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젊은 백인 남자였는데 아주 불안해 보이고 또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말라 있었다. 어디가 아파서 왔느냐고 물으니 두통부터 시작해서 어깨도 아프고 가슴에도 통증이 있고 너무 너무 피곤하고 기침도 하고 열도 가끔 나고 목도 아프고 눈도 충혈 되고……..
받아 적기도 어려울 지경으로 여기저기 아프다고 야단을 해서 나이를 확인 하니 꽃다운 청춘 방년 22세의 젊은 도련님.온몸이 다 아프냐고 했더니 무척 반가운 표정으로 그렇다고 하면서 밤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어서 하루 종일 너무나 힘들다고 하였다.
불면의 원인을 물으니 직업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너무 크고 직업 말고도 인생살이가 너무 이리저리 꼬여서 사는 게 힘이 든단다. 여자 친구와 함께 살고있는데 여자친구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하나도 안된다고 한숨을 푹푹 쉬었다. 이제 22살인데 무슨 문제가 그리도 많을까? 검진을 해보니 목은 빨갛게 부어있지만 귓속은 별 이상이 없고 lung sound, Heart sound 다 괜찮았다.
감기가 걸린 것 같긴한데 이상하게 여기저기 다 아프고 또 불면증에다 불안해 보이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항생제를 처방해 주니 환자는 수면제도 달라고 했다.
의사: 당신은 이제 22 살인데 지금부터 수면제 먹기 시작하면 어쩌려그래요 ?환자: 잠을 못 자서 너무 힘들어요. 잠 좀 자게 해주세요.의사 : 지금은 당신이 좀 아프니까 이 증상들이 갈아 앉고 좀 나아지면 다시 오세요. 그러면 그 때 다시 얘기 합시다. 일주일 있다가 다시 와요.환자: ………….환자가 나간 뒤 나는 의사에게 물었다.나: 지금 그 환자 무슨 문제에요? 몸만 아픈 것 같지 않아요. 그리고 너무나 마른데다 사람이 너무 불안정 해 보이잖아요?의사: 저 사람은 이제 겨우 22 살인데 엉망이에요. 문제가 아주 많지요. 마약 중독자에요. 마약이란 마약은 다 사용하고는 여기와서 늘 여기 저기가 아프다고 해요. 아무래도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야 될것 같아요. 수면제로 해결 될 문제가 아니지요.의사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내가 NP로 프랙티스를 시작하고나서 놀란 것 중의 하나가 아주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 신경 안정제들을 많이 복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약도 하나만 먹는게 아니라는 사실, 무엇이 이 사람들을 이토록 초조하고 불안하게 하나? 왜 약의 도움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할까?
더욱 가슴 아픈 것은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신경안정제 먹는 사람이에요” 하고 얼굴에 씌여있는 환자도 있다는 것. 다들 스트레스 탓을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들이나 정신과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 빼놓고는 하늘 아래 어느 누가 스트레스가 없으랴?
의사는 절대로 여자 환자가 있는 진료실에 혼자 들어가지 않는데 하도 이상한 환자가 많은데다 진찰을 하느라고 민감한 부분들도 봐야 하니까 원칙을 그렇게 정해 놓은 것 같았다. 그날도 여자 환자와 나 그리고 의사가 같이 있었는데 그녀도 좀 불안해 보인다는 생각이 드는 환자였다.
그날 온 용건을 얘기하는데 말투가 꼭 의사와 싸우려고 덤비는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 사람이 왜 이러지? 속으로 의아해 하고 있었다. Toxic한 tone으로 한참 의사에게 쏘아 부치던 Mrs. 불안정은 갑자기 의사와 단둘이 있고 싶다고 하면서 나를 쳐다 보았다. 그러시라고 급히 몸을 돌려 나가려는데 조용조용 환자에게 대답하던 의사가 “나가지말아요.” 하고 언성을 높였다.
그리고는 환자에게 “이 자리에서 얘기해요. 당신하고 나하고 둘만 있어야 될 이유가 없지요.” 하고 환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했다. 환자는 떫은 표정을 짓더니 그동안 잘 봐주어서 고맙지만 의사를 바꾸고 싶으니까 여기서 검사한 모든 테스트 카피를 달라고 했다. 의사는 그녀의 말에 미소를 띄며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녀의 진료 기록을 보니 그녀도 신경안정제를 두개나 먹고있는 사람이어서 나도 속으로 역시나… 하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의사가 진료 기록을 읽는 나를 보고 싱글벙글 하며 다가왔다. “정신과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나를 아주 힘들게 하던 사람인데 다른 의사에게 간다니까 나는 너무 좋아요.”스트레스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니 학생때 일이 생각났다.
학생때 페이퍼를 쓰느라고 우리 동네 교회에서 열리는 알콜중독자 모임에 한번 참석을 한 적이 있는 데 사람들이 200명은 넘게 모여서 그 숫자에 기절초풍 하고 놀랐던 기억이났다.
“아니 이 멀쩡하게 생긴 많은 사람들이 다 알콜에 문제가 있단 말이야? 어떻게 하지?”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수가 없어서. 그래서 매일 밤 조금씩 마시다 이렇게 되었다고 울면서 얘기하는 사람부터 술 때문에 배우자에게 이혼 당한 사람, 그런가 하면 지난 일주일 동안 금주에 성공했다는 사람, 3개월간 금주한 사람, 또 6개월간 금주에 성공했다고 환한 얼굴로 얘기하는 사람, 금주에 단 며칠이라도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참석자 전원이 박수로 환영해 주었다. 내가 이것저것 받아 적는 것이 눈에 띄었는지 모임이 끝난 후에 한 백인 남자가 다가와서 웃으면서 학생이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여기서 보고 들은 것은 밖에 나가서 절대로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니까 그것은 꼭 지켜 달라고 하여서 그 점은 염려마시라, 오늘 한번 본 사람들 얼굴도 제대로 생각나는 사람 한명도 없고 과제물 때문에 여기 참석했는데 나는 학교만 다니는 것이 아니라 풀타임으로 일도 다니는 사람이어서 어디가서 이러구 저러구 얘기할 시간도 없고 이유도 없다고 대답했더니 만족해 하였다.
모임 후에는 참석자 전원이 1달러씩 기부를 하기에 나도 기부를 한다고 했더니 좋아하였다.
그때도 페이퍼 쓰면서 스트레스와 불면증 그리고 알콜 중독이 끼치는 폐해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을 하느라고 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 데 NP가 되어서 이 문제에 더 심각하게 자주 직면하게 되었으니 아, 정말 나도 참 스트레스네………
English for healthcare professionals 에는 의학영어 회화뿐 아니라 ......카더라 통신이 아닌 미국에서 간호사 로 근무하는 저자가 쓴 미국 간호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수록 되어 있습니다. 책 구입을 원하면 click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