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육통
  • 조회수: 2965 | 2012.03.26
한숨 자고 일어나니 온 몸이 쑤신다.
양팔과 어깨에 심한 근육통이 생겨 엠마를 안아들어올리기가 힘들다.
유난히도 양쪽 lower forearms에 통증이 심하고 numb하기까지 해
컴퓨터를 너무 자주 사용한 후유증이 아닌가 싶었는데
옆에서 신랑이 carpal tunnel syndrome이 아니냐고 거든다.
아마도 병원에서 늘 컴퓨터 갖고 charting 하고 집에서도 자주 써서 그러려니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 어젯밤 그 일 때문에!"란 생각이 든다.
안그래도 두 시간 내내 침대 끌고 다니면서 낼 죽겠구나 예상은 했지만....


이 곳 ICU, step down unit에서는 환자가 검사를 하러 CT, MRI실로 내려간다던지,
서로의 unit으로 트랜스퍼를 갈 경우 간호사가 늘 따라 붙는다.
이걸 보통 field trip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은 담당간호사가 따라가는 편이지만 담당이 바쁘거나
기타 다른 환자들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주임간호사가 대신 따라가기도 한다.
모든 환자들은 침대 그대로 이동하게 된다.
모두 중환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CPR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곳 침대는 한국과 달라 일단! 침대가 크고 여기저기 달린게 많다.
 

 
한국에서는 이런 침대를 ICU에서나 쓰겠지만 이 곳에서는 전 병동이 이런 침대다.
그래서 side rail 안팎으로 침대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누워 못 움직이는 환자 그 상태로 체중까지도 잴 수가 있다.
side rail도 사진에서와 같이 네 개로 나눠져 있고,
환자의 안전을 돕기 위해 늘 side rail 2~3개를 올려주어야 한다.
예외는 있다. 환자가 너무너무 confused해 침대밖으로 떨어질 것 같은 경우,
seizure 환자의 경우는 side rail 네 개를 모두 올릴 수 있고,
반드시 side rail 네 개를 올려도 된다는 의사의 처방 및 charting을 남겨야 한다.
side rail 네 개를 올린다는 건 일종의 restraints와도 같기 때문이다.
이런 침대에 환자를 싣고 따로 portable monitor를 단다.


요렇게 생긴 걸로 크기가 보통 성인 가슴의 2/3정도 되고 무게도 꽤 나간다.
이런 놈을 침대 위에 얹어 이동하는 내내 환자의 heart rhythm과 O2 Sat, BP, RR 모두를 계속 모니터링한다.

 
그 전날 받았던 환자 세 명을 그대로 인계받았다.
환자 상태며 history 모든걸 다 이미 알고 있었던 터라
근무가 그닥 힘들지 않을꺼라 조금 기대했는데.....
중환이 많은 unit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방심은 금물이란 걸 잊었다.
일 시작한지 15분쯤 지났을까.
제일 stable해야 할 환자 맥박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에 의사 호출해 처방받고, 추가 IV line 잡고......
담당 의사 한명이 바로 쫓아올라와 CT stat 오더를 내리며
CT 찍자마자 ICU로 보내잔다.
낮동안은 환자 이동을 돕는 transporter team이 따로 있어 그래도 큰 도움이 되는데
나이트엔 그네들이 모두 퇴근한다는 거...... ㅜ_ㅜ)
결국 조무사 한명 데리고 CT 실로 침대 끌고 고고씽했다.
침대에 이상이 있었는지 lock이라도 걸린듯 뻑뻑한데다
조무사가 요령이 없어 침대 driving을 너무너무 못했다.
마치 나 혼자 침대를 끌고 다니는 듯한 기분.


CT 찍자마자 병실 올라오니 ICU에 방이 생겼단다.
바로 ICU 간호사에게 report를 주고 환자 약이며 짐 다 싸서 ICU로 침대 끌고 고고씽....
transfer 마치고 그 무거운 빈 침대를 끌고 나오는데 온 몸이 땀 범벅이다.
일 시작한지 한시간 반 정도 지났는데 마치 12시간 빡시게 일한 것마냥 두 다리가 후들거린다.
일단 침대 끌고 다니는 것도 힘들었지만
환자가 내 눈 앞에서 나빠지는... 그 모든 광경을 목격하는데에서 오는
그 상황에서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알아내고 머릿속으로 plan을 짜내고 실행하는....
그 모든 과정에 너무너무 stressful했다.
그래서인지 일단 다른 간호사에게 환자를 넘기고 나면 정말 맥이 촤~~악 풀린다.
병동에 돌아오니...... 나의 두 남은 high acuity 환자 두 명이 pain med을 외치고 있다.
두 환자 모두 total care patients.......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듯한 느낌.
그래도 늘 배려해주는 주임간호사가 I know you are behind.... 하며
당장 신환을 주지 않겠다고 한다. 그렇게 저렇게 모든 일을 마치고......새벽 4시쯤 되었을까.
내 환자 두 명 중 한명을 다시 타부서로 transfer 보내고 신환을 받으라는 assign이 떨어졌다.
그래도 이번엔 침대가 제대로 움직여주는 통에 침대 끌기가 그닥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일마치고 나오는데 마치 밤근무 내내 막노동이라도 한 듯이 온 몸이 축 늘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집에 와서 자고 나니 온 몸이 천근만근.
마침 친정엄니가 미국 오시면서 사오신 한방파스가 몇 개 있어 등과 양팔에 붙여본다.
거의 7년만에 붙여보는 한방파스다.
파스냄새가 싫어 지난 몇 년간 붙여본 적 없었는데.
덕분에 오늘 저녁엔 혼자 거실에서 이불 덥고 자야 한다.
냄새에 예민한 신랑과 엠마를 깨우기가 겁이 났다.
내일 아침엔 이 통증이 많이 가라앉아 딸아이를 좀 제대로 안아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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