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rug seekers
  • 조회수: 3315 | 2008.08.18

“Mindy. 일하러 갈꺼야?”
”응. 오늘 밤엔 약물 중독자 좀 안 봤으면 좋겠는데, 아마도 또 그녀를 보게 될 것 같아.”
”preceptor한테 환자 맡기고 너는 다른 환자들 맡으면 안돼?”
”하하. 아니야. 그 사람 그래도 다른 중독자들에 비하면 그닥 심하게 nagging하지도 않는데다 easy해. 어쨌거나 앞으로 병원에서 일하려면 이런 케이스들 많이 겪어봐야 하는걸.”
”그래도 너가 힘들까봐서 그래.”
”괜찮아.”

 

 그리고 출근한 저녁.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그녀(!)를 또 맡게 되었다. 첫날 그녀를 맡았을 때 day shift 간호사가 ”drug seeker”라고 인계를 준 것에 반해 그녀의 태도는 그닥 나쁘지 않았다. 적당히 통증과 오심을 호소하며 약을 달라고 했을 뿐, 아. 더불어 혈관이 너무너무 좋지 않아 IV 잡느라 상당히 고생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꽤나 nice한 편이였다. 그래서 나는 그 날 저녁도 그닥 힘들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일할 때 근무자들끼리 통하는 rule이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누군가에게 ”아. 오늘 좀 편하네.”라는 말을 절대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럼 꼭 대형사고가 뻥뻥 터져서 다리에 불이 나도록 뛰어다녀야 했다. 나는 근무 시작 후 두어시간이 지나서야 근무 전 남자친구에게 라는 금기 단어를 쓴 것을 떠올리며 후회 섞인 한숨을 푹푹 쉬었다.
 
 ”허리도 아프고 너무 울렁거려요. 약 주세요.”
 ”I’ll go check your chart first and then I’ll do what I can do for you, okay?”
 Chart를 보니 한 시간 전 Demerol 50mg 과 Phenergan 25mg을 IV로 맞은 터다. 
 “약을 준게 한 시간 전이니 좀 더 기다려보는게 좋겠어요. Next dose까지 3시간을 더 기다려야 해요 . 두 개 모두 강한 약들이니 좀 더 보자구요.”
 그렇게 실랑이를 좀 하다가 30분쯤 지났을까. 침대 위에서 울며 불며 난리가 났다.
 “ I wanna talk to a Dr about pain medication.”
 이미 이틀 전 Dr.는 Demerol 25mg도 충분한데 무슨 약을 더 주냐고 난리치다가 50mg으로 증량한 상태였다. 전화를 걸자 예상했던대로 <더 줄 약이 없다>는 대답 뿐이다. 더군다나 ER에서 바쁜지 아주 Yelling을 해대고 난리다. 겨우내 받아낸 order는 Sonogram 뿐. 환자에게 약은 없고 내일 추가 검사가 있다고 하니 아주 뒤집어진다.
 “I don’t want another test. Do something for this damn pain.”
 서럽다는 듯이 아주 엉엉 울어대는데 지나다니는 care partner며 간호사들이 무슨 일이냐며 물어댄다.
 
 <야. 너 지금 장난해? 이게 진짜 demerol을 50mg에 Phenergan까지 맞아놓구선 뭐가 더 필요하다고 난리야. 너 진짜 그렇게 아파? 검사해봐도 아플 구석이 없구만.> 그 연기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아주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가서 “Wake up!!!!!”하고 따귀라도 한대 올리고 싶은 심정이였다.
 결국 다시 Dr.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렇게 Dilaudid 를 처방받아 주니 5분만에 아주 happy해져서는 방문자들이랑 수다를 떨고 있다.
Shoot.
 
