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엔테이션 독립후 첫 주
  • 조회수: 5743 | 2014.10.30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on my own으로 일하는 첫 날,
기가 막히게 제대로 감기에 걸렸습니다.
short staff은 아니였지만 오리엔테이션 끝나자마자 sick call (일종의 병가처리)을 하기가 그래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제 상태를 보고 있던 주임 간호사가 저에게 일을 할 수 있겠냐 묻더군요.
그래서 "일단 두고 봐야겠지만 sick call 부르기가 조심스럽고, 왠만하면 일하고 싶다."고 하니
너 내가 볼 땐 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냐....하면서 오지 말라고 합니다.
일단 제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태가 아닌데다,
제가 돌아다니며 다른 staffs, 환자들까지 아프게 할 수 있으니 당연한 조치죠.
그래서 이틀 sick call을 부르고 집에서 쉬었습니다.
다행히 쉬는 동안 몸이 많이 좋아졌고, 그렇게 지난 주 일요일부터 근무를 나갔습니다.
 
 
 
오리엔테이션 중에도 느낀 거지만,
병원 시스템이, 특히 nursing support system이 좋으니
일에 대한 부담이 이렇게 줄 수도 있구나 싶네요.
예전에 일했던 병원과 비교를 하자면,
이전 병원은 모든게 컴퓨터 전산화 되어있었지만
많은 부분 paper works이 남아있었습니다.
가령 예를 들어 환자가 restraint을 하고 있으면
restraint 오더를 언제 요청해서 언제 오더를 넣었는지,
오더 요청하기 전에 어떤 액션들을 취했는지 document 하고,
restraint을 넣으면 initiation form을 열어 따고 document 하고,
2시간마다 monitoring form을 열어 또 document 하고,
오더는 72시간 안에 renew 되었는지 확인하고,
매 shift마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restraint 교육했는지 또 document 하고,
plan of care (Nursing diagnosis 및 interventions) 를 또 document 하고....
암튼 이 restraint 하나 하는데에 이 많은 것들을 매 순간 document하고
또 document 하고 주임간호사는 이를 또 하나하나 다 열어 체크하고 그랬습니다.
이 체크하는 걸 Audit/Auditing이라고 하는데 주임간호사 주 업무 중 하나였죠.
Restraint은 audit해야 할 것들 중 하나일 뿐이였습니다.
pain 에 대한 document은 적어도 4시간마다 되었는지,
pain 양상에 대한 document은 있는지, 약 들어간 시간에 맞춰
또 document 되어있는지...또 Audit하고,
환자 한명한명에게 기본으로 주어지는 education (DVT prevention, fall, general,
infection risk, skin risk) 이 다섯가지가 매 shift당 document 되어있는지
또 audit하고.... 그러다보니 주임간호사가 정작 해야 할 환자 간호 및
스텝 널스들 support일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자주 벌어졌습니다.
 
 
 
