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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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3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지지난주 한국에서 친정엄니가 오셨다.
그리고 며칠 전 남편은 cardiac ablation을 받았다.
친정엄니는 시어머니와 달리 오시자마자 집안 청소를 마다않으셨고,
언제든 도와줄 준비가 되었다며 늘 대기모드셨다.
Ablation을 하는 날도 엄니는 아침 일찍 병원으로 향하는 우리 대신
엠마를 봐주셨고, Daycare에서 픽업하고 난 후 몇 시간을 또 봐주셨다.
나이 들어 에너지 펄펄 넘치는 4살짜리를 몇 시간씩 보기가 쉽지 않으셨을텐데.
미안하고 또 고맙다.
간만에 쓰는 글..... 몇 주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이런저런 문제에 합병증까지 생겨 GCS가 3~4에 가까운,
그래서 supportive care를 하며 Code status 바꾸기를 기다리는
그런 환자를 며칠째 맡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가족들은.... 그 환자와의 bonding이 강했고,
환자 상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해 계속 full code만을 고집하는 상황.
결국 high bleeding tendency에도 부족하고 long term care를 위한 수술을
하루에 두 건이나 마쳤다.
환자는 반응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vital signs은 반응하기 시작했고,
서서히 Heart rate이 오르기 시작했다.
호흡도 가빠지는 걸 보니 뭔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담당의가 찾아와서 얼른 CBC를 Stat으로 돌렸다.
결과를 기다리면서 oral care를 하고는 침대보를 정리하고 방을 나서기 전
모니터를 한번 더 보고 있는데 Heart rate이 서서히 떨어지더니 80에 멈쳤다.
septic이였던데다 bleeding 위험으로 Tachy를 유지해야 할 환자가
Sinus rhythm으로 떨어진 것은 뭔가 잘못된 것.
순간 내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서둘러 pulse를 체크하니 pulse가 만져지질 않는다.
PEA였다. 그리고 나는 CPR을 시작했다.
온 병동에 Code blue 경고음이 울려댔고, 일분도 안되어 같이 일하던 간호사들이
Crash cart를 밀고 들어와 "무슨 일이야?"하며 물어댄다.
"PEA! no pulse! no pulse!"
옆에 있던 RT에게 chest compression을 맡기고
나는 서둘러 epi를 푸쉬했다.
우리는 그렇게 15분 넘게 CPR을 했지만 환자는 너무 중환이였고 그대로 사망했다.
환자 심장상태가 너무너무 안 좋다는 걸 안 의사는 CPR을 오래 끌지도 않았다.
모두가 나간 그 방에서 나는 환자의 눈을 감겨주고 더러워진 얼굴과 몸을 닦아주고는
침대보로 몸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울어주었다.
마치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영정 앞에서 곡소리를 내며 영혼을 위로하듯,
마지막까지 고통에 신음하다 이 세상을 떠나는 고인을 위해
슬퍼해주고 울어주는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전부인 것 같았다.
오래가지 않아 가족들 모두가 도착했고, 그렇게 그네들은 마지막 인사를 주고 받았다.
몇 시간 지나고 나서 나는 그 방에 또 신환을 받았다.
신환을 받으며 나는 웃고, 내 소개를 하고, 앞으로의 치료 계획에 대해 설명을 했다.
방을 나오면서 문득 둘러본 ICU 병실들....
그 각각의 방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터졌을까.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안녕을 고하고 이 세상을 떴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묘한 공간인 것 같다.
주말이다.
친정엄니는 아직 시차적응 중인지 피곤해하셨고,
남편은 어제 좀 걸어다녔다고 금새 양쪽 groin 이 살짝 부어올라 신경이 예민하다.
다행히 bruise도 없고 tenderness도 없어 일단 살펴보기로 하고
침대에 누워 쉬고 있으라고 했다.
나는 아버지가 lung ca로 수술을 받고 chemo를 하면서
남들은 겪지도 않는 정말 흔하지도 않은 온갖 합병증을들 모두 경험하며
힘들어하셨던 모습을 봐왔던지라 내 남편이라고 해서
그 VIP syndrome에서 예외는 아닐꺼란 생각에 솔직히 예민해져있다.
하지만 나까지 그런 모습을 보이면 더 불안해할 남편이기에
태연해 보이려고 노력중이다.
모쪼록 빨리 회복해서 다음달에 다시 수술받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