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나는 중국 북경에 소재한 출판사로부터 내 책 겉장 디자인을 문자로 받았다. 한국어판이 나온 직후부터 중국어판 찍는 것을 추진하였으니 실로 5 년만의듣는 반가운 소식에 나는 참으로 감격하였다. 내 책을 안면이 있는 중국 한의사에게 보여 주며 중국어로 번역해 보지 않겠느냐는 내 제안에 그는 책 내용을 훑어보더니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며 해 보고 싶다고 했다.
난 중국에서 책을 낼 때도 병원 사진을 쓰고 싶어서 그러면 내가 병원에 가서허락을 받아올 테니 며칠 기다리라고 하였지만 3일 후에 다시 만났을 때 그는 내 책의 3분의 일 가량을 이미 번역해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3 일 동안 어떻게 이렇게 많이 번역할 수가 있었느냐 물으니 컬럼비아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 유학생들에게 번역을 맡겼다고 했다. 어쩐지 작업속도가 빠르다 했더니 역시 똑똑하신 분이네. 똑똑한 사람과는 일 할 맛 나지…. 나는 속으로 웃었다.
그때 당시 병원 원장님은 Robert Kelly였는 데 그분은 나를 비롯한 직원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몸에 받으시는 훌륭한 분이셨다. 나는 닥터 켈리께 이러저러해서 제 책, 중국어판 그리고 일본어판을 찍어보려는 데 병원 사진을 계속 사용해도 되느냐는 이 메일을 보냈더니 금방 답장이 왔다.
한국어 영어판을 두 권 원장님께 이미 증정하여서 그분을 내 책에 관해서 알고 계셨다. 사실 병원 사진을 내 책 표지로 쓰게 되면 그 큰 중국에 돈 안 들이고 우리 병원 광고를 하는 셈이니 원장님이 좋아하실 것이라 생각 했는데 내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원장님은 잘된 일이라고 축하해주시면서 책표지는 중국어판 이든 일본어 판이든 쓰고 싶은 대로 쓰라고 하셨다. 그리고 그분은 한마디 덧붙이셨다. 당신 책이 중국에서 나오게 되면 당신은 세계적인 유명인사로 등극할 테니 그때는 나를 잊지 말고 꼭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나는 당신이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 전 부터 알고 지냈다. 중국어판 책이 나오면 꼭 한 권 갖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우리 병원 원장으로서 정말 나 같은 사람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가 많으신 분이 격려와 유머가 넘치는 답장을 금방 보내 주셔서 참 감사했다.
번역은 끝난 것 같은데 나와 중국 본토의 의사와 출판사를 연결해 주는 여기의 의사 닥터 리우는 일을 진행을 하는 것인지, 그냥 있는 것인지 빨리빨리 한국문화인 나와 만만디 만만디인 닥터 리우는 북경과 계속 접촉을 하고 있다는 소리만 되풀이하면서 나를 답답하게 했다. 일의 진척상황을 물어보다 지쳐서 내버려 두고 있던 어느 날 그는 당장 전화해 달라는 연락을 했다. 이번에 북경에 또 가는 데 책을 6권을 더 달라고 하면서 가서 책을 보여주고 일을 성사시켜 보겠다고 했다.
그때는 내가 펜실베니아에서 휴가 중이었는 데 휴가에서 돌아온 대로 그를 만나러 갔더니 왜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지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실은 자기가 중국에서 아주 유명한 의사의 제자라고 소개를 하면서 (나야 알 리가 없지) 자기가 출판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언제든지 무료로 찍어준다는 출판사가 서너 군데 되는 데 그 출판사에 내 책 출판을 맡기지 않은 이유는 출판사 지명도가 낮아서 매출과 별로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명도가 높은 출판사와 하려고 자기도 참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내가 많이 기다린 것 알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꼭 좋은 소식을 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또 2년이 속절없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계속 기다리지 말고 안 할 것이면 지금까지 10권도 넘게 갖다 준 책이나 일부라도 달라고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병원 근처의 그의 오피스로 가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나는 두 달이 넘도록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그의 오피스로 갈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았다. 내일 출근하면 가야지, 내일 출근하면 가야지 마음을 먹어도 나는 가지를 못했다. 그랬는데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좋은 소식이 있으니 빨리 오라는 그의 문자에 두 달 넘게 시간을 못 냈던 나는 어쩌면 그렇게 절묘하게 이것 저것 타이밍이 잘 맞는지 갑자기 시간이 돼서 그의 오피스로 총알 같이 달려갔다. 닥터 리우는 자기가 원했던 출판사에서 기나긴 내부 회의를 수도 없이 거치고 또 거쳐서 드디어 사장이 내 책을 자기네 출판사에서 찍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출판사는 중국에서 제일 좋은 출판사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 출판사에서 책을 찍는다는 것은 곧 매출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많은 사람이 기를 쓰고 여기서 찍으려고 하지만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자기네 명성에 걸맞은 책만 찍으려고 하니 선택되는 사람은 적다고, 우리는 정말 잘 됐다고 입이 귀에 걸려서 장황하게 하는 설명을 들었다.
찍는다고 했으니 곧 이제 계약서가 오겠구나 하는 나의 기대와는 달리 또 일 년이 휙 지나갔다.
