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일을 시작한지 며칠이 안된 어느 날 이었습니다. 미국 문화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나의 Preceptor(이하 Amy)의 태도였는데...
일을 하다 Amy와 나는 잠깐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간호사 휴게실에 들어가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사 한 명이 간호사 휴게실의 문을 삐끔 열고 Amy에게 자신이 돌보는 한 환자의 상태가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Amy는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환자의 상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대충 파악한 그 의사는 Amy에게 휴식을 방해해서 대단히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휴게실 문을 서둘러 닫았습니다.
한국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가 그때만 해도(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수직적 관계(요즘 표현으로는 갑을 관계라 할까...)였습니다. 그런 문화에 익숙해 있었는데... 담당 의사가 왔는데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대화를 하고, 의사는 휴식을 방해한 것에 대해 또 대단히 미안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신기하였습니다.
학생시절(1991년~1995) 병원 실습을 갔을때, 의료진들이 라운딩을 돌때면 병동 수간호사가 함께 참여하여 돌던 것이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곳은 좀 의사와 간호사가 따로 따로 자기 할 일을 하는 분위기 입니다. 그러니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 의사소통의 문제가 자주 생기기도 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대해서 의사가 미처 파악을 못하거나, 혹은 간호사 측에서 의사의 치료 계획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죠.
최근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치가 있었습니다. 아래의 글은 최근에 병동 메니저(한국의 수간호사격)가 전 간호사들에게 보낸 이메일 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Dr.H가 라운딩을 할 때 간호사가 함께 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간호사 메니저는 그 의사에게 간호사들이 항상 라운딩을 같이 하겠다고 보증은 하지 못하겠지만 노력은 하겠다... 간호사들은 되도록이면 Dr.H가 병동에서 라운딩할 때는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입니다.
음... 제 개인적으로 좋은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의사와 간호사간에 의사소통 문제를 겪어왔는데 함께하는 라운딩을 통하여 환자 진료/간호가 더 개선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Hello All…
I was invited to a meeting with Dr. Hemsley today, where he asked if we could change things up a bit on Telemetry.
내가 오늘 Dr.H와 미팅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그 의사는 Telemetry 병동에서 일들을 약간 변화시킬 수 있는지 내게 물어왔습니다.
His request is that the RN accompany the hospitalist into the patient rooms when the doctor comes to the unit. I was happy to learn of the willingness for collaboration on the part of the hospitalist group.
그의 요청은 RN이 의사(Hospitalist-병원외부에 자신의 office를 두지 않고 100% 병원 내에서만 환자를 돌보는 의사들을 말합니다)가 병동에 올라와 환자의 방에 들어갈 때 간호사가 함께 해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의사들로부터의 협력과 의욕을 보면서 내가 기뻤습니다.
I recognize and explained to Dr. Hemsley that the RN might not be immediately available in all circumstances, but assured him that the RN would be willing to go \into the room and “round” with the doctors.
내가 Dr.H에게 말하기를 RN이 모든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함께 할 수 없지만 RN들이 의사들과 함께 기꺼이 라운딩을 돌 수 있다고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The hospitalist assigned to your patient will find you (or call you on your spectralink) and collaborate in seeing the patients together. We would like this practice to start tomorrow 6/18/15. THANK-YOU!
J
여러분의 환자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여러분을 찾거나 전화를 할 것이고 환자들을 볼 때 협력할 것입니다. 우리가 내일 6월 18일부터 그렇게 한 번 해 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가 수평적 협력관계라는 것은 미국의 독특한 문화라 볼 수 없겠습니다. 지구촌을 선도하는 나라들의 보편적 문화가 아닐까요?
이런 문화를 잘 이해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의료인들과 함께 일하게 될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글을 써 보았습니다.
그럼 이번 글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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