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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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4
지난 주 연말평가가 있었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우리 병원 연말평가는 보통 4월부터 시작이다.
지난 한 해동안 간호, 직원간의 소통, 관계, 기타 커미티 활동등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등등을
모두 평가해 점수를 매기고 charge nurse와 1:1로 면담을 하게 된다.
step down unit으로 온지 벌써 일년이란 시간이 됐다.
일년이 되면 PCCN을 보겠노라 계획을 했고,
그렇게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래저래 차질이 생기면서 시험 계획이 미뤄지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연말평가 때 PCCN은 언제 볼 예정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7월쯤 시험을 볼까 생각중이였고,
이에 불필요한 기타 활동들을 줄이고 있던 차였다.
나름 공들이며 활동했던 까페활동도 접었다.
뭐 100% 공부계획 땜에 접은 건 아니지만 잘 되었다 싶다.
overall, 좋은 점수를 받았다.
늘 자기 일 미리미리 마치고 주변 사람들 돕는 모습이 좋았다.
늘 공부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step down unit에 온지 일년밖에 안되었으니
앞으로는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에 대해 좀 더 배우는게 좋겠다는 조언도 받았다.
그거 익숙해지면 shift leading 하라는거야? -_-)
안그래도 요즘 Alex가 슬금슬금 push하는게 좀 신경쓰이던 차였다.
나는 아직 그런 일을 할 정도의 그릇이 못 되는데.
암튼 마지막으로 종이 한 장을 받았는데,
이제부턴 unit내에서 level C-expert 로 인정하고,
그에 맞게 평가를 하겠다는 내년 평가 계획서였다.
마치 진급이나 한 듯한 기분.
그 다음 날 나는 바쁜 하루를 보냈고,
같이 일하는 다른 직종으로부터 좀 기분 나쁜 일을 당했다.
왠만하면 그냥 넘어가는 나인데 그 날은 참을 수가 없었다.
옆에서 같이 일하던 Alex가 조용히 입을 연다.
"네 스스로 해결했으면 하는 마음에 입 다물고 있다만....
주변 사람들이 너를 얕보지 않게 가끔은 싸울 줄도 알아야지.
그 사람은 네 환자야. 너보다 그 환자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사람은 없다구.
You need to speak up. You are much smarter."
나와 같이 타국에서 온 간호사인지라 communication의 한계를 너무도 잘 아는 Alex.
그래서인지 내가 그리 당하는 걸 보면서 안타까웠나보다.
그 말에 용기받아 이른 아침 그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고,
그렇게 사과를 받아냈다.
잘못된 걸 보면 그냥 넘어가길 싫어하는 나인데,
왜이렇게도 미국에서 싸움질하는 건 어려운지 모르겠다.
아무리 주변에서 "너 영어 잘해."라고 해도
의미 전달에 문제없는 영어와, 효과적인 대화를 위한 영어에는 큰 갭이 있다.
그 갭을 넘기가 참으로 힘이 드는 요즘이다.
그 날 이후 Alex는 나에게 "대드는 법을 배우라."라는 새해 목표를 세워주었다.
맞다. 미국에선 제 목소리를 확실히 내지 않으면 바보 취급 당하는 곳이였다.
아무리 내가 옳아도 말이다.
PCCN 시험을 마치고 나면 근처 대학에 나가던지,
아니면 온라인으로든 essay 수업 포함 영어 수업을 좀 들어야겠단 생각이다.
요즘 같아선 ICU 로 가서 다시 공부를 또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가서 일 좀 적응하고 나면 NP가 될까도 생각중인데....
어쨌거나 어딜 가서 제대로 일하려면 영어를 좀 더 다져야 할 것 같다.
오늘부터 또 3일 근무.
이젠 이런저런 것들 다 잊고 두달간 미친듯이 또 공부 좀 해야겠다.
미적미적대는 것처럼 미련한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