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친절”
-
조회수: 3376 |
2014.02.24
A 씨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남자 환자인데 자기가 집에서 혈압을 몇번 재었는데 혈압이 계속 높게 나와서 클리닉에 찾아왔다. 혈액검사 결과는 살펴보니 LDL (Low density lipoprotein)이 상당히 높았다. 본국에 있는 형제들도 이미 고지혈증이 있어서 Cholesterol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first line therapy로 쓰이는 Diuretics 계통인 hydrochlorthiazide 25 mg .P.O. daily 로 처방을 하여 주고 Cholesterol 을 낮추기 위해서 Simvastatin (Zocor)10 mg p.o. daily, HS 를 처방하여 주었다.
환자에게는 혈압약이 이뇨제 계통이니까 아침에 드셔야 한다는 것과 Simvastatin은 Cholesterol 밤에 높아지니까 주무시기 전에 드셔야 한다는 것, 혹시라도 근육통이 느껴지면 곧 연락을 달라고 하고 2주 후에 다시 follow up을 오기로 하였다.
NP학생 실습 때 환자가 이뇨제 계통의 혈압약을 모르고 자기 전에 항상 복용을 하고는 왜 이 혈압약은 밤마다 화장실 출입을 하게 하느냐고 묻는 것을 보고 의사와 내가 “그 약은 밤에 드시면 안돼요” 합창을 했던 기억이 났다.
다른 statin계통의 약보다 의사들 거의 대부분이 Simvastatin을 처방하는데 그 이유는 이 약은 generic이어서 약값이 다른 약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하였다. 또 다른 문제가 없는가 물으니 약간 주저주저하면서 밤중에 소변을 보러 자주 일어나고 소변을 봐도 he feels like his bladder is not completely empty. 그리고 urgency, continue to dribble at the end 를 호소하였다. 증상으로 보아서 나이에 비해서 빨리 오긴했지만 BPH (benign prostate hypertrophy) 같았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다 치료 할 수 없으니 우선 순위를 정하고 급한 것부터 해야하는데 이 환자의 경우 LDL이 높으니까 그것부터 치료하기로 하였다.
미국은 보험 종류가 하도 많아서 환자에게 처방을 써 줄때도 이 처방이 환자보험 적용이 되는지 안되는지 그것도 늘 고려해야 되고 신경쓸게 많아 보였다.
Dr. D는 환자에게 사랑과 존경을 한 몸으로 받는 의사로서는 참으로 성공하신 분인데 그 배경에는 그 분의 따뜻한 성품이 한 몫한 것 같았다. 처음에 인터뷰를 하러 갔을 때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환자가 12명이나 되어서 나는 기절 초풍할 지경이었다.
아무리 환자를 빨리 봐도 15분 정도는 걸리는데 이 사람들 중 누군가는 3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내가 마음이 다급해졌다. Dr. D 인터뷰 도중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대해 주시면서 내게 제일 바라는 것은 환자들에게 잘해 주는 것이라고 하셔서 “그건 내 전공 이니까 염려 마시라” 고 하였다. 내 책 ‘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를 고등학교 동창들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면서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정말 이렇게 환자 이야기를 잘 듣고 친절 하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렇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상당히 놀라는 것 같았다.
미국에서 간호사였다가 의대를 가서 응급의학 전문의가 된 친구도 내가 practice를 시작 한다니까 클리닉에서는 한가지만 잘하면 성공이라면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 친절” 이라고 강조를 한 말이 생각났는데 Dr. D도 똑같이 의사는 “ 내가 의사요" 하고 잘난 척만 안하면 환자는 오게되어 있다고 하셨다.
Dr. D는 환자들이 그를 겨우 10분, 15분 만나려고 3시간도 기쁘게 기다린다고 하셨는데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세시간 기다렸어요 하고 들어 오는 환자가 종종 있는데 누구도 화난 기색이 없었다.
이 분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 환자는 chest pain이 있다고 문자 메세지가 왔단다.
그는 휴가를 가려고 비행기를 타려고 대기 중이어서 빨리 응급실로 가라고 했더니 싫다고 Dr. D를 기다리겠다고 해서 그러면 죽을 테니까 당장 가라고 했단다. 세상에 의사가 얼마나 좋으면……. 내 앞에서도 Dr. D를 얼마나 자랑을 하고 칭찬을 하는지 나는 그저 미소만 머금고 듣고 있었지만 의사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