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ursing station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1122호실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리고는 보호자가 뛰어나왔다.
”빨리 좀 와보세요. 우리 양반 좀 말려주세요.”
병실에 들어가보니 방금 막 수술을 받고 나온 환자가 양 눈에 붙은 patchs를 떼고는 침대 위에 서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이게 다 뭐하는 짓이야. 나 더 이상은 못 해. 집에 갈 꺼야.”
DM으로 인한 retinopathy에 retinal detachment로 수술을 한 그 환자는 수술 후 일주일 이상을 엎드려 지내야 했다. 워낙 긴 시간 DM과 DM으로 인한 투석으로 병원생활에 질려있던 그 환자는 본인이 수술을 받겠다고 동의하고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2시간만에 그 소란(!)을 벌인 것이다.
그 환자는 그 후로도 몇 번 더 수술을 하러 들어왔고, 그 때마다 우리들은 ”그 손님 오셨다. 너가 가봐라.”며 서로 등 떠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일요일 병동근무. 사실 수술이 주중에 밀려있는지라 일요일은 입원이 거의 없다시피해 일이 stable한 편이다. 그래서 어느정도 맘 편하게 먹고 나갔는데 이게 왠일. 안그래도 적은 staffs 중 한 명이 지난 주에 그만두면서 day 근무자 자리가 비게 되었고 환자 대 간호사 비율이 5:1로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preceptor는 내가 있다는 핑계로 6명을 맡게 되었다. Shift leader인 죄다.
안그래도 저번주부터 3명의 환자를 보게 된지라 그 날도 세 명의 환자를 받았고, chart review 부터 같이 했다. 마지막 호실 환자 chart를 열면서 preceptor왈...
”Mindy. 이 환자에 대해선 특별히 말하고 싶은게 있어. 이 환자는 굉장히 독특해. 너가 힘들지도 몰라. 너가 무엇을 하던 의심하고 너를 시험하려 들꺼야. 그때마다 대답 잘 하렴. 그리고 환자가 뭐라 하던지 너무 상처받지 마. Don’t take it personally.”
도대체 어떤 환자길래~ 하는 의심과 함께 아침 투약을 위해 chart를 들고 방에 들어갔다. 아침 vital signs을 체크하고는 BP 약과 함께 다른 약들을 챙겨 손에 쥐어주니 ”이것들이 다 뭐야. 어떤 약들이야.”하고 물어온다.
그 말투가 마치 ”너 이게 다 뭔지나 알고 나한테 내미냐?”는 식이다.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조금 지나 환자가 불렀다. PICC line이라고 ultrasound guided central line을 갖고 있었는데 그 주변으로 pain이 너무 심하다며 complaint을 하기 시작했다. 아침 physical assessment할 때만 해도 그 주변이 깨끗하고 멀쩡했는데 왠 pain....하고 들어갔더니 어떻게 좀 해달라고 난리다. 그 PICC line이 lumen을 두 개 갖고 있는데 night근무라로부터 두 개 중 하나가 막혔다는 보고를 들었고, 나머지 하나를 잘 유지하고 있던 터였는데 그 환자는 그 막힌 하나를 가지고 이게 잘 작동이 안 한다느니 그래서 아프다느니 하며 난리였다.
나머지 하나 lumen은 잘 작동하고 있다고, infusion pump를 가리키며 저거 잘 들어가고 있잖아~ 하고 설명해도 난리다.
Preceptor에게 말하니 ”그 환자 Dilaudid 달라는 소리야. 약 주는 김에 dressing 좀 바꿔줘 봐.” 그런다. Line 근처로 다시 한번 닦아주고 dressing 바꿔주고는 Dilaudid를 주고 나니 금새 pain level이 8/10에서 3/10으로 떨어졌다. -_-)
3시간이 좀 안 지났을까. Care partner가 ”저 환자가 부른다. 잘 해봐....”하며 어깨를 툭툭 치고 나간다.
”나 아파. Pain medication 좀 줘.”
chart를 보니 Dilaudid는 매 3시간마다 줄 수 있게 되어 있어 줄 수 없었고, 나머지 두 개 oral medication이 있어 두 개 중 어떤 걸 줄까 하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왈~
”너 3시간 훨씬 이 전에 나한테 Dilaudid 줬어. 나 IV맞을래. 그 약 줘.”
”아직 3시간이 되려면 20분 더 있어야 해요.”
”무슨 소리야. 3시간 지났다고.”
”저기 침대맡 board에도 11시반까지 그 약 못 준다고 써놨잖아요..”
”아니야. 그거 너가 잘못 쓴거야.”
”저거 제가 쓴 게 아니라 Abe(my preceptor)가 쓴 거에요.”
”아니야. 3시간 지났다고. Abe 불러와. 넌 안 되겠어.”
결국 preceptor를 불렀고, 조금 있다 나온 Abe 왈
”환자가 20분 기다리겠대. 20분 뒤에 Dilaudid 주렴.”
그 날 하이라이트는 오후 5시에 터졌다.
Coumadin (분홍빛 tablet) 2알을 주기로 되어 있어 병실에 들어가 medication cart를 열어보니 1알밖에 없었다. 그래서 병실에서 바로 약국에 전화를 걸어서 1알을 더 올려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바로 약을 받아 약컵에 넣어서는 환자에게 주었다.
”Coumadin이에요.”
”너 이거 나 줬잖아.”
”안 줬는데요. 지금이 약 먹을 시간이에요.”
”아니야. 너 아까 나 줬어.”
”제가 바로 앞에서 약국에 전화 걸어 약 한 알 더 올려달라고 전화통화 한 거 들으셨잖아요. 약이 없어서 기다리다가 지금 드리는 거에요.”
”아니야. 나 아까 분명히 분홍색 tablet 두 알 먹었어. 너 분명히 나 줬어.”
”I’m sure I didn’t give it to you.”
“그럼 Abe가 나한테 줬나보다.”
“No, she isn’t taking care of you today. I’m the only person who is taking care of you today, and I didn’t give any Coumadin to you.”
“너 이게 무슨 약인지 알지? 만일 overdose로 bleeding 문제가 생기면 다 네 탓이야.”
하며 한번 무섭게 노려보더니 약을 삼킨다.
병실을 나서는데 휴우~하고 한숨이 나오면서 그 4~5년 전 양 눈 patch를 집어던지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환자를 떠올렸다. 그 분은 양반이구나 싶었다.
그래도 환자는 환자인 셈. 마지막 rounding을 돌며 그 병실에 들어가 어깨를 도닥이며 “I hope you feel better and sleep well tonight.”하며 나왔다. 그러자 그 환자 뒤통수에 대고 “You are gonna be a good nurse.” 하며 칭찬을 날려주신다.
“이 아줌마가 아주 병 주고 약 주는구나.”하며 웃음이 나왔다.
night 근무자에게 인계를 주면서 환자가 너무 suspicious하다고 얘기를 했더니 지난 밤에도 아주 장난이 아니였다며 에피소드를 늘어놓는다.
“너가 신규라서 그런게 아니라 저 사람 모두에게 저래. 그리고 약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제대로 일하는지를 저런 식으로 test하지. 확실히 대답하고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더더욱 의심할꺼야. “하며 한마디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