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근무 후 갖는 이틀 off다.
사실 어제 labor day날 근무 예정이였는데, travel nurse인 Amy가 자기 마지막 일하는 주라며 돈 좀 더 벌고 가고 싶다고 내 근무 하루를 더 줄 수 없겠냐고 물어왔고, 이에 나는 흔쾌히 내 하루 근무를 Amy에게 주었다.
남자친구와 같이 지내는 이후로는 돈을 더 벌기보다는 좀 더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터였고 내가 주로 주말에 근무를 뛰는 바람에 최근 주말을 같이 가져본 적이 없던 터였다. 어제는 근무 마치고 정신없이 쓰러져 자고는 1시에 일어나 몽롱한 상태로 남자친구랑 쇼핑이며 서점을 돌아다녔다. 그리고는 밤에 또 정신없이 쓰러져 잤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8시 30분.
오늘부터 근무인 남자친구를 위해 아침 식사 준비를 해주고는, 그동안 messy해진 집 청소에 돌입. 쓸고 닦고, 빨래하고..... 그리고는 음악을 틀고, 정돈된 living room 한가운데 앉아 또 이렇게 글을 써본다. 어제 산 복음성가 compilation album이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간만에 Fred랑 Target에 가서 shopping을 하는데 눈에 들어오는 복음성가 compilation album. 하나 딱 집어드니 오빠가 그 어설픈 한국발음으로 "왜 그래~~~~~~" 하며 슬그머니 웃는다. <왜 그런 걸 사>하는 분위기. 예전에 교회 사람들과 bible study를 하던 중 좋은 음악이며 책, 영상들로 스스로의 품성을 잘 다스려 예수님의 품성을 닮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고, 어제 그제 있었던 일로 잔뜩 성이 난 나는 어떻게해서든 이 화를 다스려야겠단 마음이였다. "오빠, seriously, I need it now. I hope you like it. PLEASE~?"
지난 3일은 최근 일한 날들 중 가장 힘들었던 날들이였다. 첫날은 인계 받자마자 수술 막 끝난 환자 셋을 받아야 했고, (이 경우 3 addmission에 해당된다. super busy~!!!!) 둘째날은 감옥소에 일할 사람이 부족해 그리 가서 일을 해야 했다. 3일 연속 근무 중 이렇게 중간에 환자가 완전 바껴버리면 다시 환자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려 일이 바빠지기 마련. 그래도 감옥소는 적어도 치매 환자가 없고 pain complaint을 해도 "나 지금 약 못 준다. 기다려."하고 말하면 그만이기에 일이 좀 더 편한 편이다. 물론 case by case지만 말이다. 예상치 못한 stroke이나 heart attack, chronic LC 환자라도 받으면 되려 home ground unit보다 더 바빠진다. 며칠 전 환자 한명이 죽기도 했다.
다시 얘기로 돌아와, 이틀 전 감옥소로 assignment를 받고 가서 인계를 받는데,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곧 discharge, 다른 한 명은 chemotherapy 예정이다. order를 보니 한국에서 보던 chemotherapy와는 전혀 다른 약들이며 방법들. order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 정도였다. 어쨌건 나는 chemotherapy certification이 없기에 certified 된 shift leader, Melinda가 약을 줄 참이였고, 나는 그 전에 약만 미리 준비하면 되는 터였다. 8시 반쯤 미리 약을 챙겨둬야겠단 생각에 다른 일부터 후다닥 끝내고 8시 반쯤 medication cart를 여니 어라. 약이 없다. 냉장고도 다 뒤져봤는데 약이 없!다! shoot!!!!!!
당장에 pharmacy에 전화하니 그럴리 없다며 다시 찾아보란다. 그래서 또 뒤졌다. 없!다! 또 전화해서 "약 없다고!!!!" 그러니 pharmacist도 살짜기 짜증이 났는지 어떻게 그 귀중한 약이 없어질 수 있냐며 최대한 빨리 약을 찾아 만들어 보내겠다며 전화를 끊는다. 그 전에 pre med라도 줘야지 했는데, 그 약들조차도 없다. 도대체 이 약들이 다 어디간 걸까. pharmacy에서 약을 보내긴 한 걸까?

약을 지금 보내줘, 보내줄께, 약 아직 안 왔어 빨리 보내줘, 보내줄께, 안 왔다니까, 보내준다고....pharmacy에 5번을 전화해서야 받은 pre-med와 chemo약들. 그 사이 나는 telemetry에서 환자 한 명을 transfer 받았고, ER에서 또 한명의 admission을 받았다. 그러던 중 Melinda에게 전화가 왔는데,
"Mindy, 약국에 전화해서 pre med 하나 없다고 전해. 지금 빨리...."
전화를 하니 pharmacist가 열이 받았는지
"Bag에 같이 넣었잖아."
"Okay."
다시 Melinda에게 전화해서
"Bag에 있다는데?...."
"아휴~ Mindy. 없다고 했잖아."
다시 pharmacy에 전화하니 불통.... 그 사이 pharmacist가 떠나고 말았다. 벌써 11시 반. 이 곳 pharmacy는 한국과는 달리 야간 당직자가 없으며 보통 10시 반에 모두 퇴근한다. 그래서 10시 반 전에 모든 약들을 미리 챙겨둬야 하며, 10시 반 이후에 추가 order가 나면 여기저기 빌리러 다니던지 nursing supervisor를 불러 약을 보내달라 부탁을 해야 한다. 결국 supervisor에게 전화를 걸어 나머지 약을 하나 더 받아서는 chemo를 시작했다. 그 때 시각 12시. 9시에 들어가야 할 chemo가 12시에 시작되었다.
