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약 좀 주세요."
"내가 줄 수 있는 건 Vicodin밖에 없어요."
"그거라도 주세요."
"혈압이 높으니 다른 약들도 같이 먹도록 해요."
"싫어요. Vicodin만 주세요."
"지금 condition이 굉장히 안 좋아요. 혈압이 높아지면 심장에 이상이 생기고 stroke이 올지도 몰라요."
"됐어요. Vicodin만 주세요."
2주 전쯤 비슷한 병명으로 입원한 이 환자는 correctional facility(prison)에서 온 환자로 매번Morphine만 요구하고 다른 약들은 refuse해 혈압이 200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요구로 facility로 쫓겨간 환자다. 이 곳 CDC(prison에서 오는 환자들을 간호하는 특수 파트)에서는 환자가 검사나 약을 refuse하면 그대로 facility로 쫓겨나간다. tax pay로 모두 치료받는 환자다보니 일반 병동 환자들처럼 원하는대로 약을 맞을 수도 없으며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입원한지 이틀째 되던 날 나는 예상했던대로 이 환자와 또 옥신각신 힘겨루기를 했다. vital signs을 보니 하루 내내 Diastolic BP가 110~120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혈압약을 거부한 상태였다. 혈압을 재니 Diastolic BP가 143이다. "너 지금 정상이 아니야~" 아주 몇 번을 강조해가며 겨우겨우 9시 반쯤 Hydralazine이라는 Vasodilator를 주었고, 혈압약도 먹였다. Vicodin과 같이 먹기로 한 조건이였다. 그 옆 병실 환자는 Cancer로 4차 chemo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chemo certified가 되지 않은 상태라 약을 달 수는 없지만 그래도 환자 상태며 약 주는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해서 바쁜 상황이였다.
11시쯤 겨우 휴식을 취하고 나오며 혈압을 재기 위해 환자 방에 들어서니 환자가 이상해 보인다. Seizure하나?
"눈 떠봐요!!! 내 말 들려요?"
겨우겨우 눈을 뜨는 환자. 숨 소리가 이상하다. 몸도 차갑다.
"I need a help in here!!!!!!"
복도에 대고 소리를 지르니 마침 복도에 Shift leader, Melinda가 서 있다가 서둘러 뛰어들어왔다.
Melinda는 pulse를 바로 체크했고, 그 사이 나는 Code Blue 버튼을 눌렀다.
"Code Blue..... Code Blue..... Code Blue....."
온 병동과 병실에 울리는 방송 소리에 소름이 돋았고 몸이 경직되는 것 같았지만 우두커니 설 틈이 없다. 뛰어나가 chart와 cardex를 집어들어왔고, 조금 있자 2~3분안에 Code team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에요?"
"Mindy.... Document!"
"환자 이름...... 몇 살...... 몇 시에 CRF와 pneumonia로 입원한 환자.... 입원 첫날 BNP 4000이였고, HD로 2L remove 한 후 BP와 숨소리 안정되었고, lung sound clear했으나 종일 DBP 높아 약 주려 했으나 모두 refuse했고, Tele box(heart rhythm 읽는 기계)도 refuse하며 뜯어내고.... 저녁 9시 넘어 겨우 약 주고 Vital check하러 들어왔더니 환자 lethargic하고 몸이 차가웠어요. barely respond하는 상태였고 겨우 breathing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또 다른 사람들이 뛰어들어왔고, 그렇게 Document를 또 한번 하는데 옆에서 어느 간호사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묻는다.
"What's your name?"
"Mindy."
"Okay, Mindy.... Slow down and document again. You are so fast....."
놀란 가슴에 마구마구 떠들어댔는데 너무 빨랐나보다. 다시금 숨 가다듬고 Document를 시작했다. 4번쯤 했을까. 마지막 K는 어땠냐, Mg는 어땠냐.... refuse해서 아침 labs 결과가 없다. 마지막이 이틀 전 건데 5.0이였다. 질문에 대답하고 어쩌고 하는 중에 환자가 pulse를 잃었다가 되찾았다.
Heart rhythm을 보니 T wave inversion이 너무도 명확하게 눈에 들어온다. Heart attack이였다.