Supply room에서 만난 Tammy.
 “You okay? You don’t look good.”
 “Not really. One of my patients just make feel like I’m such a bad person neglecting her in pain. And even the Dr yelled at me on the phone.”
 “Oh…. Don’t take it personally. 걔네들은 자기네들이 신인줄 알아. 나는 그래서 Med/surg에서 일하기가 싫어. Dr. 들이 너무 재수없거든. 그나저나 어딜 가나 그런 drug seeker들이 있기 마련이야. 더 nasty한 환자들도 보게 될 텐데. 신경쓰지마. 그냥 달라는대로 줘.”
 “Shoot… I’m really frustrated and I fee like I’m a waitress to serve narcotic drugs.”
 “I know how you feel.”
 
 조금 지나 그 병실에 다시 들어가니
 “아까는 내가 애기같이 굴어서 미안했어.”
하며 사과한다. “No problem.”하고 뒤돌아 나왔지만 속은 <됐거든?! 넌 이미 나한테 찍혔어.> 하며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나는 간호사로서 자질이 아직 부족한지도 모른다. 10분~20분 간격으로 내 불러대며 약 달라고 연기해대는 이 약물 중독자들을 보면서, 처방대로 그들에게 그 비싼 Demerol, Morphone, Dilaudid, Phenergan등을 줄 때마다 이 약들이, 그들에게 매달리게 되는 그 시간들이 너무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그들이 너무 자주 불러대는 통에 그 방에 들락날락하며 다른 환자 간호할 시간을 빼앗기는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환자의 calling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Neglecting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시쯤 너무 지쳐 staff lounge에 들어가 coffee한 잔 들고 있으니 열이 잔뜩 오른 Amy가 들어온다.
 “Amy, 너 그 환자 맡았다며? 나 며칠 전 그 환자 맡고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Oh, you did? She is such a BITCH.”
 며칠 전 들어온 또 다른 drug seeker인데 정신이 헤롱헤롱한 상태에서도 10분 간격으로 call을 해대며 약을 달라고 조르는 사람이다.
 지난 석달 간 drug seekers들을 보면서 공통점을 몇 발견했다.
 알콜 중독자들이 거짓말을 참 잘한다는 건 많이들 들어봤을테다. 약물 중독자들은 알콜 중독자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거짓말에 연기가 아주 그만이다. 통증을 호소하는 그 모습을 보면 아주 금새라도 돌아가실 것만 같다. 그런데 약을 주입하고 나면 상태가 dramatically 좋아진다. 이 기분 좋은 상태가 환자마다 5분에서 2~3시간 정도 이어진다. 그들은 통증 뿐만 아니라 nausea도 같이 호소한며 Phenergan을 달라고 한다. 다른 antiemesis medication은 보통 refuse하거나 allergy가 있다고 그런다. 과장된 제스처와 말투가 특징적이며, 신체 어느 부위의 혈관이 좋은지도 너무 잘 알고, 약을 요구할 때 약 이름과 함께 dose를 같이 요구한다. 난리끝에 약을 맞고 나서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미안해. 내가 널 힘들게 했지?”하며 아주 착한 척 한다. 무엇보다도 이 사람들, 엄청 call해댄다. 그래서 다른 일을 못할 정도다.
 그런 환자들 그냥 퇴원시키면 안되냐고도 물어오지만, 퇴원시키면 또 다른 통증을 핑계로 다른 병원 응급실을 통해 입원을 하고는 또 약물을 요구한다. 어쨌거나 응급실에서는 환자가 지속적 통증을 호소하면 drug seeker라 하더라도 일단 입원시켜서 do something for pain 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 있다 복도에서 다시 만난 Amy.
 “How's it going?”
 “She called me again. And I said  "I will be there in 2 hrs."and now she is pissed off. She said she is so disappointed with the service and not gonna come back to this hospital again. Now I’m saying ”
 모두들 웃어 넘기지만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한 이 drug seekers들과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만 같아 절로 한숨이 나온다.
 아. 나는 정말 이 drug seekers들이 정말정말정말정말 싫다.
그들에게 쓰이는 나의 이 간호가, 에너지가 너무 소모적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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