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
  • 조회수: 5824 | 2014.12.22

 


 

 

 

 

같이 일하는 동료로부터 선물을 받았습니다.

평소 좀 깐깐하고 말을 툭툭 내뱉기로 유명?한 경력자였는데,

그 전날 좀 바쁘게 일을 하는 것 같아 일을 좀 도와주었어요.

IV 잘 안되는 환자가 있어 flex nurse가 와서 몇 번을 찌르고 있는 것 같던데,

언듯 보니 내가 해도 될 것 같아 IV 한번 잡아주고,

그마저도 환자가 confused해 잡아빼는 통에 다시 한번 더 잡아주고,

다른 환자 화장실 가는거 좀 도와주는 뭐 그 정도였습니다만.

그녀는 "이 병원에서 남들은 절대 안 해주는 그런 도움이였다."며

선물과 카드를 내미네요.

그녀가 한 말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보았습니다.


 

nursing은 team work이여야 합니다.

오늘 경했던 환자가 내일은 갑자기 중환이 되는 수도 있고,

오늘 멀쩡했던 환자가 갑자기 병실에서 code 떠서 CPR 하는 상황도 발생하죠.

아무리 charge nurse며 flex nurse 포함 RRT가 와서 도와준다해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도움 없이는 그 모든 상황이 smooth 하게 진행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맡은 환자 네 명 중 한 명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어요.

그래서 정말 바쁘게 의사에게 전화를 걸고 오더 받으며 움직이고 있는데,

다른 두 명의 환자들이 계속 콜벨을 누르며 "화장실 가야겠다.", "나 아프다. 통증약 달라."고

불러대는데 그 옆에 같이 일하는 간호사들이 이를 도와주지 않으면

그야말로 담당간호사는 죽을 맛이 되는거죠.

이전 병원은...SDU나 ICU에 있을 때 이런 team work을 같이 발휘할 수 있는

간호사들이 꽤 많이 있어서 일할 때 많은 도움이 됐었고요.

일하는 것도 참 재미가 있었습니다.

서로 도와주고 같이 일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죠.

그런데 이 새 병원은 간호사 개개인이 경력이 일단 많고, 환자들도 상대적으로 경해서 그런지,

서로 도와주고 커버해주는 team work이 잘 보이지 않더군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얼마전 간호사 상대로 survery를 한 적이 있는데, 그 survery 결과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 중에 몇몇 간호사들이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내 환자가 아니라고 콜벨 무시하거나, 그냥 그 방에서 나가버리는 경우가 곧잘 있다고...

이건 team work이 아닐 뿐더러 환자 safety에도 좋지 않다고요.

같이 일하는 간호사 모두가 느끼는 바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culture라는건 쉽게 바뀌는 것 같지 않았어요.
 

 

암튼 이 병원에서 일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난 요즘 저는 일도, 챠팅도 많이 익숙해져서

요즘은 슬금슬금 돌아다니며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도와주러 다니다 너만 피곤해질 뿐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그런 도움만 믿고 더 게을러질 수 있다고 도와주지 말라는데,

한국에서 일하며 배운 job culture를 떨쳐내며 일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불어 그렇게라도 조금씩 이 곳 culture를 좀 바꿔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네요.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입니다.

한국은 많이 추워졌다죠. 이 곳은 storm이 세 번이나 오는 바람에

지난 2~3주간 정말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날씨도 많이 쌀쌀해졌고요.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연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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