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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ECD 통계의 함정 알려준 항생제 논란
  • 출처: 헬스포커스
  • 2015.12.09

OECD 통계의 함정 알려준 항생제 논란

동일 산출기준 적용시 비교대상 크게 줄어…통계 신뢰도 하락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OECD 평균을 상회한다고 강조해 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주장을 뒤엎는 자료가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심평원은 OECD에 나라별 산출기준을 요청해 확인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산출기준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건의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통계가 산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단, 심평원은 OECD의 항생제 총 사용량 자료를 제시하고,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하며 근거 자료를 제시했다. 심평원이 제시한 항생제 사용량 비교자료를 중심으로 ‘OECD 평균’의 한계를 살펴봤다.

 

 

▽OECD 평균 vs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 진실은?

OECD가 지난 11월 4일 공개한 ‘Health at a Glance 2015(한 눈에 보는 보건의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16.2(DDD/1,000명/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20.7(DDD/1,000명/일)보다 낮게 나타났다.

 

2015년 OECD 보고서(한눈에 보는 보건지표)에 수록된 일차의료 항생제 비교 결과

 

보고서는 총 31개국의 항생제 사용량(처방)을 비교ㆍ분석했으며, 우리나라는 칠레,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스웨덴, 라트비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이스라엘, 독일, 노르웨이에 이어 11번째로 항생제 사용량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OECD가 지난 2013년 공개한 ‘Health at a Glance 2013’ 자료에서는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27.9(DDD/1,000명/일)로 OECD 평균인 20.5(DDD/1,000명/일)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본지 확인 결과, OECD의 2013년 보고서와 2015년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2013년 보고서의 경우, 보건사회연구원이 OECD에 제공한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 데이터가 다른 OECD 회원국에 비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제공하는 각종 보건의료 통계자료(http://stats.oecd.org)

 

실제로, 2013년 보고서는 전체 항생제 처방 건(모든 의료기관 종별, 입원과 외래 포함)을 대상으로 의약품 ATC(해부학적 치료분류군)별 사용량을 산출한 자료가 반영됐으며, 2015년 보고서는 심평원이 제출한 의원과 보건기관의 외래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됐다.

 

2013년 보고서 작성 시 OECD에 항생제 사용과 관련된 광범위한 자료를 제출한 나라는 항생제 사용량을 비교ㆍ분석한 29개 OECD 회원국 중 6개 국가에 불과하다.

 

결국, 다른 비교국가에 비해 제공된 항생제 사용 자료가 많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항생제 사용량 비교 그래프 관련 주석을 통해, 6개 국가(한국, 칠레, 캐나다, 그리스, 이스라엘, 아이슬란드)는 모든 부문(입원ㆍ외래 등)의 자료를 포함한 반면, 다른 국가들은 외래 자료만을 활용했다고 공지하고 있다.

 

그런데, 심평원은 그동안 OECD 국가의 항생제 사용량 관련 통계자료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내용을 공지하지 않았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심평원은 “’2015년 보건의료 질 지표 프로젝트’에서 약제와 관련해 수집하는 자료는 ‘의약품 소비량ㆍ판매량’ 및 ‘일차의료 약제처방 실적’으로, 일차의료 항생제 사용량 산출기준을 만족하는 통계를 제출한 국가는 10개 국가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OECD는 보건통계(Health Data)의 ‘의약품 소비량ㆍ판매액’ 통계와 연계해 일차의료 항생제 사용량을 ‘2015년 한눈에 보는 보건지표’에 수록했다.”라고 덧붙였다.

 

심평원은 또, “’일차의료의 항생제 소비량’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생제 총 사용량’과 연계해 발표한 OECD에 나라별 산출기준을 확인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산출기준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건의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통계가 산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OECD 자료 중 항생제 총사용량을 제출한 국가만을 비교한 결과(자료: 심평원)

 

▽우리나라와 항생제 사용량 비교 가능한 국가는 10개국이 전부?

심평원은 “OECD 자료 중 ‘항생제 총사용량(급여, 비급여, 일반 의약품 항생제ㆍ입원 및 외래)’을 제출한 국가만을 비교한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은 30.1(DDD/1,000명/일)로, OECD 회원국 11개국의 평균인 22.4(DDD/1000명/일)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주장했다.

 

심평원은 OECD가 온라인 등을 통해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OECD Health Statistics 2015)에 근거해 이 같은 주장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확인 결과, OECD는 별도 주석(Definitions, Sources and Methods)을 통해 34개 회원국의 항생제 자료 제공수준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이 제시한 항생제 사용량 비교자료는 OECD에 항생제 총사용량(급여ㆍ비급여ㆍ일반의약품)을 제출한 국가만을 비교한 결과다.

 

OECD 회원국의 자료 제공범위 소개 자료(Definitions, Sources and Methods)

 

그런데, OECD에 우리나라와 동일한 기준의 항생제 총사용량을 제공한 나라는 34개 회원국 중 10개국에 불과하다.

이들 나라는 ▲에스토니아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체코 ▲아이슬란드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다.

 

반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23개 OECD 회원국은 항생제 사용량 자료를 제공하지 않거나 일부만 제공해 비교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지난 6월 ‘2014년 하반기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이 OECD 평균에 비해 약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1개국의 평균이 마치 34개 OECD 회원국 전체 평균인 것처럼 OECD 통계 자료(OECD Health Statistics 2014)를 활용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심평원은 앞으로 OECD 통계자료 등을 인용할 때 산출기준을 하단에 표기해 자료 해석에 오해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것으로 오해를 받은 의사들이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뭇매를 맞아 왔다는 점에서 심평원이 산출기준을 표기하지 않은 행위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조성우 기자  aucus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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