그렇게 45분 CPR을 했는데, 그 젊은 환자.....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약을 refuse하며 통증약만 찾아댈 때는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밉기까지 했는데 젊은 나이에 그렇게 숨지는 걸 보니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나의 role model Lupe는 "모두 Karma야. 너는 걔가 밖에서 어떤 crime을 어떻게 저질렀는지 모르지. 밖에서 여러 사람 괴롭히고, 어쩌면 죽였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들어온 사람이야. Mindy 너가 도와주겠다고 약 주고 했어도 다 refuse하며 자기가 자기 무덤 팠어. 모두 Karma야. 잊어버려." 하며 어깨를 도닥여준다. 냉정하고 차갑지만... 맞는 말이다. 모두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고 위로해주지만 그래도 마음 한 편으로는 <내가 어떻게 뭔가 했다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을지도, 그 사람 아직 숨 쉬며 살아있을지도>라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모두 가라앉았다.
한국에서는 환자가 사망하면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모르겠다. 내 아버지가 일하던 병원에서 돌아가실 때는 ICU 간호사들이 알아서 했기에 나는 그저 sign하고 퇴원 수속처리만 했고, 내가 일하던 병실에서는 CPR이 몇 번 있었어도 사망해 나간 환자를 본 적이 없었다. 어쨌거나 이 곳 미국에서는 사망 처리가 좀 더 복잡한 것 같다. One Legacy라는 organ donation center 비슷한 곳에 최대한 빨리, 적어도 1시간 안에 연락을 취해야 하며 환자가 어떻게 사망했느냐에 따라 Coroner라는 곳에 또 전화 보고를 해야 했다. 환자 어떻게, 어떤 질환으로 들어왔고, 어떤 history 있었고, 체중 얼마고, 어떤 사유로 사망했고..... 뭐 그런 것들을 두 곳 모두에 일일이 전화 보고를 하고 나서는 담당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다음 Correctional facility에 전화 보고를 하고는 그 곳 담당자들을 기다렸다. 이 환자는 correctional facility에서 온 터라 그 곳에서 사망 기록에 필요한 사진을 찍어야 한단다. 새벽 4시쯤 되자 사람들이 왔고 사진 찍고 지문 채취를 했다. 그리고 6시 경 body를 모두 정리하고 지하 morgue로 보냈다.
휴..... 환자 사망은 자정인데 정리는 아침 6시경에 되었다. 전화해서 보고할 데도, 보고할 것도, 정리할 것도 어찌나 많은지.
지나다니는 Guards며 동료들이 "Mindy, are you okay?" 하며 물어온다.
그냥 살짜기 웃으며 "I'm okay...."하고 대답하긴 했지만 정말 okay였는지, not okay였는지 나도 내 기분, 내 상태를 잘 모르겠더라.
다음 날 아침 shift leader, Tess에게 전화가 왔다. 내가 작성한 paper works이 엉망이라고. 처음 하는데다 아무도 check해주질 않아 완전 empty 상태였다. 개념이 완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금 병원에 찾아갔을 때 여러 shift leader며 다른 병원 CDC에 일했던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모두의 의견이 다르다. 아마도 이 병원 내에 CDC가 생긴지 얼마 안된 터라 아직도 많은 것들이 missing되고 덜 organize된 탓이겠다. 그래서 모두의 의견을 수렴해 <When inmate patient dies>하고 manual을 만들어서는 모두에게 뿌리고 shift leader에게 주었더니 좋은 자료라며 병동 binder에 껴 넣어야겠단다. 한국에서는 툭하면 manual 만들라고 해서 자주 툴툴대곤 했는데, 여기서 이렇게 그 덕 좀 본다.
며칠 후 staffing meeting이 있었다. 그 사이 code가 한두번 더 떴던 것 같은데, 그 일로 manager가 환자가 전에 가지고 있던 증상을 잘 catch해야 하며 code는 어떻게 initiate하는지에 대해 다시금 설명한다.
사실 나는 그 날 밤 좀 실망을 했더랬다. Code blue 방송이 나갔는데도 같이 CDC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내가 coding 중에 그들에게 전화를 걸어 "몇 호실 환자 infusion pump좀 봐줄래요."하고 부탁했더니 입원환자 받고 있어 바쁘다고 대답하는 걸 보며 어찌나 기가 막히던지. 그래서 meeting 중에
"I think we need to pay more attention to the page or alarming.... It was so frustrating...."
하고 얘기를 했더니 manager 대뜸 하는 말.
"그런데 내가 듣기론 너가 chest compression을 하지 않았다던데?"
Manager는 chest compression을 내가 시작하지 않아 CPR이 delay되었고, 그래서 사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반응했다. 더불어 환자가 사망 전 symptom이 있었을텐데 그걸 내가 catch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까지 얘기했다.
"No.... He didn't have symptoms. His DBP was high and I already notified Dr. XXXXX. He refused all the medication and tele box...."