결국 그 몫은 같이 일하는 스텝 널스들 각각에게 분담이 되었고요.
스텝 널스들은 buddy system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서로 도와야했죠.
간호사라고 모두 다 서로 잘 돕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간호사들은 자기 환자 일 아니면 쳐다도 안 보고,
또 어떤 간호사들은 자기 환자 포함 다른 환자/간호사 도와주느라 늘 바쁘죠.
그러다보니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일이 정말 힘들 때가 종종 발생합니다.
step down과 MICU에서 일하는 동안 저는 정말 일이 즐거웠는데요.
반면 집에 올 때마다 거의 좀비가 되었습니다.
mentally 그리고 physically 너무 힘들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곳에 오니 일단 tele unit이라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인 경한 이유도 있지만,
위에 언급한 bedside care와는 상관없는 잡다구리한 audit이며 document 이 없어
일이 많이 편했고요. 그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했습니다.
환자들은 이전 병원에서 보았던 tele 환자들보다 더 많이 경해보였습니다.
이전 병원의 med/surg 에서나 보던.... remote tele 수준이랄까요.
Remote tele 는 med/surg 에 입원한 환자지만 어느정도의 cardiac monitoring이
필요한 그런 환자들을 말합니다. cardiac 중재가 그닥 필요하진 않지만 모니터링은
필요한 그런 수준.... 반면 tele 환자들은 cardiac 중재도 필요한 그런 환자들이죠.
Bakersfield에 비해 이 곳 북가주는 환자들 삶의 수준도 좀 나아서 그런지,
환자들 대부분이 well educated 수준이고, 약물 중독도 훨씬 덜하고,
환자며 보호자들 중 간호사, 의사인 사람들도 많아 대화도 쉽고, 설명도 쉽고,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일도 좀 쉬워지는 느낌이랄까요.
다만 환자들 나이대가 좀 엄청납니다.
Bakersfield에서 본 대부분의 stroke, Heart attack 환자들은 50~70대였는데,
여기서 본 환자들 거의 80~90%가 80~90대였어요.
당연히 노인간호에 대한 이해가 절실해졌죠.
 
 
 
 
북가주 병원들 페이가 좋다보니, 이 곳으로 유입되는 간호사 수도 많아서인지,
경쟁이 많이 심하다는 건 이미 이전 글들 통해 말씀드렸습니다만....
실제 병원 들어와 간호사들을 보니 왜 힘든지 더 이해가 되더군요.
tele unit인데도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ICU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였습니다.
이전 병원에 비해 board certified nurse (임상전문경력간호사?) 들도 두 배 이상으로
많았고, 이 곳 병원에서 10~20년 일한 간호사들이 태반이였어요.
이전 병원은 떠나는 간호사도 많으니 새로 유입되는 간호사들도 많아
대부분의 경력자들이 2~3년차들이였거든요.
travel nurse들도 많아서 늘 경력많은 간호사들이 이 모든 간호사들을
옆에서 챙겨주고 도와주고 했어야 했는데, 이 새 병원은 모두가 경력자다보니
서로 돕고 챙기고 할 것 없이 개개인이 알아서 일들을 다 처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서로 가르치고 자시고 하는게 없더라구요.
Document 시스템도 이전병원에 비해 훨씬 simple 해서 편하고,
무엇보다 주임간호사와 resource 간호사, flex nurse가 있으니 너무 좋았습니다.
이 간호사들은 환자 간호를 하지 않고요. 스텝들 지원만 합니다.
이전 병원에선 제가 resource nurse를 하는 중에 힘든 환자들을 주로 맡으면서
다른 간호사들까지도 돕는 일을 해야 해서 너무 바빴거든요.
그런데 여기선 스텝 널스가 바쁠 땐 대신 신환도 받아주고, IV, 약투여 해주고,
환자 거동도 도와주고 합니다. break time 커버도 해주고요.
이건 마치 unit에 환자를 맡지 않은 경력간호사가 두 명이나 엑스트라로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요.
 
 
 
 
Break time에 대해서도....
이전 병원은 간호사들이 바쁘면 break time을 가질 수가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졌다고 기재하고, pay를 못 받는 경우가 허다했죠.
예를 들어 MICU에서 간호사 A,B,C,D 네 명이 같이 일을 하고 있으면
AB가 서로 buddy, CD가 buddy가 되어 서로 환자를 봐주도록 합니다.
그런데 A가 break time을 가지는 동안 B는 이 ICU 환자 네 명을 보고 있는 셈이 됩니다.
또 A 환자가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져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아지면
A는 감히 B에게 "나 쉬러 들어갈테니 이거해주고 저거해주고...."하고 요구하기가
힘들어지죠. 특히나 A가 보던 환자가 중환이라면 B가 핸들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지니
break time 못 갖고 A는 밤새 죽어라 환자 간호만 하게 됩니다.
이럴 때 주임간호사가 나서서 도와주고 간호사가 break time을 가지도록 support해야 하는데,
주임은 주임대로 audit하느라... 또 다른 일들 하느라 바빠 그러지도 못합니다.
이 새 병원의 경우 모든 간호사들에게 break time 하라 시간을 정해주고요.
그 시간이 오면 인계주고 받고 간호사는 바로 사라집니다.
점심시간 (밤근무여도 30분 밥먹는 시간을 무조건 lunch time이라고 합니다.)
30분에 break time 15분 다 붙여서 45분을 full 로 쉽니다.
어떤 간호사들은 조용히 사라져 그 45분간 잠자고 오기도 하더라구요.
ICU의 경우 환자들 turn 하는 팀이 따로 있어 간호사들이 일일이 환자 turn 할 일도
없다고 하네요. 샌디에고에 있는 Sharp(역시 magnet입니다.)도 turn team이 있다고 들었네요.
 
