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컬럼비아 의대 세미나에 다녀와서
  • 조회수: 5586 | 2017.07.05

 

컬럼비아 의대에서는 일년에 한번 일주일 동안 Annual update and intensive review of internal medicine 제목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주로 미국에서 의사나 NP, PA가 참석하기는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의사들도 참석하곤 하였다. 여기서 한국에서 온 내과 전문의를 만난 적도 있었고 여기 오면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서 나는 NP 학생때 부터 참석하기 시작하였다. NP가 되고난 후에는 Certificate을 갱신하기 위해서 100시간의 CME(continuing medicine education)를 따야하는데 여기 일주일 세미나에 참석을 하면 50시간이 해결되어서 나는 더욱 참석을 하게 되었다.

 

간호사도 참석할 수 있다고 광고를 해서 학생때 부터 참석하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많이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다가 졸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NP로 프랙티스를 시작하고 나니 많이 알아듣고 이해도 잘 되 서 나는 이 일주일간의 세미나를 손꼽아 기다렸다가 꼭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그래도 강의는 의사 수준에 맞춘 것이어서 못 알아 듣는 것이 아직도 있는데 그럴때는 “아니 내가 몇년이나 이 강의를 듣는데 아직도 못 알아 듣는다니……”하고 실망하기 보다는 “난 의사가 아닌데 뭐”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넘어갔다. 올해는 그래도 지금까지 보다 제일 재미있게 강의를 듣긴해서 좋았지만 일주일 동안 아침 일곱시 반 부터 저녁 6시 반까지 강의를 듣는 것은 아무리 내가 원해서 온 것 일지라도 보통 고역이 아니었다.

 

강의는 하루에 12개씩 듣게 짜여졌고 Monday는 Cardiology, Tuesday는 Endocrine and gastroenterology, Wednesday 는 Infectious disease and Nephrology, Thursday 는 hematology and oncology, Friday는 Pulmonary and Rheumatology로 구성되었다. 휴식 시간도 3강의가 끝나면 겨우 15분을 주고 점심 시간에도 밥을 먹으면서 강의를 듣게끔 해서 가끔씩은 아이 구구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강의 듣기가 재미있다가도 너무 지치고 피곤해지면 내년에는 안오고 한번 건너 뛰어야지 마음을 먹었다가도 빠지면 괜히 흔치 않은 배움의 기회를 낭비해 버리는 실수를 하는 것 같아서 올해도 나는 어김없이 참석을  했지만 오후가 되면 언제나 나는 꼭같은 후회를 하였다. “아이고, 이렇게 힘든 코스인줄 알면서 내가 왜 또 왔을꼬…….”

 

여기서 마취과 전문 간호사면서 NP인 메리를 만났는데 한참 힘들고 지친 오후가 되니 내 귀에 대고 메리가 Kimmie(내 이름), 엉덩이에서 stage 4 욕창이 생기는 것 같아요.” 하고 속삭여서 나는 까르륵 넘어가고 말았다.

 

올해는 특히 우리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 간호사이면서 DNP(doctor of NP, NP로 박사학위 따는 것)  과정 중에 있는 똑소리나는 로렌을 초대해서 같이 참석했는데, 그녀는 강의가 너무나 좋다고 내게 고맙다는 소리를 수도없이 해서 나도 기분이 많이 좋았다. 로렌 뿐만 아니라 우리과 간호사들과 또 내 NP 친구들은 Nephrology day에 오라고 초대를 해서 같이 강의를 들었다. 이 프로그램 디렉터는 나와 친한 내 책에 나오는 의사 제이인데 나는 그에게 내가 Nephrology day에 특별히 6명의 미녀들을 초청했으니 좀있다 break time에 우리에게 와서 say Hi 하고 가라고 문자를 날렸다. 그랬더니 어디에 있느냐는 답장이 득달같이 오더니 break time에 의사 제이는 우리 그룹에게로 와서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강사들은 모두 컬럼비아 의대 교수들인데 몇사람을 제외하곤 가르치려는 열정이 넘쳐나서 보기도 좋고 그런 분들은 강의 내용도 충실하고 또 재미도 있었다. 너무나 열정적인 나머지 시간을 초과 하기도 했는데 그러면 그 시간은 우리의 그 알량한 15분 휴식시간에서 메꿔지는 바람에 휴식시간이 더 짧아지기도 했다. 여기 세미나는 특별히 음식이 아주 푸짐하고 고급스럽게 나오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다른 세미나는 물 한잔 안주는데도 있었다. 그런 세미나는 점심도 각자 알아서 해결하고 또 세미나 장소로 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나는 그게 아주 싫어서 자연스럽게 컬럼비아 세미나만 오게 되었다. 여기서는 점심이 지중해식, 일식, 중식, 이태리식으로 매일 다르게 나와서 오늘은 점심에 뭘 주려나 기대감이 큰것도 하나의 큰 즐거움이었는데 올해는 예산이 적었는지 샌드위치 하고 파스타가 주로 나와서 약간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푸짐한 아침과 오후의 맛있는 간식은 예년 수준으로 나왔다. 한번은 왜 한식은 안 주느냐고 농담 삼아 물었더니 너무 비싸서 한식은 제공불가……

 

강의를 듣는 사람들 중에는 우리 병원 전문의들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한 분은 내가 중환자실에 치료를 해주러 가면 수련의들을 여러명 데리고 와서 가르치는 것을 여러번 봐서 의대 교수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분이 이번 세미나 5일 내내 참석하는 게 눈에 띄었다. 그 분은 아무와도 얘기를 안하는 것으로 보아 지인이 없는 것 같아서 나는 가서 말을 붙였다. 내 소개를 했더니 나를 본 기억이 난다고 해서 우리는 대화를 이어갔다.

