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계 2009-04-01
  • 조회수: 3939 | 2009.04.01
며칠 전 어느 선생님으로부터 미국에서는 인계를 어떻게 주고 받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제 겨우 나이 서른 두 갠데 기억력이 쇠퇴하는 건지 아니면 벌써 이 곳 생활에 적응이 된건지 3~4년 전 한국에서 인계를 주고 받았던 기억이 너무도 가물가물하다.  한국에 있을 때 하루 환자 17~18명을 봤던 것 같다. 그때 당시 나는 Minor part에 있었고, Major에 비해 병상수도 적고, 간호사수도 적었던지라 team nursing이 힘든 상황이였다. 보통 간호사 두 명이 33명을 봤는데, 경력 많은 간호사가 자리 눌러앉아 5분마다 걸려오는 전화 받아가며 order 받고, 검사 보내고, 입퇴원 차트 정리해가며 전반적인 일들을 전두지휘했고, 다른 한 명은 죽어라 acting을 뛰는 상황이 벌어졌었다. 그래서 파트는 아무리 A, B로 나눠졌어도 환자 33명을 모두 파악하며 일을 하니 인계는 각자 따로가 아닌 모두 한꺼번에 모이는 식이 되어버렸다.

 한국에서의 인계풍경. 아침 7시가 되면 수간호사, 그리고 Day번 간호사 둘, Night번 간호사 둘이 모두 모여 cardex 나눠갖고 컴퓨터 앞에 앉아 환자 전체 list 열어 인계를 시작했다.

 "XXX 환자 어제 RD 수술 위해 입원, 오늘 아침 BP 높아 po 약 줬고....XXX 환자, 어제 TURP하고 bladder irrigation 중이고, 색 많이 옅어져서 지금은 blood clot 거의 보이지 않은 상태고....XXX 환자 retinal hemorrhage로 OP후 혈당조절 안되어 IE consult난 상태로 오늘 담당 IE Dr. 진료날이니 꼭 챙겨주시고요... XXX 환자 meta 의심되어 Abdomen CT 위해 NPO중입니다. 끝나고 보호자들이 따로 식사 챙겨온다고 하니 오늘 하루는 식사 넣지 마시고요...."

 30분동안 33명의 환자를 인계를 주려면 결국 이름, 수술명, 아주 중요한 condition change나 요구사항, 중요한 검사결과나 예정중인 검사등이 인계의 주가 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병원 식대비며 병실비가 비싸다보니 다인실 원하는 환자, 병원 식사 거부하는 환자들 인계도 따로 해야했다.  

 이 곳 미국엔 보호자들이 할 일이 없다. 그저 꽃 들고 찾아와 인사 나누고, 1~2시간 앉아 수다 떨다가 가는 게 전부다. 물론 환자가 중환일 경우 보호자들이 돌아가며 병실에 24시간 눌러앉아 환자에 대한 질문을 마구 쏟아내기도 한다. 가끔은 이 보호자들이 환자보다 더 needy할 때가 있다. 그럴 땐 참으로 피곤하다. 이 곳에서의 병원식사는 치료의 한 범위이다. 그래서 환자는 외부에서 음식을 들여 먹을 수가 없고, 무조건 병원 식사만 해야 한다. 만일 환자 상태가 그럭저럭인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하면 담당 의사에게 전화를 걸여 "이 환자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는데 괜찮겠냐."며 동의를 받아야 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order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인계 얘기로 돌아와, 보호자들이 하는 일이며 식사 제공 시스템, pay 시스템, 간호시스템.... 모든게 다르다보니 인계가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처음 이 곳에서 orientation을 받을 때만 해도 환자 다섯 가지고 30분 인계를 주는 게 참으로 어리석어 보였다.

 "뭐 그리 할 말이 많을까?"

 요즘 인계를 주는 내 모습을 보면..... 기본 인계시간 적어도 15~20분이 걸리고, 환자 상태에 따라 30분 넘게 인계를 주기도 한다. 다음은 가장 흔한 surgical case 인계다.

 "Jose hernandez(예명)..... 50 years old, a patient of Dr.Robert(예명).

 3일 전 Nausea, vomiting 증상 호소하며 ER 통해 입원,

검사 결과 bowel obstruction 의심되어 Dr.George(예명)에게 consult 의뢰.

어제 OP받고 지금 NPO 유지중....

