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계뉴스
위기 맞은 ‘1인 1개소법’ 뭐길래?
의료계 필요성 주장에 일부 반론…위헌심판 결과 주목
이른바 ‘1인 1개소법’의 위헌 가능성이 제기돼 보건의료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통과된 의료법 개정안에 따라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ㆍ운영할 수 없다. 하지만 유디치과를 비롯한 일부 네트워크 병원들이 ‘1인 1개소법’이 의료인의 자율적인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해 의료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헌법재판소에 신청하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또한 1인 1개설 원칙 적용 대상을 의료인의 면허로 개설 가능한 의료기관에 한정해 적용한 개정안도 추진 중이다. 특히 치과의사협회는 입법로비 의혹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치과계를 중심으로 ‘1인 1개소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2012년 8월 시행…첫 타자는 ‘튼튼병원’
지난 2011년 10월 당시 민주통합당 양승조 의원은 의료인 1인당 1개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으며, 이 법은 2012년 8월 2일부터 시행 중이다.
‘변호사법’ 제21조 제3항에서 변호사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법률사무소를 둘 수 없도록 함으로써 둘 이상의 사무소를 개설ㆍ운영하는 것에 대해 규제하고 있다.
‘의료법’에서도 의사가 개설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수를 1개소로 제한하도록 하는 취지는 의사가 의료행위를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장소적 범위 내에서만 의료기관의 개설을 허용함으로써 의사 아닌 자에 의해 의료기관이 관리되는 것을 그 개설단계에서 미리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의료인이 단순 경영의 목적이라는 명분으로 다른 의사의 면허로 의료기관을 여러 장소에 개설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해당 의료기관이 영업조직을 운영해 환자 유인행위를 하거나 과잉진료 및 위임치료를 하도록 하는 등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양 의원은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의료인이 아닌 자나 다른 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과 경영을 위하여 면허를 대여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불법 의료행위를 방지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려는 것이다.”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전했다.
이후 지난 2014년 4월 척추전문병원 ‘튼튼병원’이 1인 1개소 규정을 담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첫 기소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를 사실상의 사무장병원으로 규정하고 모두 128억원의 급여비 환수 조치를 내렸다.
당시 검찰은 1인 1개소 의료법 위반 수사결과를 보험공단에 통보하고 건보공단 안산지사에 의료법을 위반한 해당 의료인들에 대해 진료비 환수조치를 요청했고, 건보공단이 요양급여비용 환수 결정을 통보한 것이다.
이는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개설 했다 하더라도 경영에만 관여하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지난 2003년 대법원 판례를 뒤집는 첫 사례로, 강화된 1인 1개소법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후 안산튼튼병원 H 원장이 건보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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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치과도 타겟이 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양요안 부장검사)는 지난해 11월 3일 유디치과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경영지원회사 ㈜유디 관계자 5명과 명의 원장 2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퇴직한 ㈜유디 관계자와 재직중인 명의 원장 등 9명은 약식기소했다.
퇴직한 명의 원장과 페이닥터 등 15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다만, ㈜유디를 설립하고 실제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 모씨는 해외 체류중이어서 기소중지했다.
▽1인 1개소법이 역차별? 헌재 공개변론 ‘주목’
1인 1개소법 시행 이후 같은 상호를 내걸고 운영하는 네트워크 병원을 중심으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비의료인에게는 아무 제약이 없는 반면, 의료인에게만 의료기관 중복개설 및 운영을 제한함으로서 역차별을 가하는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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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다수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뤄졌으며,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이 결정돼 관심이 집중된다.
헌재는 ‘의료법 제33조제8항’의 위헌 여부를 놓고 오는 3월 10일 공개변론을 통해 해당 조항이 의료인들의 직업 자유를 침해하는지 등을 심리한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8월 이 조항을 적용해 기소된 M 비뇨기과 관련 사건을 심리하던 중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법원은 당시 “다른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와 경영참가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면 정보공유와 공동연구 등 순기능까지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불법의료 및 이익 극대화 행위 방지라는 목적에 적절한 수단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헌재의 위헌법률 심판과 헌법소원은 서면심리가 원칙이지만, 재판부는 국민 일반의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국민의 지대한 관심사항이 되고 있는 경우 변론을 열어 당사자와 이해관계인 및 그 밖의 참고인 진술을 청취한다.
공개변론을 하는 경우 헌재는 당사자나 참고인 등에게 미리 변론 요지서나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변론 시 당사자나 참고인에게 변론요지서나 의견서를 중심으로 10분~20분 동안 진술하게 한다. 통상적으로 공개변론 후 수 개월 안에 결론이 난다.
