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가 된 보람을 느끼게 해 주는 사람들
  • 조회수: 5753 | 2015.07.09

남편과 함께 참석한 후로리다에서 열린 3박 4일 컨퍼런스에서 난 그녀를 만났다.  첫 인상이 아주 창백해 보여서 이분은 빈혈이 있나 보다고 느꼈고 그녀와 개인적으로 이야기 할 기회가 되자 내가 NP라는 것을 이미 들어 알고 있었는지 “저어, 뭐 좀 여쭤 보고 싶어요.” 하고 그녀가 운을 떼었다. 그녀는 hematuria가 있다고 하였지만 자꾸 캐 묻다보니 hematuria가 아니라 OBGYN consult가 필요한 환자였다. uterus에서 소량의 출혈이 장기간 동안 있었던 것 같았고 그것 때문에 빈혈로 인한 만성 피로감, 그리고 현기증을 호소하는 것 같았다. conjunctiva를 체크해 보니 예상대로 아주 창백하였다. 컨퍼런스가 끝나는대로 조금도 지체말고 아무리 귀찮고 또 바빠도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를 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그리고 두 달쯤 뒤 그녀의 남편되시는 분과 나의 남편이 회의 참석차 다시 뉴욕에서 만났는데 그녀의 남편께서 내게 너무 고맙다고 하시면서 남편편에 케익을 사서 보내셨다. 그 이유인 즉 내가 하도 부인과 전문의에게 가보라고 성화를 하여서 가서 체크해 본 결과 자궁에 문제가 있었고 의사의 권유로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내 말이 아니었으면 미루다가 큰일날 뻔 했다면서 정말 너무 고맙다고 했다. 어머나. 나는 케익은 좋아해도 평생 진행중인 다이어트 때문에 잘 안먹는데 이걸 어떻게 하지……” 약간 고민을 하던 나는 보내주신 분의 성의를 생각해서 크림 부분은 다 떼어내고 빵만 조금 먹었다. 빵을 먹으면서 나는 내게 말했다. 공부 하느라고 정말 힘들었는 데 이 분들을 이렇게 도와 드렸으니 공부한 보람이 있네… 그리고 나는 다음날 선생님께 고맙다고 할겸 자랑도 할겸 잘 안먹는 케익을 저녁 늦은 시간에 먹게 된 behind story를 말씀 드리니 여느때 처럼 대견하다는 표정과 함께 very good“ 한마디 하셨다.한

 

달쯤 전, 퇴근하고 피곤하여 좀 쉬려는데 별로 친하지 않은 그녀가 펜실베니아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신가 의아했는데 내가 NP라고 들었다며 물어볼 데가 없어서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그녀의 사연은 출산 후 20년이 넘도록 한번도 부인과 의사에게 안갔는데 이번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며 수술을 당장 하라는데 믿기도 어렵고 의사가 괜히 뻥치는 것 같아서 너무 황당하고 또 겁이 난다고 했다.

 

나: 유방암 진단하기 전에 조직 검사를 의사가 하던가요 ?그녀: 네, 했어요. 그런데 결과를 안 보여줘요. 다른 의사는 피 검사만 해도 컴퓨터에서 결과를 보여주는데 왜 이 의사는 조직검사 결과를 안보여주는지 모르겠어요.나: 검사 결과를 안보여 주다니요? 조직검사 결과는 한장의 종이에 결과를 타이프 친 것인데 무슨 검사 결과를 원하시나요? 결과가 적혀 있는 종이를 보여 드렸을텐데요.그녀: 그건 봤는데요. 왜 컴퓨터에서 안보여줘요? 결과도 안보여주고 무조건 암이라고 수술 하자고 의사가 달려드는 데 너무 황당하고 무섭고 화가 나요.나: 현미경으로 병리학 의사가 들여다본 결과를 보고 싶은 것은 아니겠지요? 그건 보통 사람은 봐도 모릅니다. 조직검사 전에 mammogram, sonogram 해보시고 biopsy하셨지요?