옆에 있던 간호사가 "맞아. 그 환자 약 모두 refuse 했더랬지? 너무 힘들었어...."하며 거들자 Manager 다시금 내가 code blue 환자 방에 있던 중 다른 방에서 생긴 chemo medication error에 대해 얘기한다. 24ml/hr로 들어가야 할 약이 내가 그 CPR 진행중에 500ml/hr로 들어간 거다. 물론 내가 약을 달지도 않았고, 나는 chemo certified 된 상태도 아니였던지라 내 책임은 없지만 어쨌거나 내 환자였기에 manager는 내 책임을 묻고 있었다. 더불어 담당 oncology Dr.는 "여기 간호사가 환자 죽이겠네."말하며 상당히 upset했었다는 얘기까지.
나는 내가 약을 달 수 없는데 대한 제한과 Coding 상황에 대한 설명을 했고, 사실 담당 oncology Dr.는 약 주입이 전반적으로 늦어지고, 늘어진데 대해 upset되어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Manager는 이 chemo가 어떻게 delay되고 48시간 안에 끝나야 할 약이 51시간이 되도록 주입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몰랐는지 내 얘기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는 내가 자기의 말을 이해 못한다는 듯이 답답해했다. 마치 그 태도는 내가 자신의 영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이 보였다.
이틀을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그래. 내가 그 때 pulse를 체크하지 않았고 chest compression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 발견하자마자 바로 소리를 지르고, Melinda 들어오자마자 pulse check후 chest compression 시작했고, Code blue initiate하기까지 거의 1분이였다.
CPR을 진행하던 ICU shift leader조차도 "그래도 빨리 진행이 되어 환자가 중간에 pulse를 찾았던 것 같은데....."하고 말했었다. 그래도 결과는.... 환자는 죽었고, Manager는 내가 그 상황을 잘 다루지 못해 환자도 죽고 chemo 사건도 터지고 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 pulse 체크를 안 한 내 죄다. 내 잘못이다. 내가 chest compression을 시작했어야 했다. 내 죄다. 내 잘못이다. 온갖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다.
그 다음날 일을 나갔고, 나는 풀리지 않는 humiliation과 embarrassment로 일하는 중에 세 번이나 울고 말았다. 물론 후에 shift leader가 내 잘못이 아니였다고 manager에게 얘기했다고 하지만 어쨌거나 나는 staffing meeting 중에 사람들 앞에서 지적을 당했고 상황 manage에 clumsy했던 것처럼 비춰졌다.
일이 터진지 벌써 일주일째다. Shift leader가 manager에게 내 상황에 대해 다시금 보고를 했고, 이에 manager가 나와 다시금 얘기를 하고 싶어한단다. 나는 할 얘기가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 생각과 내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
winter time 적용으로 한시간 연장근무를 하던 중 나는 옆에서 일하고 있던 Hilda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말을 했다. 그녀 역시 Manager의 태도에 대해 불만이 많은 터였다. 그러며 말하기를 이 곳 surgical unit이 간호사에게는 assessment 기술을 아주 떨어뜨리는 곳이라고 그런다. 안그래도 이 곳 med/surg에 get used to 되기 전에 Tele나 step down unit으로 옮겨 critical thinking에 대해 좀 더 배울 생각을 하고 있던 터였다. 2시간을 함께 떠들어주던 Hilda는 예전에 보던 그 간호사가 아니였다. 나는 늘 Travel nurse는 돈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며 일 대충하고 다니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Hilda는 거의 강사를 해도 좋을만치 cardiac에 대해 아주 꿰고 있었다. 그러며 말하길 외국에서 오는 간호사들은 미국간호에 익숙하지 않아 환자 assess를 잘 못한다고..... 그래서 환자가 나빠지는 줄도 모르고 방치했다가 coding 상황을 곧잘 만들곤 한다고 했다. 얼마전 Tele에서 일하는데 필리핀 간호사에게 인계 받기론 환자 sinus rhythm이고 stable하고 그저 feel tired한 정도라고 들었는데 환자 방 들어가보니 환자 상태 영 아니여서 바로 amiodarone 달며 monitoring해야 했다고. 살짜기 웃으며 그랬다.
"그거 내 얘기가 될 수도 있겠는걸...."
한국에서는 늘 병동에 인턴이며 레지던트가 있어 환자에게 이상이 생기면 그저 notify하는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내가 답을 찾아야 하며 그 답에 대한 order를 구해야 한다. 미국에서 병원일 시작한지 거의 10개월만에 내가 어떻게 다시금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를 느끼는 중이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