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should I do next
  • 조회수: 2701 | 2012.11.21
나는 goal oriented person이다.
어떤 선택이던 실수가 있기 마련이고,
또 예의치 않은 일들로 인해 그 선택의 결과가 틀어질 수 있다.
나의 경우 그 결과가 틀어지던 말던 일단 pro와 cons에 대해 나름 고민을 한후
그 중 그나마 나은(!) 것을 plan A로 정하고,
한번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기타 생각없이, 고민도 없이
그냥 그대로 밀어부치는 편이다.
성격이 급한 이유도 있다.
그래서 좀 더 고민을 했어야 할 일에 대해서도
후딱후딱 결정을 내리고 선택한 후에 후회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없이 후회하기보단
재빨리 또 다른 plan B 를 만들어 또 나아갈 길을 향해가는게
나란 사람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방향 전환과 함께 적응력이 좀 빠르달까.
 

요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고민이 많다.
향후 2~3년엔 무엇을 이룰 것이며,
5년 뒤엔 무엇을 이룰 것이며,
10년 뒤엔.....
또 15년 뒤엔....
ultimate goal은 무엇이 될 것인가 하는데 대한 고민들.
 

한국 나가기 바로 전에 신랑이 영주권을 받았다.
신랑보다 일년이나 늦게 I-140을 신청한 나는 아직 소식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돌아올 때
LAX에서 이민심사를 받으며 좀 불편한 시간을 가졌더랬다.
시카고에 이어 LAX에서까지 그런 일을 당하니
아. 정말 영주권을 받기 전까지는 이 나라 밖으로 나가질 말아야지 싶다.
암튼, 이 I-140 심사가 2006년 12월로 많이 당겨졌다.
내 신청일자는 2007년 7월.
그렇다고 이 영주권이 곧 나올 것 같진 않다.
그 7월 한달간 "대란"이란 표현에 걸맞게
정말 엄청난 영주권 신청이 몰렸기 때문에
아마도 1년은 넘게 걸릴 것 같은 느낌이다.
영주권 받고 6개월은 족히 일을 한 후에 퇴사를 고민하게 될텐데.
 


요즘 우리 부부는 어디에 살아야 할까 고민중이다.
미국 불경기가 너무너무 심각해지면서
라이센스만 있으면 어서옵쇼 하고 경력 상관 없이 간호사를 모셔가던
옛날과는 달리 아무리 경력이 있어도 병원내에 아는 사람이 없으면
취업면접 볼 기회까지 없다는 요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한숨이 나온다.
남들 보기엔 걱정 안해도 될 경력이라지만
실지 병원 career, job posting 란을 찾아보면
죄다 ICU 경력자, ER 경력자 모집뿐이다.
앞으로 살 곳 중 하나로 찝어둔 콜로라도는
예전만 해도 full time만 몇 백개 이상 뜨곤 했다는데,
요즘은 full time은 없고 죄다 part time, per diem 같은....
그조차도 콜로라도 전체 병원 통틀어 100이 안된단다.
요즘 미국 nursing job market이 이 정도다.
그런데 이런 요즘에도 몇몇 사설기관에서는 한국에 나가
미국에서 BSN을 하고 OPT를 받아 취업하고 영주권을 신청하면 된다며
사람들을 유혹하는가보다.
미국내 경력자들조차도 취업이 잘 안되는 마당에
OPT를 써줄 병원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OPT로 취업못하면 다시 학생비자로 돌아가던지 (대학원 진학)
한국으로 돌아가야된다는 사실.
미국으로 빨리 들어온다고 해서 달라질게 없고,
되려 요즘같은 이 불경기엔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꼴이 될 수 있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다.
 

다시 하려던 이야기로 돌아와.....
job market이 이쯤되니 ICU를 가야 하나 하는 고민이 생겼다.
그런데 요즘 ICU에 자리가 없다.
늘간호사 모집하던 우리 병원 ICU였는데.....
병원에서 날라온 편지를 보니 예전 80명하던 travel nurse 숫자도
이젠 20명대로 줄었단다.
이 travel nurse는 간호사 수가 부족한 병원에
몇주, 몇 달 단기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간호사들이다.
간호사가 부족한 부서 아무데나 투입이 되기 때문에 거의가 ICU 경력자다.
이 사람들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full time 간호사들이 많아졌다는 증거.
몇 달째 ICU posting을 보고 있는데 소식이 없다.
그러던 중.....
며칠 전 우리 부서 매니저로부터 shift leader를 해보겠냐는 offer를 받았다.

 
사실 많이 고민했다.
지금이 때인가.
나는 shift leader가 될 준비가 되었나. 하는.....
일반 타부서도 아니고 중환을 많이 다루는 부서이니만큼,
정말 응급상황에서는 critical thinking을 제대로 발휘해야 하는 자리인데,
이 사람은 왜 나를 지목했을까.
내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듣자하니 J 간호사가 제일 먼저 지목을 받았는데,
그 간호사가 몇 달째 자기는 임상에서 back up이나 하겠다며
shift leader 자리를 거절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나와 다른 어떤 간호사가 지목을 받았는데,
지금 shift leader를 하고 있는 알렉스님이 나를 적극 지지하고 나서며
나에게 먼저 offer가 들어온 것이다.
다른 간호사들 얘기를 듣자하니 알렉스님이 day shift로 가려고 한단다.
아마도 자기가 day shift로 가면서 생기는 빈 자리를
내가 메꿔주길 바란 듯 하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고 끝없이 자문하는 나에게
알렉스는 언제고 하려고 했던 거고, 또 해야 할 일인데
지금 한다고 뭐가 다르겠느냐.
왜 이런 프로모션의 기회를 놓치려고 하느냐.
내가 제대로 적응해내기까지 자기가 back up이 되겠다며
무조건 try 하란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한번 try해보겠다고 이메일을 보냈고,
이후로 내 스케쥴을 조정해 바로 오리엔테이션을 주겠다는 답신을 받았다.
그래. 언제고 해야 할 일이고 하려고 했던 거다.
support해주겠다는 친구들이 있을 때 하는게 좋겠다 싶었다.
이렇게 ICU 가려던 계획은 무산되었다.
 

요즘 병동 오리엔테이션을 주고 있는 New grad과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나중에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폐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땜에 onco가 하고 싶었지만,
이내 depressing한 분위기며 emotionally involved되는게 싫어,
일반병동으로 그냥 자리잡게 되었고,
그러다 step down에서경험하게 된 critical care.
너무 매력적이였고 한없이 빠져버렸다.
요즘같아선 cardiac쪽이 너무 재밌어서
아마도 나의 경력은 cardio ICU나 cath lab쪽이 되지 않을까 생각.
이왕 할꺼 매니저도 해보고 디렉터도 해보고 싶단 생각도 들고,
NP가 되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이였다면 주임도 되지 못하고 수간호사도 되지 못한,
그런 나이 든 파업 전문 임상간호사로 끝났을지 모르지만,
(노조에서 계급장 하나 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 나를 "젊고 젊은 간호사"로 봐주는 이 곳에서
나는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 꿈을 꾸고 있다.
내가 미국에서 간호사를 하면서 받는 가장 큰 베네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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