나: 이번 세미나에 CME가 필요하셔서 오셨나요? 5일 시간을 내셨나요? 저는 CME 가 필요해서 왔거든요.

교수: 아닙니다. 시간은 다 내지 못했지만 여기 와서 강의 듣는 것을 좋아해서 와서 들어요. 듣다가 병원으로 환자를 보러 가기도 하고 시간이 되면 오지요.

나: 아, 그러시군요. 무슨과 전문의신가요?

교수: cardiologist 예요.

 

난 그 말에 귀가 번쩍 띄였다. Cardiologist를 한명 좀 잘 알고 있으면 환자를 컨설트 하기가 쉬울 텐데 하고 난 그게 늘 아쉬었다. 나는 primary care NP여서 각 과를 조금씩 다 알아야 하는데 임상 배경이 신장내과여서 그 쪽은 좀 아는데다가 모르면 같이 일하는 의사들에게 묻기도 하지만 다른 과는 많이 알지 못해서 참 아쉬웠는데 심장내과도 그 중의 하나였다. 그 중에서도 제일 아쉬운 쪽이 피부과인데 얼마전 피부과 의사가 연관된 스토리가 날 어이없게 만들었다. 어떤 주, 주지사가 비서와 바람을 피운 것이 들통났는데 일년도 넘게 발뺌을 하다가 그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탄핵을 해서 끌어내리겠다고 하니까 할 수 없이 사임을 한 일이 몇 달 전에 미국에서 있었다. 당사자는 50년 해로한 부인과도 이혼을 했고 나이가 70이 넘은 분이었는데 기사의 맨 마지막 부분이 나를 황당하게 했다.

“아무개 주지사의 전 직업은 피부과 전문의이다.”

 

세상에나 맙소사, 여기 피부과 의사가 이렇게 아쉬운 사람이 있는데 나 같은 사람에게 피부과에 대해서 좀 가르쳐 주면 고맙다는 소리도 듣고 본인도 보람이 클 텐데 어쩌자고 청춘사업에 힘을 쓰시고 말년에 이 큰 미국에 다 알려진 불미스런 사건으로 퇴장하시는지 너무나 안타까웠다.

 

난 오후간식으로 나눠 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그 분과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교수에게도 가서 받아 오시라 했더니 보기에도 날씬한 그 분은 다이어트를 해서 안드신다는 쑥스런 대답이 돌아왔다.

나: 크리닉에서 환자 보실때 학생들도 받으시나요?

교수: 그 전엔 많이 했지만, 요즘은 거의 안 해요. 입원한 환자들 볼때는 학생들과 함께 라운딩 합니다. 혹시 내 오피스에 와 보고 싶은 가요?

아이고 똑똑하신 교수님, 눈치도 빠르셔라. 난 환자 볼 때 옆에 같이 있어도 되느냐고 물어보고 싶었는데 차마 그 말은 못 하고 있던 차 그분이 이렇게 알아서 말씀해 주시니 너무 고마웠다.

나: 허락해 주신다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제 배경이 신장 쪽이어서 심장은 좀 자신이 없어요. 환자 manage를 어떻게 하시는지 배우고 싶어요. 제가 가도 괜찮으시겠습니까?

교수: 그럼요, 와도 돼요.

 

난 그분의 연락처와 이름 그리고 오피스 번호를 받아 적으려고 내 명함을 찾는데 한손에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어서 쉽지가않았다. 그랬더니 교수님 왈, “아이스크림 이리 주세요. 내가 들고 있을테니까 명함 찾으세요.” 이 분이 내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겠다고 했을 때 난 이 분의 겸손하고도 사려 깊은 성품을 알아 보아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나중에 우리 선생님 닥터 발레리에게 여차여차 해서 cardiologist M 오피스에 가기로 했는데 이분을 아느냐, 좋은 사람이냐 물었더니 안다고 아주 좋은 사람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또다른 동료에게 이 분을 아느냐고 했더니 “아, cardiologist 지요, 내 친구 남편 주치의신데 사람이 그렇게 좋다네요.“

우와 신난다. 역시 내가 사람을 잘 보는 구나.ㅎㅎㅎㅎ

이번 세미나에 와서 많이 배운데다 뜻하지 않게 cardiology 선생님까지 만났으니 이 아니 즐거운가……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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