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에게 닥터를 보러 오고 싶다는 전화는 쉴새 없이 걸려 왔다.
  • 조회수: 4236 | 2014.05.07
환자에게 닥터를  보러 오고 싶다는 전화는 쉴새 없이 걸려 왔다. 그 때마다  사무원은  닥터는 없지만  nurse practitioner 인  내가  있다고  하였고  의사가  없다고 하면  안 오겠지 하는 내 바램 과는 달리 내가 가는 날은 약속이 여러명  씩 잡혀 있었다.
그 날은 혈압 조절이 안 되는  환자를 여러분 오시라고 하고  약을 어떻게 조절 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보았다 . 
고혈압 약을  adjust  하려니까  서너개나 되는 약들 이 이미  maximum  amount  로 들어가고 있어서 조절을 할 여유가 없었다.  이걸 어떻게 할까?  새로 약을 추가 해야 되는 데  어떤 약을 더 써야 하나 ? 고민을 하고 있는 데 마침  같이 일하는  fellow doctor   Y 가 저쪽에서 걸어 오길래 잘 됐다 싶어서
“ 이것  좀  봐 봐요. 그리고 약을 어떻게 고치면 좋을 지 한 번 고쳐 보세요” 했더니 그녀는
” 나는 고혈압 치료 하는 것을 좋아 해요”
하면서  환자 별로 이렇게 저렇게 고치면 된다고 시원스레 가르쳐 주면서 앞으로도 아무 때나 궁굼 한 것이 있으면  또 물어 보라는 친절한 멘트를 하면서 물어 보는 나를 편하게 해  주었다.  내가 미국에서 일 하면서  수도 없이 느꼈지만 미국 의사들은 간호사 들에게 친절하고  같은  전문직 으로  서로 존경 해 준다는 것인 데  이번에도 닥터 Y 의 공손 하고도 친절한 태도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혈압 때문에 다시 온 환자들은  다시 재어보니 다행이 혈압들이 괜찮았다.  그리고는 지난 번에 혈압이 높았던 이유들을 대는 데 모두 각색이었다.  약을 제대로 안 먹기도 하였고  화가 나는 일 이 있기도 했고 약이 똑 떨어질 때  까지 버틴 용감한 환자등등 . 환자들은 심심찮게 약 먹기를  잊어 버리는 것 같은 데  나나 의사가 약을 제대로 드시냐고 물으면 처음에는 정색을 하고 잘 먹고 있다 고 하다가  재차 물으면 우물쭈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미루어  그냥 둘러 댄다는 느낌을 받지 만  왜 제대로 약을 안 먹으면서 먹는다고 하느냐고 계속  따지면 환자가  민망해 할 것 같아서  그냥 모른 척 하기로 했다.  계속 물고 늘어져서 환자가 자존심이 상해서 의사에게 안 오면  혈압 치료가 제대로 안되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뻔 하니까 .

환자 중 한 분은  중성지방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높았고  Hemoglobin  A1C 도 많이 올라 가서 약을 고쳐야 하는 데  oral antidiabetic 이  이미    최대치로 들어 가고 있어서 약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 지 약간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환자 앞에서 다른 의사에게 질문을 하면  나에  대한 치료자 로서의  신뢰가  떨어질 것 같아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고 또  나를 믿고 찿아온 환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환자에게 약을 꼭 고쳐야 되는 데 내가 좀 생각을 해 봐야 하 니까  잠깐  밖에 나가서 기다리시면 곧 다시 부르겠다고, 순서를 다시 기다리시지 않아도  되니까  절대 가시지 마시고  처방을 꼭 받아  가시라고  신신 당부를 하였다.  환자가 그러마고 나가자마자  선생님 닥터 발레리 에게 얼른 전화를 걸었다. 보통때는 페이지를 하여서  그 분이  편하게  call back  할때까지 기다리지만  환자가 기다리다  갈까  봐 나는 조바심이 났다.   환자의 medical history  , lab result  and  current  medication을 줄줄이 읊어 대니까 약을 하나 가르쳐 주셨다.  알았다고  얼른 전화를  끊고  환자에게 처방을  써  주면서 지금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 해도  이걸 제대로 치료 하지   않으면  무서운 당뇨 합병증이  오니까 꼭 이 약을 먹으라고  강조를 하였다.  그러다 나중에 생각을 해 보니 까  그 약이  아주 비싼  것이 생각이 나서 , 만약에 의료 보험에서 커버가 안 되면  십중 팔구 안  먹을 테니까,   전화를 걸어서 그 약을  보험 으로 살  수 없으면  over –the- counter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로는 약 이름이 이거니까  그 약으로 사고 앞으로 2 주 동안 혈당을 하루 두 번씩 꼭 체크 해서 반드시 다시 와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내가 좀 경험이 있으면 그 처방 전을 써 주면서 이런 말들도 같이 했을텐데   속으로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환지들 대부분은  의사 대신 자기네들을 봐 주는 나를 고마와하면서 의사를  대하듯 공손 하였지만 어떤 환자는  당신이 nurse practitioner  냐고 물으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사무원에게 나는 싫다 면서 그냥 가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그게 하나도 기분이 나쁘거나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고  뒤 에다  대고 속으로 “ 내 일 을 이렇게 줄여 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하고  말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그날 오후 오피스를 나서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한마디 해 주었다. “ 경숙아  참 수고가 많구나. 그렇지만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필요 할때마다 옆에서  가르쳐 주니 너는  참 복이 많구나………”  하나님.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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