 

 

그녀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 그 의사가 제대로 한 거다, 의사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엉터리로 대충 보고 암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암은 조직검사가 가장 정확한 검사니까 의사가 조직검사 결과보고 암이라고 하면 믿어도 된다고 했지만, 그녀는 막무가내로 second opinion을 다른 의사에게 가서 받아 보겠다고 내게 같은소리를 되풀이 하면서 자꾸 답답한 소리를 하고 전화를 끊지 않았다. 나는 피곤 하기도 하고 그녀의 답답한 소리를 계속 듣고 있으려니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지만, 아무리 환자가 답답하고 바보 같은 소리를 해도 끝까지 예의 바르게 경청을 하고 환자를 잘 이해 시켜주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 올라서 꾹꾹 참았다. 회진하다 환자에게 그렇게 진을 빼고 나면 나는 오피스로 돌아 와서는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늘 신경질이 났는데 한번은 선생님이 한마디 하셨다.

 

“그래 가지고 NP를 어떻게 하려고 해요? 그 사람들은 우리처럼 의대나 간호대를 다닌 사람들이 아니에요.”

 

나는 그녀에게 그렇게 그 의사가 못 미더우면 다른 의사에게 가서 물어보셔도 되지만 조직검사로 암이라는 진단이 나왔으면 그 진단은 믿어도 된다고 자꾸 그녀를 설득했다. 한 시간의 긴 통화 끝에 그녀는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서 수술 안받겠다고 야단을 하던 사람이 내 말을 듣고 보니 수술 받아도 될 것 같다면서 이제는 안심도 되고 아까처럼 무섭지도 않다고 명랑한 목소리로 고맙다고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동안 너무 무서워서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못 잤는데  내 말을 듣고보니 이제 괜찮을 것 같다면서 그녀는 아주 좋아하였다. 나는 피곤한 상태에서 전화로 한시간을 시달리고 나니 피곤감이 산더미처럼 몰려와서 눈꺼풀에 무거운 납덩이가 매달린 것처럼 눈꺼풀이 아주 무겁게 느껴졌다. 살면서 눈꺼풀 무게가 천근처럼 느껴졌다.“ 라는 표현을 가끔 들은 적이 있는데 나는 그럴때마다 과장이 너무 심한 표현 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생을 살다보니 내가 어른들께 들은 과장됐다고 느낀 표현들이 과장이 아니고 정말 적절한 표현 이라는 것을 절대 과장이 아니었음을 실감하면서 내 인생의 깊이가 깊어진다고 느꼈다. 

 

한시간의 통화 후에 즉시 침대로 들어가며 나는 내게도 한마디 해 주었다. “공부하기를 잘했어, 이 사람을 이렇게 도와 주었으니………. 이제 안무섭대요, 수술도 받겠대요……”

 

그리고 한달쯤 후에 그녀는 또다시 밤에 전화를 걸어왔다. 나와 통화를 하고 그 다음주에 수술을 받았는데 경과가 아주 좋았고 하나도 전이가 안되서 chemo therapy도 필요가 없다면서 고맙다고 말씀드리려고 전화를 했단다. 수화기 너머의 명랑한 그녀의 목소리는 계속되었다.

 

“간호사신데 공부를 더 하셨다면서요? 정말 잘하셨어요. 저같은 사람을 이렇게 도와 주셨으니 너무 감사해요. 그때 너무 너무 무서웠는데 사모님하고 전화 통화한 후 마음이 놓여서 수술을 받을 결심을 했어요.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될지 모르겠어요.”

- “그러셨어요? 정말 다행입니다. 공부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후회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어머나, 그러세요. 지금은 힘들지 않으세요?”

- “웬걸요, 공부할게 너무 많아서 아직도 많이 힘들어요. 그렇지만 보람은 있어요.”

“그러실 거에요. 공부는 정말 잘하신 것 같아요.”

 

여기에서 뿐만 아니라 가끔은 태평양 바다 건너 한국의 가족들과 친구들도 한국에서는 의사가 설명을 제대로 안 해준다고 이구동성으로 하소연을 하면서 내게 consult를 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 잘 설명하고 또 필요하면 선생님께 조언도 구해서 잘 설명하면 아주 좋아들 하는데 그때도 나는 생각한다. 공부 하기를 잘했어…….

 

한 친구는 의사 친구가 한국에 있는데도 태평양 너머에 있는 내게 꼭 뭐든지 물어서 한번은 내가 물어 보았다. “왜 한국에 의사인 친구들 있는데 그 사람한테 물어보지 왜 나한테 물어 봐?

그랬더니 친구 왈, “걔가 재활의학 전문의인데 뭘 알겠니? 네가 더 좋아.“ 친구의 대답에 나는 까르르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다. 그리고 한마디, “그래도 의대 나온 사람이니까 나보다 많이 나을걸. 그 사람이 더 잘 알거야…………”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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