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 그닥 바쁘지도 않았는데 긴장한 탓인지 은근 탈수가 되었나봅니다
오늘 아침 퇴근하고 와서부터 몸이 안 좋더니 한숨 자고 일어나서부터
머리도 아프고 자꾸 어지럽고 해서 억지로 물을 들이키고 정신 좀 차리려고 하는데
orthostatic hypotension 생기듯이 일어나기만 하면 현기증이 너무 심하게 생겨
좀체 일어날 수가 없었네요.
주중내 계속 일했던 남편도 주말엔 쉬고 싶었을텐데 이런 저 땜에
혼자 딸아이 데리고 밖으로 돌면서 고생 좀 했습니다.
점심 저녁 모두 햄버거에 피자로 챙겼고요.
아무리 아빠가 가정적이고 잘 챙겨줘도... 결국 엄마가 아프면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의 quality가 이 꼬라지(!)가 됩니다. =.+
지난 밤엔 은근 바빴어요.
쉬운 환자 한 명으로 시작해서 널널하네...했는데
주변 간호사 두 명이 한꺼번에 신환을 받으면서 제가 circulation nurse처럼
이방 저방 다니며 계속 도와주고 다녔고요.
그러다가 결국 제 break time을 못 챙겼습니다.
그리곤 새벽 3시 좀 넘어 신환을 받았는데
이건 뭐 만질 때마다 Fuck you. Go fuck yourself.소리만 하는 신환이였고요.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상황이였는데,
여섯시 넘을 때까지 누구 하나 찾아와 "내가 못다한 거 챙겨줄테니
너 break time 가져."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나마 Charge 가 와서는 "지금 하던거 마치고 말해. break time 챙겨줄께."하는데
제가 바라던 말은 "지금 하던게 뭔데? 내가 대신 할테니 너 break time 가져."였거든요.
하던 일은 계속 끝이 나질 않았고....차팅할 것은 쌓여있고...
그러던 중에 해야 할 검사 기계 (NICOM이라고 sepsis 환자 Cadiac index 재는
그런 기계입니다.)가 갑자기 먹통이 되는 바람에 기계 다시 찾고
다시 set up 하고 검사 돌리고 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게 됐습니다.
아. 정말 짜증나더라구요.
3시 좀 넘어 신환 받고 나서부터 인계 주기 전 7시까지 물 한잔을 못 마셨더니
아마 그것 땜에 탈수가 더 심해진 것도 같습니다.
지금 일하는 병원 포함 이 지역 병원들 대부분의 culture 가 그런 것 같아요.
내가 도움받으면 좋은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널 도와주진 않는다.
뭐....그런.... 물론 I heed a help.하고 소리치면 와서 뭐 도와줄까 하고 물어보긴 하는데
예전에 일했던 병원에서만큼의 적극적인 assistance나 help는 보질 못하는 것 같아요.
일단은 오리엔테이션 막 마치고 난 직후라 열심히 배워야 할 입장이고,
그래서 더 active하게 움직이며 계속 보고 도와주고 하며 일을 익혀야겠지만
예전 병원에서 일했던 것처럼 괜히 나서서 내 몸 혹사시키며 일할 필요가 없단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적당히 도와주고.... 나도 적당히 도움받으며 일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다른 간호사들 bother하기 싫어서 일부러 죄다 혼자 알아서 하겠다며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랬는데 그럴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나저나 이 곳에도 경력 꽤 많은 한국 간호사가 있었습니다.
2세같진 않고 영어는...굉장히 잘하지만 액센트가 느껴지는 걸로 보아
미국 생활을 꽤 오래 한 한국간호사같던데 전 왠지 임상에서 한국간호사 만나면
왜 이렇게 아는 척 하기가 쑥쓰러울까요.
인사 한마디 제대로 나누지도 못하고 헤어졌네요.
뭐....같이 일하면서 서로 좀 더 알아갈테고, 그렇게 친해질 수 있겠죠.
그 간호사 영어가 심히 부러웠습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