환자는 alert & oriented, ambulatory 하지만 수술후 통증으로 weak해서 assistance 필요하고,

drug abuse, depression, smoker, Hypertension, DM history 있고,

anxiety 있어 Ativan PRN으로 주고 있고,

NPO 중이라 Hydralizine IV push로 BP 조절중이고 마지막 BP는 148/90이였고,

Finger stick(혈당조절) AC & HS(매식전 & 저녁)로 체크하는데 몇 시에 glucose level 176이여서

sliding scale에 따라 insulin 2units 주며 cover했고,

환자 smoking patch는 refuse해서 안 줬고,

지금 fluid는 D5 1/2 NS + 20 KCL at 125ml/hr로 들어가고 있고,

He is on K protocol(자주 K+ level 체크하여 적절히 supplement를 주어 일정 level을 유지시키는 것)인데 마지막 K level at 11:00가 3.5여서 IV로 cover하고 다시 체크하니 4.2 나왔고,

오늘 아침 H & H (Hgb & Hct)는 9.6/25.8인데 Dr is aware of it.

환자 수술후 복부에 incision 있고 dressing으로 커버되어 있고, 

dressing은 dry & intact하고, JP하나 달려있는데, 

내가 일하는 동안 total output from JP가 50ml였고, 아직 bloody하고,

NG tube 갖고 있고 low intermittent suction중인데 output 600ml 나왔고, bloody하고,

계속 nausea 있어 Zofran이랑 reglan 주고 있고,

환자 아직 pass gas 아직 안했지만 bowel sounds는 있고, 하지만 hypoactive하고,

SCD 있고 (수술후 못 움직이는 환자는 DVT위험이 높기 때문에 다리 massage해서 circulation을 돕는 기계가 routine으로 요구된다.), incentive spirometer는 1500까지 불 수 있고,

lung sounds 모두 clear하고 no problem breathing이고,

Foley 갖고 있고, urine output is okay, yellow and clear.

통증 조절 위해 Morphin 주고 있고, Patient is okay with it."

 
 일하는 중에 환자에게 fever나 bleeding등의 이상이 생긴다거나, 보호자가 와서 따로 뭔가를 특별히 요구할 경우 인계는 더더욱 길어지기 마련이다. 그나마 surgical cases는 짧게는 3~4일, 길게는 일주일 머물다 가니 다행이다. medical case은 검사도 많이 나가고, Labs에 대한 인계가 더 많아지는데다 infection 문제가 겹쳐 재원기간이 2~3주 이상 넘어가게 되면 인계주기 전 "아이구야"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전에 맡은 어느 Medical case는 2달이 넘게 병원에 머물면서 tube feeding중인데 영양 상태 불균형으로 labs 깨지고 그래서 dietitian consult 두 번이나 나갔는데도 여전히 별로고, 그래서 Dr. 불러 추가 오더 받고, 그 와중에 TPN 들어가고, 한달 전 받은 허리 수술에 infection 생겨 MRSA 나오고, blood culture 상 VRE 나와 contact isolation 중이고, 환자 confused 하고, 보호자 굉장히 needy하고 툭하면 sue 얘기하고, stage 2~3 되는 bed sore 있어 2시간마다 turing..... 안그래도 일하는 내내 바빴는데, 인계를 주려고 보니 day 번 간호사, 이 환자 맡아본 적이 전혀 없단다. <아이구야~>.... 두달간의 history를 인계주는데 이 한 명 인계에 15분이 걸렸다. 일하는 중에 CODE 안 터진게 다행이다. CODE가 터지면 CPR하는 내내 이 환자 상태를 계속 documenting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계를 보면 알겠지만 이 곳에서의 간호는 굉장히 detail하다. 환자 다섯명을 보는 대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모두 assess를 하고 그 환자의 개인 요구에 따라 간호실행을 해야 하며, 어떤 일이 생기거나 추가 오더가 생길 경우 그 가운데서 priority에 맞게 모든 것들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한국간호를 underestimate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저 한국 의료 시스템과 미국 의료 시스템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간호하는 방법이 너무도 다를 뿐 누가 더 잘하고, 더 못하고 그런건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의 일도 어쨌거나 priority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검사며 추가오더, 그 많은 환자들의 요구사항들....

 그나마 한국 간호사들이니 그런 일들 모두 척척 해내는거지 이 곳 미국 간호사들 한국에다 데려다놓고 일하라고 하면 "아아악~" 소리지르며 아마 뛰쳐나갈지도 모른다.

다음번엔 이 곳 미국 환자들의 general condition 및 health history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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