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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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5
지난 이틀 근무는 너무너무 힘들었다.
근무 마치고 집에 오자 감기에 걸려 켈록대는 엠마가 나를 맞아준다.
남편이 말하길 엠마가 밤사이 기침을 많이 하고 열도 올라서 약도 줘야 했단다.
아이가 그렇게 아파올 때 근무를 나가기가 정말 쉽지 않다.
아침 늦게까지 좀 챙겨주니 그래도 기침이 많이 가라앉아
일단 데이케어를 보냈는데, 나 편하자고 기침하는 아이를 데이케어에 보내자니
그쪽 센터 직원들에게, 또 그 곳에 드나드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엠마를 보내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데 두 다리가 욱신댄다.
근무 시작과 함께 너무나 무거운 환자 침대를 바꿔주고,
침대 바꾸는 와중에 환자가 침상 전체에 설사를 해대서 그 바쁜 와중에
침상 목욕을 하고 침대 시트며 가운까지 다 갈아주어야 했다.
그렇게 보내고 남은 다른 환자는 자정이 다 되어 상태가 좋질 않아
intubate을 해야 했고.... 한시간만에 챠트 정리 다 끝내니
다른쪽 ICU방에 중환이 하나 들어온다며 누군가가 그쪽에 가서 assign을 받아야 한단다.
그래서 assign을 다시 받고 일하던 중 code가 떴다.
CPR을 한시간 이상이나 했는데 환자가 아직 버티고 있다.
한눈에 봐도.... 이 사람 하루를.... 아니 몇 시간을 못 버티고 다시 Code가 뜰 것 같은데,
보호자들은 그 CPR 순간을 모두 다 목격했으면서도 "미라클"을 믿으며 Full code를 고집한다.
정말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99.9% 가망이 없는 사람. 가는 순간만큼은 고통 없이 그냥 빨리 보내주는게
남아있는 사람으로써 해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는데...
사람마다 삶에 대한, 생명에 대한 기준이 다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다른 방에 또 죽어가는 환자 몇 명이 더 있다.
너무 obvious하게 죽어가는 그런 환자들이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점점 reality 와 더 멀어가는 듯한 느낌....
그 가운데서 간호사와 의사는 많이 힘들다.
그런 상황들을 보고 또 겪으면서 나는 life is what?....이란 생각을 늘 하게 된다.
혹자는 이런 나에게 "만일 네 남편이, 네 아이가 그렇게 죽어가게 되면 네가 지금 말하듯
쉽게 포기할 수 있겠어?"라고 물어왔었다.
나는 "이건 포기하는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어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대답했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아버지가 lung cancer로 돌아가실 때 나는 주저없이 DNR에 사인을 하고,
가족들에게 아버지 편안하게 보내드리자고 설득을 했다.
나는 지금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글을 쓰고 보니 최근들어 ICU에 일하면서 고민했던 것들이며 쓴 글들이 모두 임종에 관련한 것들인 듯 싶다.
환자들이 죽기전 마지막으로 거쳐가는 곳이니 어쩔 수 없는 듯.
10여년 전 MICU에 근무하던 어느 동료가 자기는 그런 죽어가는 환자 보는게 너무 싫어
ICU에서 하루빨리 나오고 싶다고 했다. 그땐 아. 너무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삶의 경험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젊디 젊은 20대 초중반의 아가씨가
죽어가는 환자며 그 보호자들의 상심, 연민.....그 복잡하고 힘든 감정들을 이해하고
감싸주긴 좀 무리가 아니였나 싶기도 하다.
나이든 간호사를 채용하기 꺼려하는 한국의 채용문화가 결국 문제겠지만.
만일 미국처럼 나이 지긋한.... 좀 더 삶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ICU에서 그런 임종환자들을 맡았다면
care의 질이 조금은 다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해본다.
그렇다고 젊은 간호사의 이해심이 부족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니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아버지를 잃어보고, 나이든 엄마를 케어도 해보고,
내 가족을 꾸리고, 아이도 낳고 살다보니 확실히 임상에서 만나는 환자들, 그리고 보호자들이 다시 보인달까.
그래서 나는 ICU 근무가 그닥 나쁘지 않다. 즐겁기까지 하다.
설명을 해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안아주고 같이 아파해주는 그것조차도 나는 즐겁다.
임종간호라는게....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해야 한다는 사실에 우울해지긴 해도,
마지막 그 순간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참 뜻이 있는 것 같다.
많이 피곤하다.
한 것도 없이 벌써 오후 4시 반이 다 되었고,
나는 엠마를 픽업하러 가야 한다.
오늘 저녁엔 기침도 덜하고 열도 안 났으면 좋겠다.
그래야 주말에 LA 놀러갈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