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들 지내시죠?
저도 잘 지냅니다.
예전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8시간 근무제에 지쳐서 12시간 근무할 곳을 찾고 있었고요.
그 중 스탠포드 ICU, intermediate ICU를 try했는데 인터뷰에서 미끄러졌어요.
45~60분 가량의 인터뷰를 두 번이나 보고나서 떨어지니 stanford는 쳐다보기 싫을 정도가 되더군요.
Behavioral interview였는데 요즘 병원들 인터뷰 추세가 이쪽으로 넘어간 듯 하니
인터뷰 준비하시는 분들은 인터넷에서 behavioral interview 샘플과 답안들을 최대한 찾아다가
정리해서 준비하시는게 좋겠어요.
인터뷰 내용들은... 대부분이 "의사와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너의 경험을 얘기해봐라."
"간호사와 갈등이 있을 때/환자나 보호자와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했는제 너의 경험을 얘기해봐라."
"coworkers와 contructive communication했던 너의 경험에 대해 얘기해봐라."
뭐 그런 것들입니다. 어찌보면 대답하기 쉬운 질문들인 것 같지만
그 해당병원이 어떤 대답들을 듣고 싶어하는지에 따라 답들이 달라지니 신중하게 대답해야 하죠.
각 상황내에서 간호사가 어떻게 문제해결을 주도해나가는지를 보고싶어하는 그런 인터뷰라고 보심 됩니다.
그러던 중 지금 일하던 병원 ICU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면접을 보러 갔더니 예전 PCU(SDU, intermediate ICU같은 곳) 면접볼 때 본 매니저가 앉아있었네요.
저를 기억한다며.... 하하 웃더라구요. 이전 Tele 부서에서 evaluation을 잘 해주어
ICU 매니저도 저에 대해 잘 안다며 왜 ICU에 오려고 하는지, 목표는 무엇인지....
그리고 향후 2~3년 안에 대학원 계획을 하고 있는지 (대학원 진학 목표로 ICU 경험 쌓고 나가려는
간호사들이 많아 그런 것 같아요.)....그리고 ICU에서 벌어질 법한 상황 두어개 질문하고는 인터뷰를 마쳤어요.
stanford 에 비해 정말 인터뷰가 쉽게 풀려 뭐 이리 간단하지...싶을 정도였네요.
암튼 그렇게 transfer가 진행됐고요. 지난 2주 ICU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습니다.
이전 Bakersfield에서 일했던 병원에 비해 시스템도 낫고, 환자 acuity도 낮은 편인 것 같아
이 정도면 할만하겠다. 괜찮네..... 하고 나름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 글 제목 그대로 ICU는 ICU였네요.
오리엔테이션 마지막 날 두 환자 인계를 받고 프리셉터에겐 그냥 shadowing만 하게 하고는
저 혼자 두 환자를 보기 시작했는데 한 환자 상태가 너무 나빠져서 vasopressor를 세 개나 걸고,
bolus 주고 추가 약들 계속 걸고, 수혈하고.... 밤새 정말 바쁘게 일했어요.
그래도 시스템이 좋아 의사를 밤새 6~7번이나 콜을 했는데 전화할 때마다 상냥하게 처방을 해주어
기분 좋게 일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환자가 unresponsive해져서 code가 뜰 것 같아
간호사들에게 준비하고 있으라고 얘기하고 보호자도 급하게 부르고.....했는데,
아침 인계 줄때 쯤 되어 환자가 반응하기 시작해 참 다행이다......하며 일을 마칠 수 있었어요.
보호자들이 와서 환자 손 잡고 엉엉 우는 걸 보니 정말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전 그런 씬을 보는데에 익숙하질 않아 같이 많이 우는 편이라서....-_-;
인계 주고 나오는데 데이번 주임간호사가 저를 부르며
"어젯밤 아주 exciting했다매?"
하길래 엄지 척! 하며 It was Fantastic! 하며 웃어줬더니 Good job하며 웃어주네요.
그리고는 집에 와서 바로 쓰러졌습니다. 그 후로도 한 이틀간 온 몸이 아파서 비실댔네요.
아주 간만에 온 정신과 체력을 다 쏟아부은 결과인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드니 회복도 점점 느려지는 것 같아요.
일이 적응이 되고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좀 더 괜찮아지겠죠.
암튼 "여기 ICU는 좀 쉽네..."하고 느슨한 생각을 하던 저에게
쉬운 ICU가 어딨냐. ICU가 ICU지. 하며 경각심을 준....그런 밤을 보내니
그동안 잠자고 있던 아드레날린들이 조금씩 날아올라 춤추는 듯해
일도 재밌고 기분도 좋습디다. 이래서 ICU 간호사들은 ICU를 못 떠나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