그리고 내가 물으면 계약서를 작성 중이라는 똑같은 대답이 돌아와서 나는 묻는 것도 포기하고 자기네가 번역은 이미 다 했으니 안 찍으면 자기네가 더 손해일 테니까 하고 생각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난 그의 말대로 이 출판사가 그렇게 유명한지 알고 싶어서 옆집 중국인 노부부에게 중국어로 적힌 그 출판사를 보여주니 두 분이 아, 이 출판사요? 잘 알아요. 중국에서 아주 유명해요, 그리고 주로 의대 교과서를 찍어요. 이 출판사와 하게 됐다면 잘 된 것이죠. 중국에서 오신 분들이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나는 참으로 기뻤다. 그리고 또 걱정되는 것이 중국어로 내 책이 제대로 번역이었는지 확인을 하고 싶은데 이걸 어떻게 확인할까? 생각을 하다 보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우리 병원 중국인 매니저에게 보여 주고 그녀의 의견을 물으면 될 것 같았다. 내게 언제나 친절해서 영어판이 나왔을 때 선물로 한 권 주었기에 편하게 부탁을 했더니 읽어 본 후에 중국어로 완벽히 번역이 잘 됐다고 누가 했는지 참 잘했다고 했다. 일이 잘 풀리려나 보다. 나는 여러 가지 돌아가는 상황과 정황들이 참 고맙게 느껴졌다.
그리고 2015 여름에 그토록 기다리던 계약서가 오긴 왔는데 실망스럽게도 중국어로 온 계약서였다. 중국어를 아는 사람과 대충 내용을 읽긴 했는데 하다가 보니 화가 나서 박사 리우에 따졌다. 아니 이 출판사가 중국에서 제일 크고 유명하다면서 어쩌면 계약서를 중국어로 주시나요? 이런 것 영어로 번역할 만한 사람 그 회사에 없어요? 하고 신경질을 냈더니 미안하다고 가져가서 또 몇들 무소식이었다. 영어로 된 계약서를 주지 않으면 절대 사인도 안 할뿐더러 일도 더 진척 안 시킬 테니 그리 알라고 영어로 된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단호하게 잘랐다. 하지만 그리고 나서 몇 달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서 영어계약서가 문제인가보다 생각이 들었다. 영어 계약서를 내가 준비해서 보내는 게 빠를 것 같은 생각이 든 나는 영어, 중국어가 능통한 안젤라에게 전문을 영어로 옮겨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그녀는 내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안젤라가 번역해준 것을 바탕으로 딸의 도움을 받아 정확한 영어로 계약서를 내가 다시 쓰면서 내게 유리한 쪽으로 몇 가지 고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변호사에게 한번 보여주었더니 그만하면 됐다고 해서 그걸 주었더니 잘 됐다는 듯이 자기네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조항이라고 처음부터 우기던 조항을 빼 놓고는 거의 내가 고친 대로 내 말을 다 들어 주었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양쪽이 동의한 공식 계약서가 미국에 온 것은 공교롭게도 2015년 내 생일이었다. 뉴욕과 북경을 오가던 계약서를 생일날 받아드니 만감이 교차 하였다. 이것은 참으로 특별한 북경발 생일 선물이 아닌가……?
중국 측에서 보내온 계약서 내용 중에는 내 책을 중국어 말고 다른 나라 말로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지 번역해서 출판하고 판매하는 권리를 갖겠다는 귀엽고도 야무진 내용이 있었던 데 좀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똑똑한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난 이 조항을 완전히 삭제하고 중국출판사는 전 세계에 중국어 버전 출판권, 판권만 갖고 있다고 고쳤는데 중국 측에서는 거기에는 이의를 달지 않았다. 모르긴 해도 이의를 제기 해 보았자 시긴 낭비일 뿐 이라는 것쯤 이미 알고 있겠지. 똑똑한 사람들이니까……….
계약서에 사인을 했으니 이제는 책이 나오겠기 하는 내 기대와 달리 책 표지가 온 것은 2017, 5월이었다. 책표지가 나왔으니 이제 정말 곧 중국어판이 나오려나 하는 부픈 기대감을 안고 나는 그제야 주위 친구들에게 내 책이 중국에서 출판된다고 하니 많이들 신기해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면서 축하해 주었다. 표지까지 나온 후에도 내 책은 4개월 후에나 출판했으니 중국인의 만만디의 실체를 이번에 제대로 체험을 했다. 북경에서는 내게 책이 몇 권이 필요하냐고 물어왔다. 나는 그동안 내가 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공부를 하는 동안, 또 공부를 끝내고 책을 출간 할 때마다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나의 사랑하는 고마운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100권을 주문했다. “나는 저자니까 할인해 주시는 것 알죠?” 내 말에 닥터 리우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닥터 리우가 인터넷에서 이미 책이 팔리고 있다면서 컴퓨터에서 보여주었다. 의대 관계자인 자기 친구들 몇몇이 벌써 책을 주문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기에 중국의 의대 학장님들에게 한 권씩 선물로 보내서 책을 알리고 책도 읽어 보게 하면 어떻겠는가 하고 물었더니 북경에서도 그런 계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NP 일기 독자 여러분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을 감사드립니다. 특히 내 책 영어, 한국어판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를 구입하시고 좋은 book review도 써주시고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엣세이집, 뉴욕 클리닉 진료일기에 이미 언급을 했지만 어떻게 중국어판이 나오게 되었을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글로 써 보았습니다.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