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실...양쪽 끝방에 있는 두 환자가 좋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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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2
양쪽 끝방에 있는 두 환자가 좋질 않았다.
그 전날 나이트 때 받은 두 환자는 받을 때부터 이 환자들 오래 못 가겠구나란 느낌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데이번 간호사들은 두 환자를 끼며 너무 바쁘게 일을 했고,
나이트 때 와서는 상태가 더더욱 나빠져 두 환자 모두 1:1으로 보게 되었다.
(balloon pump 환자나 CABG, 또는 상태가 너무 안 좋은 환자들은
간호사가 일대 일로 환자를 보게 되어있다.)
두 환자를 맡은 간호사 두 명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계속 infusion pump를 찾아 헤매고,
연이어 drip을 달고 또 달고, 나는 바쁜 두 사람을 위해 중간에서 계속 전화를 받아주고
물품을 가져다주고, 약을 걸어주고 했다.
Lab에서 critical value라며 계속 전화를 걸어왔다.
두 사람의 상태에 대해 아는 건 없었지만 그렇게 Lab에서 오는 전화를 대신 받아줄 때마다
이 두 사람 오늘 밤 넘기기 힘들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한 사람 Heart rate이 130대에서 110대로 떨어졌다.
RT와 간호사들에게 준비하라고 알려주었고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하니
좀 있다 Heart rate이 90대로 떨어졌다.
그리곤 안그래도 낮았던 혈압도 떨어지기 시작.
바로 Crash cart를 입구에 대고 patch를 가슴에 붙였다.
붙이자마자 일이분 안되어 Code가 떴고 우리는 Chest compression을 했다.
보호자가 그만하라는 말을 할 때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담당간호사는 보호자를 꼭 껴안고 등을 토닥이며 같이 울어주었다.
보고 있는 나도 눈물이 나서 얼른 방을 나와버렸다.
남아있는 다른 방에 있는 간호사는 여전히 피를 거느라 분주하다.
기억으로.... 아마 피 6팩 이상은 준 것 같다.
ICU 에 온지 한 6개월째 되어가는데 그 사이 본 Code만 8번은 되는 것 같다.
Med/surg에 3년 있으면서 본 Code가 아마 4번 정도 되는 것 같고,
SDU에서 2년 반 있으면서 본 Code가 한 4번....
점점 Code에 익숙해져가건만 환자를 잃을 때마다 느끼는 이 상실감은
익숙해지질 않는다.
근무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두 다리가 퉁퉁 부어올라있다.
나는 나대로 intubate 환자 두 명을 맡은 상태로
두 간호사 중간에서 양쪽 방을 오가며 계속 걸어다녔더니 온 몸이 지칠대로 지쳤다.
한 8000보 정도는 걸은 것 같은데 데이타임에 그렇게 걸은 것과는 달리
후유증이 너무 심하게 남아 집에 와서도 한 이틀 정도는 그렇게 뻗어지냈다.
정신을 차릴 때쯤되어 엉망이 된 집을 청소하고, 빨래도 하고,
job search도 해서는 두어군데 더 apply했다.
근무 마지막 날 아침에 병원에서 Christmas party가 있었는데,
그 곳에서 약사 Tim을 만났다.
2여년 전 우리 병원에 신참내기 약사로 들어왔던 친군데,
샌디에고에서 올라와 친구가 없던 이 친구는 여기저기 병동을 순회?하며
간호사들과 약에 대해 얘기나누길 즐겨했고, 근무 후 우리들과 아침 식사하기를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나와 SDU 간호사들 몇몇은 이 친구와 한달에 한번씩
데이스에 모여 아침도 먹고 환자에 대해, 약에 대해, 병원 시스템에 대해 얘기도 나누곤 했다.
그 중 두친구가 north bay로 떠나는 바람에 우리 모임도 쫑을 치고 말았지만....
암튼 그 친구를 만났는데 샌디에고에 취업이 됐다며 돌아갈 얘기를 한다.
"모두들 떠나는구나..." 마음이 좀 씁쓸해졌다.
나도 샌디에고에 apply하긴 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네~ 하니
같이 가게 되면 좋겠다며 좋은 소식 있으면 알려달라고 그런다.
일도 잘하고 좋은 에너지도 풍기는 이런 친구를 약국에 하나 심어놓고 평생 같이 일하면 너무 좋을텐데....
그동안 약에 대해 정말 많은 것들을 조곤조곤 가르쳐준 친구라 헤어짐이 더더욱 아쉽다.
(우스개지만.... 나는 이 친구를 보면서 우리 엠마 사위로
중국인 2세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란 생각을 했더랬다.ㅎㅎ)
일여년 전 job relocation으로 헤어졌던 친구들에게 facebook으로 쪽지를 보냈다.
세 명 다 모두 north bay 쪽으로 떠났는데,
그 중 한 명은 Med/surg에 있으면서 Charge nurse를 했던 간호사다.
San jose에 있는 Good samaritan hospital에 취업을 해서 떠났는데,
아마도 그 곳에 들어가면서 manager가 된 것도 같다.
North bay는 California에서 임금이 제일 높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만큼 집값도 물가도 비싸다.
예를 들어 우리 동네 간호사 임금이 시간당 35불, 집값이 200,000불대면
그 곳 간호사 임금은 시간당 55~60불, 대신 집값이 650,000불이다.
집값 대느라 허덕대는 곳이 north bay인 것이다.
그래도 남편 job (JAVA developer) 생각하면 그쪽이 낫지 않나 싶어 몇 번 찾아보았는데,
높은 임금 때문에 그 곳에 가려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보니 job opening이 정말 없었다.
LA 포함 southern Cal에 비해 병원 수도 더 적고 규모도 작다보니 더 경쟁적이다.
그래서 결국 Orange county 와 San diego 에 있는 병원 몇 군데에 지원을 하게 되었는데....
문득 Good sam으로 간 그녀가 생각나서 쪽지를 보냈더니 아침에 답장이 와있다.
"Mindy perfect time. Even I was talking about u to ICU director.
She is interested in you. Sorry I was not sure whether u wanted to move.
Semd me a resume. Come ASAP."
전에 이 곳 Bakersfield를 떠날 때쯤 그녀에게 나도 north bay쪽으로 가게 될지 몰라....
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기억해주고 좋은 간호사로 추천까지 해주니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다른 병원에 있는 두 친구에게서도 추천해주겠다는 쪽지를 받았다.
요즘같이 job market이 경쟁적인 상황에선 병원내 인맥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내가 facebook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_-;
나는 오늘부터 또 3일간 근무를 나간다.
생리할 때쯤이여서 그런지 지난 주 근무했던 그 피곤기가 아직 가시질 않은 것 같고,
두 다리는 여전히 무겁다. 이럴 때면 차라리 빨리 생리가 터져주었으면 싶다.
인터뷰가 잡히면 잡히는대로 call in sick을 하던 급휴가를 신청하던 해서
좀 쉬고 싶은 생각도 든다.
병원에서 마음이 반쯤 떠나있어 그런지
일이 힘들어지면 힘들게 느껴지는 것도 배가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