이번 공개변론에서는 유화진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가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서도 관련 개정안 발의
의료인에게만 의료기관 중복개설 및 운영을 제한하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회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도 추진중이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은 지난해 8월 의료인에 대한 복수 의료기관 개설ㆍ운영 금지 규정을 의료인의 면허로 개설 가능한 의료기관에 한정해 적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오제세 의원은 “현행법은 의료인이 어떠한 명목으로든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ㆍ운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인이 자신이 개설한 하나의 의료기관에서만 의료행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소적 제한을 두려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인이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 외에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의 이사로서 자신의 의료면허로는 개설할 수 없는 새로운 의료기관의 운영에 참여한 경우에도 이를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 의원은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의료면허와 관련되지 않은 사안에서는 비의료인과 같은 권리ㆍ의무를 가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라며, “면허범위를 벗어나 자신이 직접 개설하거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의료기관의 운영까지 금지하는 것은 입법 목적에 비춰 과도한 규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비의료인의 경우는 수 제한 없이 의료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의 이사로 법인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의료인에 대한 복수 의료기관 개설ㆍ운영 금지 규정을 의료인의 면허로 개설 가능한 의료기관에 한정해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의료인이 자신의 면허로 개설할 수 없는 의료기관인 경우에는 법인의 이사로서 그 개설ㆍ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법률의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라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보건의약단체 “사무장병원 면죄부 안돼”
보건의약인들은 ‘1인 1개소법’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오제세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반대했으며, 헌법재판소 판결을 앞두고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5개 보건의약단체(대한의사협회ㆍ대한한의사협회ㆍ대한약사회ㆍ대한간호협회ㆍ대한치과의사협회)는 지난해 9월 오제세 의원 개정안에 대해 “의료기관을 개설ㆍ운영하면서 타 의료기관 운영에 관여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의료인으로 하여금 의료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의료법상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는 또, 최근 불법 사무장병원이 의료법인 혹은 비영리법인을 설립해 합법적인 의료기관 개설로 위장하는 형태로 진화되고 있어 입법보완 및 관리감독이 필요한데, 이번 개정안은 오히려 이러한 불법 의료기관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조문의 문구가 모호해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해 법률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의료를 영리활동에 이용하려는 거대자본의 구미를 당기게 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현행 의료법 제33조제8항은 그간 영리추구를 위해 환자유인, 과잉진료 등의 행위를 자행하던 네트워크형 신종 사무장병원들을 단속ㆍ처벌ㆍ환수하는 근거가 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의료비 수백억원을 아낄 수 있는 근거로 활용돼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건의료단체는 “그간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들의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 의료영리화 저지의 선봉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 왔는데, 노선에 변화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의료법 취지를 몰각시키고, 신종 사무장병원의 성행으로 인한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 및 과잉진료 등의 문제로 국민건강권을 위협할 것이 자명한 이번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1인 1개소법’을 사수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하고, 서명운동 및 탄원서 제출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병원계는 해당 조항이 오히려 의료법인들에게 역차별을 제공하게 됐다며 동참하지 않았다.
▽검찰, 치협 입법로비 수사 중
한편, 치과의사협회는 ‘1인 1개소법’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13명의 야당 의원들이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3,422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받았다는 한 보수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고발된 의원들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ㆍ이미경ㆍ박영선ㆍ변재일ㆍ조정식ㆍ양승조ㆍ강기정ㆍ한명숙ㆍ장병완ㆍ이춘석ㆍ김용익ㆍ박수현 의원 및 배기운 전 의원이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중에서는 양승조 의원과 의사 출신 김용익 의원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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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영 전 치과의사협회장 |
검찰은 같은해 10월 31일 서울 성동구 대한치과의사협회 사무실과 주요 간부들의 자택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김세영 전 치과의사협회장과 정 모 정책국장 등 간부들도 불러 조사를 했다.
또한 그 해 12월에는 김세영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검찰의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 수사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 유디치과 측은 “검찰이 김세영 전 회장의 입법로비와 공금횡령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유디치과만 강압적으로 수사를 했다. 정치권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치협을 봐주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치협은 의료인의 양심을 걸고 어떠한 범법 활동도 없다고 강조하며, 공정한 수사에는 당당히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치협은 “개정 의료법은 굳이 불법 로비까지 하면서 만들 법안은 아니었다.”라며, “정당한 입법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치협에 유리하게 했다는 법은 치과계를 위한 법이 아니라 철저하게 국민을 위한 법이라는 설명이다.
치협은 “이 법은 기존의 의료법에 명시된 ‘1인 1개소’의 원칙을 변칙적으로 영리화해 악용해 온 기업형 네트워크들로 인해 국민들의 피해가 커져가 이를 본래 법 취지에 맞게 강화시킨 법이지, 새로 만든 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치협은 특히 이번 사태를 야기한 어버이연합에 대해 “이 단체가 의료법 제33조제8항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정체성에 의구심이 든다.”라며, “검찰은 오히려 국민을 위한 ‘1인 1개소’ 개정 의료법을 어떤 불순한 의도에서 무력화시키려고 이번 사태를 주도했는지도 함께 파헤쳐 달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헌재의 위헌법률심판 및 검찰의 치협 입법로비 수사 결과에 따라 여러 네트워크 병원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만큼 보건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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