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부 시작 & write up 그 뒷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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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1
나는 늘 다짐한다.
오늘부터 공부 시작.
아. 오늘 망쳤다. 내일부터 다시 공부 시작.
다음주부터 다시 공부 시작, 다음달부터....
그러다보니 모든 계획들이 조금씩 조금씩 미뤄졌었다.
SDU 가는 일도, ICU 가는 일도....
ICU로 transfer를 계획하면서 나는 CMC(cardiac medicine certification)를 딸 계획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작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로 오리엔테이션을 마쳤고, 벌써 혼자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일 시작한지가 벌써 한달이 가까워가는데도 CMC 공부엔 진척이 없다.
그러던 중 CCRN 시험 eligibility를 체크해보니 이제는 ICU 경력자만 지원할 수 있는게 아니라
critical care를 했다고 경력을 인정받으면 지원이 가능할 수 있게 바뀌었다.
지난 2년간 SDU에서 근무한 경력이 인정되어 지금 당장이라도 CCRN 시험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시험을 생각외로 일찍 볼 수 있어 기쁘긴 하지만,
시험 자격과 상관없이 나는 지식면에서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자세도 준비가 되어있질 않다.
그래서 나는 요즘 매일매일 반성중이다.
얼마전 PASS CCRN이라는 책을 샀다.
CCRN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교과서와같은 그런 책인데,
생각외로 책값도 비샀고 책도 두꺼웠다.
그래도 ICU 에서 제대로 경력도 쌓지 않도 시험을 보려면 이 정도는 몇 번이라도 읽어줘야지 하는 마음이다.
지난 몇 달간 나는 나 자신을 방치하다시피 했다.
한국 아짐들과 신나게 놀았고, 늘 페북, 카스에서 농담따먹기를 했고,
틈날 때마다 책을 펴기보단 인터넷을 열어 한국 드라마, 프로그램들을 찾아보았다.
그러다보니 영어는 나아지질 않고, 머리는 점점 더 굳어갔으며,
시덥잖은 신경전이며 가쉽핑으로 사람들까지 잃고 말았다.
지난 몇 달간의 내 모습이 얼마나 한심해 보이던지.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중이다.
그래서 페북도 완전 끊어버렸고, 카스도 정말 친한 사람들 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끊어버렸다.
그리곤 간만에 책을 열어 공부란 걸 시작했다.
공부도 계속 해버릇해야 공부가 되는 법인데 몇 달간 실컷 놀다가
책을 여니 도대체가 들어오질 않는다.
적응될 때까지 계속 읽어볼란다.
공부에도 훈련이 필요한 법이다.
감기에 심하게 걸렸다.
그래서 어제는 urgent care에 가서 항생제 주사도 맞고,
먹는 항생제까지 처방받아 집에 왔다.
"나 내일 저녁에 일하러 가야하는데...?" 그랬더니
이틀 푹 쉬라며 note까지 써줬다.
그 note 들고 스태핑 가서 물어보니 어쨌거나 sick day 쓰는 거라 포인트를 줄 수밖에 없단다.
아파서 sick day를 쓸 경우 병원에서 포인트를 받게 되는데,
이 포인트가 6점 이상 들어가면 verbal warning을 받게 되고,
7점인가...되면 written warning, 8점인가 이상되면 자동으로 해고되고 만다.
그러니 늘 이 포인트 관리를 잘 해서 sick day를 써야 한다.
감기가 다 나으면 틈나는대로 반즈앤 노블 가서 또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공부란게..... 집에서 하면 더 편하고 쉬울 것 같으면서도,
집에서 할 때마다 컴퓨터를 켜게 되니 밖에 나가서 하는 수밖에 없다.
어쩌면 나는 컴퓨터 중독인지도 모르겠다. 쓰읍....
지난번 write up 사건은.....
charge nurse들이 사건에 대해 들었는지 몰라도,
계속 그 당사자와 마주치지 않게 팀을 맡게 되었다.
그 사람이 ICU 1에서 일하면 나는 ICU 2로 assign받고,
그 사람이 ICU 2에 일하게 되면 나는 ICU 1에 일하게 되고 하는 상황.
어쩌다 한두번 마주치긴 했는데, 마치 그 사람이 나와 1:1로 얘기하고 싶어하는 듯한 눈치.
하지만 내가 굳이 "나한테 뭐 할 말 있어?"하고 나서고 싶지 않아 그냥 모른척 하고 있다.
그날 나한테 그렇게 대들던 그 용기로 다시 내게 와서 말을 걸어보지 그래? 하는 마음이다.
그 일이 있던 이후로 디렉터에게까지 전화가 왔고,
디렉터가 아마도 당사자와 면담을 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그 사람은 preceptee를 잃고 혼자 일하고 있다.
그 preceptee는 다른 누군가에게 다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있고,
이 사건의 전말을 같이 목격했던 사람으로.... 나와 마주칠때마다 내 눈치까지 보는 듯하다.
빨리 시간이 흘러 이 모든 tension들이 누그러지고 그냥 같이 일하는 동료로 지냈으면 좋겠다.
이래서 나는 write up 이 싫다.
하지만 해야 한다면 해야 할 일이라 믿는다.
아. 빨리 감기가 나았으면 좋겠다.
엠마까지 아프니까 정말 죽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