물론 나는 앞서 말했듯 certified되지 않아 Melinda가 하는 걸 옆에서 지켜봐야 했다.
평소 신경쓰던 환자였기에 제발 약발 좀 받아라 하는 심정이였다.
Telemetry에서 받은 환자는 감옥소로 보내야 할 paperworks이 전혀 안된 상태였다. 사실 이 CDCR(감옥소 환자 간호) traning을 받은 사람들은 우리 병동 사람들 뿐이기에 다른 병동 사람들은 어떤 papers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 지 전혀 모른다. 지난 이틀간 밀린 paperworks을 마치고, 새로 응급실에서 받은 환자 처치하고 이것저것 모두 정리하고 나니 3시 30분. 그 사이 쉬지도 못하고 밥도 못 먹었다. 보통 감옥소에서 일하면 12시~1시에 일이 끝나기 마련인데.....이거 너무하잖아. 겨우겨우 일 마무리를 하고는 chemo가 늦어진데 대한 medication error report를 작성했다. 내 잘못이 없다고는 하지만 꼭 시말서 쓰는 기분이다.
다음 날이 되어 같은 환자들을 받아 일을 하는데, 그 chemo 환자 약이 또 없다. chemo약이라기 보단 마무리 bolus 약이였다. 그래서 pharmacy에 전화했더니 어제 그 pharmacist. "order 제대로 확인하고 전화해. 너가 지금 order 잘못 읽었잖아." 하며 나무란다. 그놈의 order가 어찌나 confusing한지 다른 두 명의 nurses들과 모두 확인하고 전화한 거였는데 이놈 pharmacist는 또 다른 얘기를 한다. 결국 약을 준 Melinda에게 확인을 하고 나니 pharmacist의 해석이 맞았고, 이에 나는 한 방 먹었다. 윽.
"사실 어제 너가 약을 하나 덜 보내줘서 내가 supervisor에게 전화해서 또 약을 받아야 했고, 계속 일이
delayed 됐어. 그래서 내가 좀 더 신경써서 약을 double checking하는 거야."
"무슨 약을 안 보냈는데? 그거 bag에 있다고 했잖아."
"bag에 약 하나밖에 없었어."
"그 약 안에 모두 섞여 있었어."
"뭐라고?"
"보아하니 너가 그 약을 두 개나 준 모양이다. 명백한 medication error니 꼭 보고서 써라."
하며 전화끊는 pharmacist. 나의 따지는 듯한 태도에 짜증이 단단히 났는지 두고보자는 투다. 가서 그 pre med piggybag을 확인해보니 그 bag 안에 약이 한 개가 아니라 두 개가 섞여 있었다. 결국 pre meds 중 하나 Kytril(antiemesis)가 두 번이나 들어간 셈이다.
너무 당황스러워 우선 Lupe(어제의 witness)에게 상황 설명을 하니
"So WHAT? Is he alive? He is alive now. 그리고 어제 약을 준 건 너가 아니라 Melinda니 그건 Melinda 잘못이야. 물론 그 환자가 네 환자였고, 네가 pharmacy와 Melinda 사이에서 같이 일을 하긴 했지만 잘못은 어쨌건 약을 마지막으로 주입한 사람에게 있어. Melinda에게 말해. So she can do the medication error report."
언제나처럼 Lupe는 나에게 있어 든든한 supporter다.
그렇게 Pharmacist에게 연속 이틀 얻어터진 나는 가슴이 벌렁거려 hallway에 가만히 서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스스로를 진정시켜야 했다. 다리에 힘이 쭉 빠진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신경쓰는 환자에게 그런 일이 생긴데 대해 정말 feel sorry했고, 내가 좀 더 잘 처리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어떻게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그래도 늘 일이 터지면 내 책임인 것만 같은 최책감에 마음이 무겁다.
에이씨. 안되는 영어로 pharmacist에게 대든 것도 잘못이였다. 어쨌거나 공손한 표현을 모르는 나는 직설적인 표현밖에 쓸 줄 모른다. 그래서 그 인간이 더 열받았을지도. 안그래도 하기 싫은 chemo 약을 만들어야 해서 잔뜩 열이 올랐을텐데 말이다. (보통 daytime에 만들어지는데다 다른 약들 만들기에 비해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래서 night time에는 안 만든다고.)
이 곳 병원에도 한국에서처럼 야간 당직 pharmacist가 있었으면 좋겠다. 언제든 약을 쉽게 받을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그나저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pharmacy 이것들, 자기들은 절대 실수 없이 일한다고 믿는다. 저거들 실수로 병동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도 절대 모른다. 그리고 일이 벌어져도 절대 미안하다 사과하지 않는다. 어찌 그리 똑같을까.
몸이 피곤했는지 어제는 내내 속이 울렁거렸다.
"오빠, I'm nauseated."
"뭐? 애기?"
그 안되는 한국 발음으로 <애기?>하며 슬그머니 웃는데 어찌나 웃음이 나오는지. 며칠 전 어느 게시판에서 typical korean accent로 다른 간호사로부터 웃음을 사 마음 상했던 선생님 생각이 나면서 혹시 그 상대편 남자 간호사도 나같은 기분이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Fred가 이렇게 툭툭 한국말을 던질 때마다 너무 재밌다.
아. 놀리지 말아야지.-_-)
미안.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