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 like you to be my nurse
-
조회수: 2893 |
2011.06.06
보통 환자를 맡으면 인계후 각 방을 돌면서 인사를 먼저 하게 된다.
"내 이름은 Mindy고 오늘 밤 너를 간호하게 될 간호사야."
하고 각 방에 붙어진 white board에 내 이름을 적고,
내 개인 폰(병원에서 일할 때 쓰는) 전화번호를 적는다.
그럼 환자가 필요할 때마다 그 번호를 통해 나에게 전화를 걸어
뭐가 필요한지 바로바로 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죄수병동에선 상황이 좀 다르다.
죄수에겐 내 소개를 할 필요가 없고, 내 이름을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가끔 죄수들이 "네 이름은 뭐니?"하고 물으면
"Just call me nurse."하고 대답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 죄수들이 내 이름을 알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
예기치 않게 내 ID badge가 노출되는 경우...
또는 다른 간호사들이 복도나 그 방 환자에서 내 이름을 불러 환자가 듣게 되는 경우....
죄수들 대부분이 heroin, cocaine 등의 마약복용 history가 있어
IV start가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곧잘 이 죄수병동에 가서 IV start를 돕곤 했는데,
지난 몇 년간 일하면서 IV 가 정말 힘들었던 환자를 한 명 봤다.
이미 ER에서도 20번인가 찔렸다고 한다.
결국 IV 없이 올라왔는데 엄청 탈수되기까지해 혈관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몇 번 찔렀는데 환자가 포기하지 말고 잡을 때까지 계속 찌르란다.-_-;;;
그렇게 몇 번 찌르고 겨우 22 G 하나를 잡았더니 너무너무 고맙단다.
그 이후로 그 환자가 몇 번 더 들어왔고 그때마다 IV를 놨다.
그런데 그 담당 간호사가 전화로 나를 부르는 과정에서 그 환자가 내 이름을 들은 모양이다.
그 환자 방 앞을 지날 때마다 "Mindy! Mindy!" 하고 부른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았지?.....하고 대답해주고 담당 간호사 대신 불러주곤 했는데,
하루는 내가 그 환자 담당이 된 날 그 환자에게 물었다.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왜냐하면.... 내가 IV가 없어 힘들 때 너가 유일하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 간호사라서."
(근데 누가 내 이름을 너한테 알려줬니..-_-;;;;)
그냥 하하하....하고 웃고 나오는데 그런다.
"I like you to be my nurse everyday."
사실 이 환자가 간호사들 몇을 잡아먹을 듯이 너무 힘들게 해서
많이들 부담스러워하고 맡기 싫어하는 환자였다.
이 환자를 맡은 적이 없는 간호사들 조차도 이 환자 이름을 기억할 정도였다.
나 역시 환자를 refuse한 적이 없었는데 하루는 이 환자를 admit하고 나서
그 다음날 charge nurse에게 team 을 바꿔달라고까지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땐 그 환자가 참 밉기까지 했는데.....
지금 이렇게 보니 무엇이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나 싶고,
어쩌면 당신도 나처럼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이였을텐데 싶고,
뭐.... 별의 별 생각이 들며 동정심이 든다.
암튼 "오늘 네가 내 담당간호사라서 너무 기뻐."하는데
지난 힘든 시간들에 대한 기억들이 다 물러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