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e you okay?
  • 조회수: 2887 | 2012.07.18
이른 아침,
일이 꼬이면서 다시 의사를 호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미 밤사이 6번이나 호출한 상황.
밤에 일하는 동안 의사를 호출해야 하는 상황이 2~3회 이상 벌어지면,
이미 그 환자 상태는 좋지 않다는 것.
6번이나 호출했는데 다시 호출해 이것저것 추가 오더를 받아야 한다 생각하니
짜증을 넘어서 frustration이 머리끝까지 올랐다.
그런 내 표정을 읽은 day번 shift leader가 물어온다.
"Are you okay?"


"No, I'm not okay.
This is too much."
눈물이 터져나왔다.
밤새 참아온 눈물인데 누군가 옆에서 걱정스런 얼굴로
Are you okay?하고 물어오면 그제서야 눈물이 터진다.
한시간만 더 참으면 됐는데.....


지난 이틀간의 나이트는 just like hell이였다.
첫날 밤새 그 개고생을 하면서
스크럽을 모두 갈아입어야 했고,
피묻은 신발을 버려야 했다.
아침에 퇴근해 집에 와서도 온 몸에서 똥냄새가 나는 듯 했고,
귀에서는 밤새 fucking bitch하던 환자의 울림이 환청처럼 들리는 듯 했다.
분이 풀리질 않았다.
 

둘째날 자고 일어나 신발을 사러 나갔어야 했는데,
여유가 없어 집에 있던 일반 flat shoes를 신고 나갔더만,
둘째날은 밤새 머리 굴려가며 바쁘게 움직여야 했는데....
이 곳에서도 여러번 말했지만 환자가 나빠지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그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정말 말도 못할 정도다.
차라리 한국이였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인턴이던 레지던트 일이년차던 붙잡고 알아서 해결해!하고 맡겨버리면 될 것을
밤새 환자 상태 계속 확인하고, 잠든 의사 깨워 계속 오더받고, 처치하고,
또 전화해서 추가 오더받고, 처치하고.....
 

퇴근하고 나오는데 director가 잠시 얘기 좀 하잔다.
지난 이틀간 벌어진 일들에 대해 설명을 했다.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Director가 charge nurse로서는 힘든 환자가 병동에 올라오면
그 일을 무리없이 해결할 수 있는 strong nurse에게 lean on 하기 마련이니
그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 칭찬으로 받아들여도 좋다. 너는 strong nurse다.
하지만 지난 이틀간 벌어진 일들에 대해 charge nurse에게
나에게 주어진 assignment 포함 면담을 하겠다며 도닥인다.
내가 "아마도 내가 지난 이틀간 unfortunate하게도 힘든 환자를 assign 받은 것 같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director는 charge nurse를 만나일하던 중 어느 한 간호사가 이틀간 심하게 burn out하게 된 상황에 대해 
얘기는 해두어야겠다며 못을 박는다.
이런 관심이 늘 고맙다.


6일 off를 받았다.
어제는 정말 몸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로 온 몸이 다 아팠다.
그 와중에 우리 미운 세살 엠마씨는 계속 칭얼대고 난리치고,
신랑은 신랑대로 바빠서 피곤하고 힘들고,
어제 같아선 정말 일년이고 이년이고 간호사일을 그만두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신랑에게 너무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가 좀 뻗어야겠다며 침대에 누웠다.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일어나니 목과 어깨, 등이 너무 아파 목을 들 수가 없었다.
결국 아침 일찍 chiropractor에게 전화하고 찾아가 치료를 받고 나서야
어지러운 집을 어느정도 정리할 수 있었다.

..........................

정말 원해 택한 직업이고,
정말 원해 찾아온 미국땅인데,
지난 이틀은 일도 그만두고 그냥 평범한 주부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냥 쉬고만 싶다.
아마도 내가 아직은 unconfident해서인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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