을 바꿀 생각이였는데 벌써부터 가슴이 무거워진다. 쓰읍.... 벌써 chickened-out 되면 안되는데. 다행히 환자는 밤새 무사(!)했고, 아침 labs도 나쁘지 않아 무리없이 인계를 주었다.
두번째 환자는 Acute MI로 들어온 spanish speaking 할머니. PTCA하고 hematoma에 chest pain, low BP로 계속 monitoring 중이였는데, 다음날 퇴원한다고 해서 stable하겠구나 싶었구만 내 예상을 뒤엎고 밤 1시 반에 attack이 왔다. 생전 들어보도 못한 이름의 Dr.에게 전화걸어 익숙치 않은 french 발음 겨우 알아들어 order 받아서는 검사 나가고 약 주고 하다보니 4시쯤 겨우 잠들었다. 할머니 그 안되는 영어로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막 우는데 어찌나 불쌍하던지.
세번째 환자는 respiratory failure. 마구 기침해대며 가래를 뱉어내는데 MRSA가 나온다. 그래서 Contact/droplet isolation 상태. 가슴 여기저기서 wheezing sound가 아주 잘~잘~ 들린다. 2시경 환자가 힘들어했고, heart rhythm을 보니 branch block이 PVC와 섞여서 아주 춤을 추고 있다. 다행히 LBBB. 이거 다행이란 표현을 써도 되나 모르겠지만 어설프게나마 RBBB가 LBBB보다 더 위험하다고 알고 있다. 드러나는 이 무지함이란. 이른 아침 BNP가 184 (100이상시 congestive heart failure 의미)인데다 지난 4일간 20파운드나 체중이 늘어 아침에 Dr.에게 notify하니 "Dr. Anders가 알고 있어. 걔가 알아서 할 꺼야."하며 다른 Dr.에게 toss해버린다. 나는 Lasix를 원한단 말야. 이 자식아!!!!!
네번째 환자는 Kidney removal 후 BP가 너무 올라간데다 headache이 너무 심해 들어온 환자. berry aneurysm이 의심되어 CT angiogram을 찍은 상태로 observation 중이였는데 이 환자 불안한지 흡연 patch도 거부한체 몰래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오는 것 같다. 병원이 smoke free area고 환자는 병실을 떠날 수 없다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조가 잘 안된다. SBP는 괜찮은데 DBP가 100이상 올라가 PRN 약 주고, 통증 조절 안된다고 해서 Dr.에게 전화해서는 Morphine 처방 받은 것 외엔 크게 문제없는 환자.
지난 3개월 동안 kdiney 제거하고, fistula 만들고, 머리 아프고, 그래서 아무 것도 못하고 하다보니 너무 지친 모양이였다. poor thing. 제발 aneurysm이 아니길.
모두들 Tele에서의 첫 근무가 어땠냐며 물어온다.
"Not bad."라고 대답하면서도 사실 나는 좋았는지, 나빴는지 잘 모르겠다. Tele의 shift leader며 몇몇 간호사들이 너무 friendly하고 supportive해서 좋았지만 어쨌거나 전혀 보지 못했던 환자들을 받아 일을 하다보니 insight 없이 일한다는 느낌이 들어 찜찜했고, EKG 관련해서 환자의 symptoms이며 예후를 예측하지 못한다는게 답답했고, 모르는 병동에서 narcotic box keys를 관리한다는게 정말 불편했다.
아. 하나 좋았던 건 Med/surg에서는 거의 밤 11시까지 환자들 간식주랴, 약 주랴, 통증약 주랴, 수술후 간호하랴 거의 정신없이 뛰어다니기 마련인데 Tele에서는 주로 monitoring을 하는 편이라 발 빠르게 걸어다닐 정도로 바쁘진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환자 4명이니 뭐....) 물론 일 한번 터지면 그야말로 CPR을 해야 하는 대형사고가 터지겠지만 말이다.
인계 주기 직전.... "어. 여기서 일했어요?"하며 누군가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온다.
얼마전 orientation을 시작한 선생님. 힘들었는지 얼굴이 좀 부어있었다.
그래도 괜찮다는 듯이 싱긋이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아이고.... 이틀 off다.
오늘 저녁엔 성채맘님 집에 놀러가서 밥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