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cident report 2009-09-25
  • 조회수: 2808 | 2009.09.25
"You need to write it up."
 늦은 밤 shift leader가 care partner를 조용히 부르더니 이렇게 말을 하며 incident report 용지를 내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가만히 엿듣자니 어느 날 간호사와 환자 보호자 사이에 문제가 생겨 환자 보호자가 이에 굉장히 화가 났고 이 care partner가 이 상황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가끔은 그냥 조용하게 넘어가게도 하지만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manager나 shift leader에게 따로 항의를 한다던지 email을 보낸다던지 하게 되면 이는 100% incident report감이 되어버린다.
 

한국에서라면 senior나 주임간호사, 또는 수간호사가 따로 그 해당간호사를 불러 눈물 쏙 빼듯이 혼내키고는 대신 환자, 보호자에게 사과하고 끝날 일이지만 이 곳에서는 그 해당신을 목격한 모든 사람들이 incident report를 작성하게 되고 사건의 중증도에 따라, 또 그런 incident이 얼마나 빈번히 발생하는지에 따라 경고를 받는다던지, 심하게는 해고가 된다. 무조건 incident report를 적는 건 아니다. 심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에 해당되는 경우는 shift leader나 manager에게 email 또는 mail로 보고가 들어가기도 한다.
  
 
 
예를 몇 개 들어볼까 한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난 후 보니 청진기가 없어졌다. 한참을 찾아다녔는데도 찾을 수가 없었고, 나는 "청진기 찾습니다."하고 여기저기에 공고를 붙이고 집에 갔더랬다. 이틀 후 나타나니 내 청진기가 nursing station에 있었고, 누군가 말하길 어느 간호사가 contact isolation 방에서 내 청진기를 찾았다고 한다. 이 일은 incident report감으로 manager에게 보고가 들어갔고, 후에 staff meeting하는 중 manager가 특별히 모든 동료들 앞에서 "자기 물품 잘 관리해라. isolation room에 놓고 나오는 일 없도록 주의해라."하며 다시금 언급했더랬다. 한국이였다면 "어~? 그래? 어이구 이자식. 그런걸 놓고 나오면 어떡해."하고 넘어갈 일이지만 이 곳에선 감염관리에 명백히 어긋나는 것이기에 incident report감이 되어버렸다. 

다음은 내가 incident report를 작성한 경우다.

 이틀 내내 이 M이라는 간호사에게 인계를 받으면서 짜증이 났더랬다. 환자 가슴에 deep open cut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인계도 없었고, 방에 들어가 환자를 assess하다보니 가슴에서 피가 조금씩 흘러내려 가운과 침대보에 묻어 있었다. 그 즉시 wet gauze로 packing을 하고는 wet to dry dressing을 대주었다. 그리고 보니 환자가 엉뚱한 fluid를 엉뚱한 rate로 맞고 있었다. 다른 환자 방을 가보니 ERCP후 복부에서 yellow discharge가 마구 흘러내려 침대보며 가운이 흠뻑 젖어 있었는데 아무것도 되어 있지 않았고, 환자는 완전 dehydrate되어 소변량이 시간당 30~40도 안되었다. 첫날 이 일이 터진 후 그 다음날 그 같은 간호사에게 인계를 주었고, 그 날 밤 다시 돌아와보니 또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환자 assess가 안되어 있고, 한 환자는 12시간 동안 소변량이 200밖에 안되고 다른 한 환자는 소변량 없고, pain 약 안 준다고 들어가자마자 complaint하고..... 조금 있으니 shift leader가 부르며 하는 말.

 "Mindy, 너 XXXX 호실 환자랑 문제 있었니?"

 "왜?"

 "환자가 day번 shift leader에게 night번 간호사에 대해 항의하더래."

 "무슨 일로?"

 "자기 소개도 안 하고, 아픈데 약도 안 주고, 아무 것도 안 해주더라던데?"

 "무슨 말이야? 내 소개 다 하고, 약 다 주고.... 환자 괜찮아 보였는데?"

 조금 뒤 shift leader가 들어가 환자와 면담을 시도했다. 듣자하니 day번에 일한 그 M 간호사가 자기 소개도 없이 휙 들어오더니 "약이다."하고 약 주고는 나가버리고, 불러도 소식없고, 해주는 거 없어 화가 났었는데 그나마 내가 설명해주고 도와주는 덕에 화가 풀리더라고 하더란다.

 이 일로 나는 incident report를 작성했는데, 병원에서 나오는 용지로는 적을 칸이 너무 부족해(!!!!!) A4 용지에 따로 typing을 해서 incident report와 묶어 같이 제출했다. 더불어 환자와 면담을 했던 shift leader도 환자에게 들은 그대로 incident report를 같이 제출했다. 사건에 대한 witness가 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다.

