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challenge 2009-06-05
  • 조회수: 2776 | 2009.06.05
며칠 전이였다. 인계를 주고 나오는 길에 pharmacy에 들를 일이 있어 들렀다가 나오며 시계를 보니 오전 8시 5분이였다.
 ”음... 들렀다 갈까?”
 5층에 올라가 manager 문을 두드렸다.
 ”Oh, hi..... come in.”
 ”Good morning. My name is Mindy and a RN in surgical unit.”

 
 
 경기가 안 좋아 많은 병원들이 간호사 채용을 꺼려하고 심지어는 cut off 하는 상황에서 그래도 우리 병원은 Kaiser와 계약을 맺고 burn unit, step down unit이며 NICU를 만드느라 더 많은 간호사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였다. Step down unit은 우리나라로 치면 준중환자실에 해당되는데 ICU가기엔 덜 serious하고, tele로 보내기엔 손이 많이 가며 지속적인 monitoring이 요구되는 환자들을 간호하는 곳이다. 그래서 간호사 대 환자 ratio도 1:3이며 Vital signs도 2시간마다 체크하게 된단다. (일반 병동은 ratio가 1:5, Telemetry는 1:4며 vital signs은 4시간마다 체크한다.) 간호사 모집공고를 보니 ICU 경력은 대 환영이며 Tele 경력도 좋다고 되어 있었다. 기껏해야 Tele 로 floating 5번 내려간 게 전부인 나로서는 <과연 manager가 나를 받아줄까>가 은근 걱정이 되었다. 물론 가장 걱정인 것은 <내가 handle할 수 있을까>였다

 “어떻게 도와줄까?”
궁금에 가득찬 얼굴로 첫 질문을 던지는 manager, Karen.
Step down unit에 관심이 많은데, 그쪽으로 아는 바가 전혀 없어 정보 좀 얻고 싶어 왔다고 설명을 하자 관심 가져주어 고맙다며 아주 대환영의 제스처로 설명을 시작했다. trach을 갖고 있고, insulin drip, amiodarone drip, heparin drip등을 하게 되고, respiratory distress 환자들이 주가 될꺼라고 한다. 그러면서 내 경력을 물어오는데….
 사실 한국에선 중환자 간호관리과정을 밟은게 전부인 나로선 여전히 heart rhythm을 읽고, 그에 맞춰 상황판단을 하는게 여전히 부담스럽다. 물론 그 때문에 특별히 cardiac과 respiratory system에 대해 공부를 따로 또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지식이 있어도 경험이 없다면 어쨌거나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다보니 Karen이 묻는다.
 “그나저나 왜 여기에 관심이 있는거야?”
 
 
Med/surg에 있다보니 정말 환자군들이 simple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곳도 체크해야 할 것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어쨌거나 타부서에 비하면 simple하고 easy한 편이고 무엇보다 med/surg에서 7년간 일해서인지 이 부서가 점점 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경력은 1년밖에 안되지만 말이다.)
가끔 이 곳에서도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곤 하는데, 그때마다 쉬이 흥분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지식과 경험 부족의 한계를 늘 느끼는 요즘이였다. 더군다나 같이 일하는 필리피노 간호사들이며 매니저에게 느끼는 실망감이란.
 “I’d like to learn more….so I can do more as a nurse.”
나는 그리 대답했다.
 
 
간단히 정보를 구하고자 간 자리가 job interview가 되어버렸고, 그렇게 나는 Karen에게서 step down unit에서 일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남은 건 internet으로 다시금 apply해서 내 정보가 surgical에서 step down unit으로 넘어가도록 하는 일이다. 언제부터 일하고 싶냐는 질문에 “생각 좀 해보겠다.”며 문을 닫고 나오는데….. 괜시리 흐뭇해졌다.
처음 이 곳에 와서 버벅대는 영어로 겨우겨우 일 시작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인정도 받고 이렇게 새로운 부서로 옮길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는게 나에겐 더없는 improvement와도 같았다. 하지만 문제는….. 전에도 글에서도 밝혔지만…. 언제나 나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환자 죽이진 않을까 하는 doubt. 새로운 경험과 career를 바라는 내 욕심에 누군가를 나도 모르게 해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 나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 Lt hip arthroplasty를 받은 환자 한 명을 받았는데 A-fib history가 있는 환자였다. 인계 받기로는 “easy for me”였고, 환자 상태도 굉장히 stable했는데 125ml/hr로 들어가는 IV fluid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Heart rate이 110정도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도 약간 걸렸다. 어쨌거나 이른 아침 4시까지 문제가 없었는데, 4시에 체크한 Heart rate이 137로 약간 올라가 있었다. 환자를 보니 아직 stable.
 다시금 5시에, 6시에 체크해봤고, 6시 반에 다시 들여다보니 환자 숨소리가 조금 거칠게 느껴졌다.
 “Do you have chest pain?”
 “no…”
 “You okay? Sounds like you are having trouble breathing.”
 “yeah….a little trouble breathing.”
 보통 환자가 숨쉬기 곤란해하면 RT(respiratory therapist)를 부르는게 우선인데, 순간 드는 생각이 A-fib이였다. Heart rate 체크하니 155. 바로 Shift leader를 불렀고, rhythm을 체크하니 A-fib이였다. 바로  RRT(rapid response team : 긴박한 상황이 생길 때 call한다. Code team도 이들이다.)와 RT를 부르니 거의 1~2분만에 RRT인 ICU shift leader가 내려왔고 이내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결국 그 환자 telemetry로 transfer 되었다.
 
 
 
 “Mindy, 환자 상태 어떻게 발견한거야?”
 “그 환자 A-fib history가 있는 환자였고, fluid가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숨쉬기 좀 곤란해 하는 것 같아 heart rhythm 재니 155더라구. 순간 a-fib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shift leader 부르고 heart rhythm 잰거지.”
 “Good thinking! Nice job, Mindy.”
 “Thank you.”
 Shift leader인 Lupe와 Tess에게서 칭찬을 받으니 어깨가 절로 으쓱해진다. 그리고는 나오는 길에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Step down unit으로 가야겠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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