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bation
  • 조회수: 4437 | 2015.04.02

정말 오랜만이네요. 잘들 지내시지요?
저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12시간 주 3일씩 근무하다가 8시간씩 2주단위로 9일 근무를 들어가니
사실 거의 매일 나이트 근무를 하는 듯한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첫 두세달간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피부도 완전 더러워지고 만성피로에 시달렸습니다만
그것도 6개월 지나니 어느정도 적응되어 이젠 좀 할만하단 생각이 드네요.
남편이 아직 new job을 찾고 있는 중인지라 일단 지금 근무일정을 몇 달에서 일년 이상은
감당해야 할 듯 하지만 남편이 새 직장 찾아 적응할 때쯤이면 저도 데이근무로 옮기던,
근무일수를 줄이던 해서 엠마와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어제로 길고 긴 probation 기간이 끝났습니다.
probation이라고 보호관찰?기간같은게 있는데, 병원마다 그 기간에 차이가 좀 있습니다.
이전 병원에선 probation 기간이란 것 자체가 없었는데 많은 병원들이 점점 이 제도를 만드는 분위기고요.
이 기간 중에 같이 일하는 charge nurse라던지 preceptor들, 동료들은 그 간호사를
곁에 두고 같이 일하며 늘 evaluate하게 됩니다.
문제가 생기면 fire될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죠.
이 기간동안엔 타부서로 float가는 일도 없고 간호사 수가 환자수보다 많다고 해서 call off 되는 일도 없습니다.
계속 스케쥴대로 일을 하며 일을 배워나가야 하는 기간이라 휴가도 주어지지 않지요.
부서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 싶어 다른 부서로 가고 싶어도 이 probation 기간엔 transfer가 불가합니다.
그래서 지난 6개월간 심신이 정말 힘들었네요.
두어달 전쯤에....이 probation기간이 끝나면 휴가를 신청해서 어디로든 가야겠다 계획했고요.
다행히 매니저님(!)께서 일주일 휴가를 approve해주셔서 ㅋㅋㅋㅋㅋ
조만간 마우이로 온 가족이 가족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지난 6개월간 스트레스 받으며 일해서 그런지 이번 가족여행은 저에게 정말 달콤할 것 같아요.



새로운 병원일엔 꽤 많이 적응한 상황입니다.
이전 병원에 비해 의사들이 정말 nice해서 밤에 전화할 때마다 부담이 훨씬 덜하고요.
ICU에서 일하다 Tele로 오니 환자들도 상대적으로 많이 경해서 그에 대해 스트레스도 덜하네요.
다만 이 곳 북가주에 나이든 환자들이 정말 많은데다 지금 부서가 Stroke/Tele 부서인지라
Dementia에 stroke 포함 Heart problem을 안고 들어오는 80~90대 환자들을 정말 많이 보게 되어
그로 인한 스트레스는 좀 있는 것 같아요. (어떨 땐 assign 받은 환자 네 명이 모두 90대인 경우도...)
이전 병원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50~70대여서인지 나이든 환자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Delirium을 많이 보지 못했었는데요. 이 곳은 거의 매일 터지는게 Acute Delirium이고,
그로 인해 일주일에 몇 번씩은 Code Gray가 뜹니다.
Code Gray는 부서에 aggressive하고 combative한 환자가 생길 때 쓰는 Code입니다.
환자가 confused해져서 치료를 거부하고, 스텝을 때리기도 하고, 욕하고 침뱉기도 하며
IV막 뽑고 방에서 걸어나오려고 한다던지, 침대에서 떨어지려고 할 경우
Code Gray를 initiate하고요. 온 병동에 Code Gray 방송이 뜨면 몇 분 안되어
Security 포함 flex nurse 및 nusing supervisor가 출동합니다.
환자 진정시키고, 필요하다면 restraints 달고, 의사에게 바로 연락해서 Haldol 투여하고...
그 모든 과정들이 아주 신속하게 진행되니 참 좋더라구요.



제가 이젠 제법 적응을 했다 생각해서 그런지 charge들도
acuity가 높은 환자들을 좀 자주 안겨주십니다. (ㅎㅎㅎ...)
그래도 한국에서 정말 바쁘게 일했던 경험들...
이전 병원 ICU며 SDU에서 바쁘게 일했던 경험들....
힘들었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웠던 그 경험들 때문에
이 병원 이 병동에서 손 많이 가고 중증도 높은 환자들을 맡아도 부담은 덜한 것 같아요.
저를 좋아해주는 간호사들도 좀 생겼고요. 이젠 좀 편해졌다고
IV는 늘 저에게 부탁하는 charge도 생기고 병동에서 생기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암튼 일하는게 점점 재밌어지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 병동에서 너무 오래 있진 않으려고요.
이 병원 시스템과 프로토콜.... 사람들과 좀 더 익숙해지면
다시금 critical care쪽으로 들어갈까 생각중이긴 합니다.



이제 완연한 봄이네요. 지 앞에 심어진 무화과 나무에 열매가 열렸고요.
뒷마당에 심은 딸기밭에서 딸기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아침에 쌀쌀하긴 해도 낮되면 많이 더워져
광합성하며 하이킹하기 더없이 좋은 그런 때네요.
빨리 여름이 와서 근처로 캠핑갈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ㅎㅎ
간만에 제 소식 전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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