 어느 날 day번에게 두번째 PRBC를 주어야 한다는 인계를 받고 blood bank로부터 blood를 받고 막 주려던 참이였다. 그런데 chart에 있어야 할 blood transfusion consent(동의서)가 없다. 인계받기로는 이 환자 이미 며칠 전에도 수혈을 두 번이나 받았다고 했는데..... 수혈 동의서가 없다. 그래서 그 길로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는 동의서를 받고 수혈을 시작했다. 수혈을 마치고 이래저래 일이 마무리 될 때쯤 shift leader에게 이를 보고했고, incident report를 작성했다. incident report에는 자기 의견이 절대 들어가지 않고 상황에 대한 facts만 들어가게 된다. 

 "x월 x일 x 시. B 간호사로부터 the second PRBC를 주라는 인계를 받고 blood를 주려고 확인하던 중 consent가 없음을 발견. 이에 환자에게 다시금 consent 받아 the second PRBC를 주었음. 이 환자 이미 이틀 전에 PRBC를 2 packs 맞은 적이 있으나 chart에는 consent가 없었음. 이틀 전 피 준 간호사는 누구누구임. 이에 shift leader 누구누구에게 보고함."

 다음은 내 잘못으로 인한 report감이였다. 

 어느 날 EGD를 하고 난 환자를 받았는데 DR.가 <상태 좋아지는대로 오늘 밤 퇴원시키라>고 order를 냈다. 그런데 drug abuse history가 있는 이 환자 계속해서 abdominal pain을 호소하며 통증약을 달라 요구했다. 아무리 drug abuse history가 있다 해도 환자가 아프다고 하면 어떻게든 manager를 해야 하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통증약을 주며 환자 상태를 봤고, 12시가 넘어가도록 환자 상태가 좋아지는 것 같지 않아 계속 monitor를 했다. 그 다음 날 day번에게 환자가 통증으로 집에 갈 상태가 못 되었고, 오늘 퇴원하게 될 꺼다라그 인계를 주었는데, 담당 의사가 아침에 와서는 "아니. 이 환자 왜 아직 여기에 있어?" 하고 화를 내고 난리를 쳤다 한다.

 환자가 집에 갈 상태가 못된다 생각되면 어쨌거나 의사에게 notify를 해 discharge를 hold하던지, 아니면 퇴원처방약을 따로 받아 퇴원시키던지 했어야 했는데 이를 안 한 내 잘못이였다. 그 일로 day번 간호사에게 곤란하게 만들어 미안하다 사과하고는 manager에게 다시금 report를 작성해 냈었다. 


 대부분의 incident report는 medication error로 인해 작성된다. Heparin이나 insulin이 잘못 들어가 환자에게 문제가 생겼다던지, 약이 제 시간에 들어가지 않았다던지(특히 항생제나 chemo약), IM 들어가야 할 약이 IV로 들어갔다던지, blood가 NS가 아닌 dextrose contained fluid와 들어갔다던지 하는 것들이 그 예가 되겠다. 문제의 중증도에 따라 이 모든 report들은 따로 case manager에게 넘어가 병원 차원에서 다시금 교육을 한다던지 하기도 하고, 간호사를 fire하기도 하고, 경고를 주고 넘어가기도 한다. 

 다음은 case manager에게 넘어간 incident report감이 되겠다.

 어느 날 환자가 수술을 받고 continuous bladder irrigation을 하던 중이였는데, 환자가 confuse해지고 상태가 이상해짐을 발견하고 간호사가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환자가 한 밤중에 사망하고 말았다. irrigation 3 way foley가 막혀 bladder가 터졌다고 한다. 보통 bladder irrigation을 하는 경우 irrigation으로 들어가는 물의 총량과 나오는 urine output을 체크하는게 제일 중요한 법인데 간호사가 이를 잘 체크하지 못했고, 환자가 이로 인해 confused, irritable해졌을 때 이게 bladder distention으로 인한 것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환자에게 다른 문제가 생겼다 생각하고 전혀 다른 쪽으로 manage해버린 탓이다.

 그리고 며칠 뒤 병원 전체 병동에 bladder irrigation 교육이 mandatory로 실시되었고, 지금도 가끔 shift leader가 돌아다니며 간호사가 이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를 verbal로 체크하곤 한다.


 이 곳은 한국과는 달라 무언가를 잘못할 경우 그것을 잘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다. 그래서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교정해나가는 노력을 않는다면 계속해서 같은 실수를 범하게 될 수 있고, 이에 대해 누군가가 나에 대한 incident report를 계속 작성하게 된다.

 영어도 그렇다. 계속해서 노력해나가지 않으면 동료들이 "이 간호사 말을 잘 못 알아들어 같이 일하기 힘들다."고 보고를 할 지 모른다. 환자며 보호자들까지 불평을 하게 되면 manager 입장에선 이 간호사를 쓸 수 없다 판단하게 될 테고 결국 fire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동료들이 나에게 웃으며 대한다고 해서, 그리고 나에게 불평 않는다고 해서 내가 지금 일을 잘하고 있구나 안심할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늘 동료들에게 묻고 다닌다.

 "내가 하는 말 다 알아듣겠니?"

 "내가 뭐 실수한 거 없니?"

 "내가 뭐....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 하는 그런거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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