 
 
침대도 다 다릅니다.
침대가 모두 다 한 종류고요.
사이드 레일 조절 및 bed alarm 울리는 시스템이 아주 좋습니다.
환자 개개인의 중증도에 맞게 간호사가 일일이 사이드 레일을 조절하고
safety alarm을 켜놓을 수 있게 되어있고요. head up 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confused 환자가 침대 높낮이를 조절하지 못하게 lock 장치도 걸 수 있습니다.
모두 일인실이고, 각 방마다 정말 좋은 view에, 세면대에 화장실이 다 갖춰져있고,
Vital signs check machine, 컴퓨터가 다 있었습니다.
TV도 우리집에 있는 대형TV 수준이였고요.
 
 
 
 
시스템이 이렇게 다르다보니
일하는게 한결 수월하고 편합니다.
아직까지는요.
같이 오리엔테이션 받은 간호사들이 북가주 주변 병원에서 일하던 간호사들인데,
(모두들 washington, Good sam, County hospital, Stanford에서 일했던지라
일한 경험들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지금 이 El camino가 그래도 이 북가주에서는
간호사들에게 제일 supportive하다는, 그래서 다들 이 곳으로 오고싶어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Stanford도 시스템이 크게 다르진 않은데,
teaching hospital이다보니 환자들 demand가 많이 높다고는 하네요.
그젠가 아침뉴스를 보니 O'connor hospital은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지
팔리길 기다리고 있네 마네 소리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HCA계열 good sam은 이 곳 지역에서 평이 제일 안 좋구요.
참, 이 곳에서 일하면서 힘든거 하나는, 영어가 안되는 노인 환자들이 많다는 겁니다.
특히 중국 환자들이 많았는데요. 미국 와서 spanish를 배워야 한다 늘 생각했는데,
북가주 와서는 만다린을 배워야겠구나 절실히 느끼는 중입니다. -_-;
찾아보니 지역 adult school에서 만다린 클래스도 싼 가격에 운영중이네요.
시간내서 클래스 찾아 들어보려구요.
북가주로 오시려는 분들 참고하세요.
 
 
 
 
그나저나 지난 주 first pay check도 받았습니다.
운이 좋아 들어오자마자 annual income raise 를 받아 돈을 조금 더 받았네요.
이번달인가 다음달 말엔 보너스도 나온다고 해서 기대중입니다. ㅎㅎ
first pay check을 보니 이전 병원에서 벌던 돈의 2배가 조금 안되는 금액입니다.
렌트비며 프리스쿨비로 엄청난 돈이 나가서 좀 우울했는데,
아. 이래서 사람들이 아무리 이 곳이 비싼 동네라도 살 길은 주어진다고
하나보다....싶었네요.
 
 
 
Acute care 병원간에도 이런 차이들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네요.
일단 경력없고, 취업이 목표인 선생님들께는 좀 먼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경력이 좀 있고, 더 좋은 병원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이런 시스템이 있구나, 이런 시설들이 있구나라는 것들 알아두시고,
병원 지원하시거나 알아보실 때 참고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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