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엔 정말 많은 수의 외국간호사들이 있다. 대부분이 필리핀에서 온 간호사들이고 그 다음으로 많은 간호사들이 인도 간호사들.... 한국간호사는 그닥 많이 보이지도 않는다. 워낙에 자국에서 힘들게 일해서인지 모두들 정말 열심히 일한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배우는 속도도 빠르다. 다만 detail에서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물론 나도 그 중 한사람일지도 모른다.

몇 주 전 A 간호사와 B 간호사로부터 인계를 받았다. A 간호사는 B 간호사의 프리셉터였고, B는 이제 막 졸업한 간호사로 오리엔테이션을 받는 중이였다. 알고보니 Florida에 있는 병원에서 2달 오리엔테이션 받다 왔다고 하는데.... 인계를 주는데 아주 시건방진 태도로
"암.... infection 생겨서.....암.....뭐....대충 수술했고.... stable 하고....."
그러고 인계를 끝낸다. 그래서 "왜 어떻게 어디에 infection이 생긴거고 어떤 수술을 한 거며 vital signs은 어떤지"를 물어보니 그제서야 묻는 질문에 건성건성 대답한다. 그 환자 H & H (Hbg & Hct) 이 낮아 담당의사가 아침에 2 PRBC를 주도록 order를 냈는데 뭐 어찌어찌 하다보니 아직 못줬다며 나보고 주라고 인계를 준다. 이건 뭐 Vitamin C나 소화제도 아닌 blood transfusion인데 자신의 실수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두고봐야지....하고 냅뒀는데, 이 자식 어제 또 일 냈다.
C라는 프리셉터랑 같이 일했는데, 이 C라는 간호사..... 자기가 여기저기 여러 병원에서 일 많이 했다는 경력 내세워 콧대가 아주 세다. 그 태도가 완전 "나는 perfect해." 수준이다.
tube feeding 환자가 vomit했는데 lung sounds 체크도 안 했고, BNP가 높았는데도 이에 대한 인지도 없고, dilaudid 라는 통증약에 allergic하다고 인계주길래, "그래서 의사한테 얘기하고 다른 통증약 오더 받았어?" 그랬더니 나에게 되려 묻는다.
"왜?"
"You said the patient is allergic to Dilaudid and he had kind of hallucination after having that medicine."
"But I think he is okay with it."
"No.... it's not okay. You have to tell the Dr and get another medicine for pain."
"Why?"
이런 등신을 봤나. 야 너 같으면 약 맞고 hallucination 생기는데 그 약 계속 맞고 싶어 이 자식아? 아주 욕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그 앞에서 한숨만 쉴 뿐..... 에휴.... go ahead.
인계 끝나고 환자 상태 체크하니 여기저기서 crackles 마구 들리고, O2 sat 마구 떨어져 RT 부르고 치료 받게 하고.... 10분 간격으로 suction 하며 밤새 지켜보다가 6시경 갑자기 BP 마구 떨어져 결국 ICU로 보냈다. 젠장. 아주 힘이 쭉 빠진다.
더군다나 밤사이 Dr. L이 나타났는데 자기가 그 오리엔티 B에게 인계받은 것과 컴퓨터 charting이 다르다며 나보고 체크해봐달라 하고, 내가 그 B에게 인계받은 건 또 다른 이야기.
살짜기 열받은 Dr. L이 "도대체 그 간호사는 뭘 인계주고 간거야?" 하며 한마디 던진다.
아침에 인계를 주면서 콧대 높은 C에게 "오리엔티 B가 환자 파악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얘기를 하며 이것저것 체크를 놓치고, 저것 체크도 안 하고 인계도 안 주더라~ 하니 "그럼 가르친 내 잘못이냐?"는 식으로 얼굴이 벌개져서는 아주 항변을 한다.
"환자가 tube feeding 하고 vomit을 하면 lung sounds를 체크해야 할 텐데 그걸 놓쳤더라."
"우리가 인계줄 때쯤 ( PM 7시 15분경) 환자가 vomit했어."
"그 환자는 6 PM 시에 vomit했어. 그리고 인계 받자마자 lung sounds 체크하니 전부 crackles에 O2 Sat도 막 떨어졌고."
"lung sounds 괜찮았어..... in the morning." (웃긴다. in the morning이란다.)
"아침 lung sounds는 상관없어. vomit 한후 lung sounds가 중요하지. aspiration 됐거든. 더군다나 dilaudid 에 알러직하다면서 그 약 줘도 된다고 인계주는 건 또 뭐야?"
"환자 괜찮았다구...."
"no. 그 환자 아주 strongly refuse했어. 그 약 맞고 shaking한다구. 어쨌거나 allergic하면 안 주는게 원칙 아냐?"
인상이 아주 제대로 일그러진 C. 인계 끝나고 걸어가는 날 붙잡고 내가 약 주는 시간 안 바꿔 놨다며 지적한다. 쫌생이가 따로없다. "야. 넌 더 한 실수도 많이 했거든?" 한마디 더 던져주려다가 말았다. 싸우고 싶지 않다. 이 C라는 간호사는 내가 아직도 경력 없는, 이제 막 오리엔테이션 마치고 일 시작하는 newbie로 착각한다. 그래서 내 지적에 더 기분 나빴을지도 모른다. 이 C라는 간호사는 다른 또 다른 job을 갖고 있다. 일주일 6일이상 근무 두 탕을 뛴다. 보면 대형사고는 저지르지 않지만, 늘 대충대충 일하면서 수다 떨며 시간 떼우는게 눈에 보인다. 지난 경력을 통해 배운 나름의 노하우겠지.
이렇게 일주일 6~7일씩 두 병원 오고가며 일하는 필리핀, 인디언 간호사들이 꽤 있다. 그들은 늘 피곤해 하던지, 아니면 노닥노닥 일하다가 다음 인계번에게 대부분을 넘겨버리고는 내빼버린다. 아주 교모하기 짝이 없다. 웃긴건 그들 대부분이 "나는 perfect!!!! 나는 경험이 많아." 하며 콧대를 세운다는 거다. 전에 Hilda와 얘기한 적도 있지만 이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환자 assess에 정말 약하고, 전체 frame을 잘 못 보는 약점이 있다. 어쩌면 문제 자체를 인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어느정도 일에 적응이 되면 그저 일 많이 뛰어 돈 버는 데에만 정신을 쏟지 어떻게 어떤 care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 듯해 보인다.
나는 정말 이런 간호사들을 볼 때마다 한숨이 푹푹 나온다.
그들이 앞으로 돌볼 환자들이 걱정되고, 그들과 얼마나 또 더 많이 일해야 하나 그것도 걱정된다.
한국에 있을 때도 그랬지만 나는 돈 때문에 간호하는 사람, 그리고 드럽게 일 못하는 사람이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