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 파견 간호사 허주영 선생님
  • 조회수: 2538 | 2020.02.12

이번 호에서는 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 비영리 국가 병원 파견 간호사로 일하고 계신 허주영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조금은 생소하지만 해외 간호사에 관심이 있는 너스케입 선생님들에게는 이번 허주영 선생님의 인터뷰 내용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너스케입의 많은 후배 간호사분들과 선생님들을 위해 시간 내어주신 허주영 선생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Q: 선생님의 소개와 지금까지 경력, 현재 일하고 있는 부서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이하 SKSH)에서 VIP ward + Royal Clinic “Charge Nurse(책임간호사)”로써 일하고 있는 허주영이라고 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본원에 2011년에 입사한 10년차 간호사이며 2017년 3월 이곳으로 파견 나오게 된 파견 간호사이기도 합니다.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을 소개 드리자면 UAE(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 중에서 라스알카이마라는 토후국에 자리하고 있으며 수도인 아부다비의 왕이 자국민에게 하사하신 총 248병상 규모의 비영리 국가 병원이며 암, 심장질환, 신경의학, 재활의학, 응급의학 등에 중점을 둔 3차 병원입니다.

 

2014년부터 서울대학교병원이 5년간 위탁운영 체결을 맺어 운영해왔고, 2019년에는 5년 재계약에 성공해 2024년까지 운영 예정입니다. 2016년엔 JCI 인증에 성공하였고, 2019년엔 JCI 재 인증도 획득하였습니다.

 

병원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http://www.sksh.ae/  웹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희 부서는 VIP ward 와 Royal Clinic을 함께 담당하는 곳으로써 VIP 환자분들, 그리고 UAE Royal Family 분들을 위한 입원병상과 외래(clinic)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특수한 부서입니다.

 

Arabic Translator가 항상 상주하고 있으며, 기본 사용 언어는 English와 Arabic입니다.

 

 

Q: 미국 또는 캐나다 간호사는 친숙합니다. 그런데 UAE(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 간호사라니 많이 생소한데 UAE에서 일하시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으신가요?

 

저 또한 입사와 동시에 미국 간호사를 함께 준비해왔습니다.

 

NCLEX-RN을 취득 후, 영어공부를 지속적으로 하다가 근무 중이던 서울대학교병원에서 UAE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의 운영권을 맡게 되면서 인도, 필리핀, 요르단 등 다양한 국적의 간호사들과 영어도 쓸 수 있고, 책임간호사 직책으로 경험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UAE 간호사는 한국간호사의 업무 영역과 비슷한가요? 의사결정의 권한이 약간 다르다거나, 임상 환경이 다르다거나 차이점이 어떤지도 궁금해요.

 

일단 운영진이 한국인이다 보니, 한국에서만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오히려 처음에 적응하기 더 쉬우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업무영역은 현지 상황에 맞게 조금씩 바뀌어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반 병동은 책임간호사(charge nurse) 한 명과 일반 간호사(staff nurse) 2-3명이 한 근무당 배치가 되어, 한 간호사당 환자 최대 5명을 보기도 하며, 전인 간호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인 의사분들이 대부분이시고, 외국인 의사분들도 계십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어느 병원이든 간호사가 의견을 낼 수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고 봅니다(의사분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아무래도 한국에서 파견된 인력이다 보니 한국인 간호사들의 의견이 굉장히 주를 이루고 중요할 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Q: 가장 중요한 페이나 처우는 어떤가요? 이슬람권이라 겪는 충돌이나 불편, 식생활의 차이 또는 성별이나 인종 차별이 있는지, 그리고 병원 분위기는 어떤가요?

 

페이 부분은 공개적으로 알려드릴 수는 없고, 개개인이 병원 계약 시 제안받는 액수에 승낙하는 형식입니다.

본인의 연차와, 학위, 지원한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이 됩니다.

 

처우는 왕복 비행기 티켓 제공과, SKSH 병원 내 모든 진료 무료, 그리고 월급에 Housing fee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오는 경우 가족들 비자까지 지원되나 학비는 따로 지원이 되지 않습니다.

 

복지 부분은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기에, 공개채용 시 인사팀과 다시 한번 문의해 보시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합니다.

 

이슬람권이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종교와 문화에 많은 분들이 처음에 두려움이 많은 듯하였습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이 곳에 오시기 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실 부분은 다문화를 이해하는 마음이지 않을까 합니다.

 

UAE는 무슬림 국가이나, 현지인은 10%밖에 되지 않고 그 외에는 모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SKSH도 인도, 필리핀, 요르단, 수단, 영국, 호주, 시리아, 파키스탄 등등 정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와서 함께 일하는 곳입니다.

 

직원들 각각의 종교와 문화를 존중하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교육 중인 "국제역량 간호사 과정"이 도움 되었습니다.

 

Q:  UAE 해외취업을 위해서 필요한 자격이나 조건이 있나요? 예를 들면 엔클렉스 자격이라던가, 아이엘츠 영어 테스트 또는 임상경력 몇 년 이상, 재직했던 병원 규모도 중요할지 취업 팁에 대해 알려주세요.

 

BLS는 기본이며 병원에 입사 후 charge nurse로써 일하려면 ACLS 또는 PALS를 병동에 따라 취득해야 합니다.

 

저는 NCLEX(미국 간호사 자격증)가 있어 아랍에미레이츠의 간호사 자격증인 MOH 자격시험 대신에 치환하였으나, NCLEX가 없는 경우 MOH 자격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서울대학교병원 본원,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등에서 파견 지원을 받습니다

 

이 외에 외부 채용이라고 해서, 서울대학교병원 소속이 아닌 분들도 공개채용하고 있습니다.

 

유휴간호사분들께서는 최근 3년 내에 6개월 이상의 공백기가 있으면 안 되니, 지역 병원에서 경력을 쌓으신 후 지원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요즘 UAE에서는 간호사를 학사학위 이상 요구하기에, 전문 학사이신 분들은 RN-BSN 이후에 지원을 하셔야 합니다.

 

영어성적은 iBT TOEFL 또는 IELTS가 있으면 제출 시 도움이 됩니다.(이 또한 규정이 계속 바뀝니다)

 

Q: 날씨나 기후, 생활환경도 궁금해요. 고온 건조한 날씨 환경이라 겪는 에피소드 들도 있을 것 같아요.

 

날씨는 여름엔 최대 50도까지도 올라가지만, 11월부터 4월 후반까지는 외부 활동하기에 아주 적당한, 선선한 날씨입니다. 5월부터 10월까지의 더위를 잘 버티는 것이 중요한데, 7,8월 한여름에는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합니다.

 

슬리퍼를 신고 가다가 슬리퍼 밑창이 떨어지는 일도 자주 일어났었답니다(더위에 녹아버렸어요..)

 

생활환경을 말씀드리면,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관광하기에 볼거리가 많고, 유럽도 가까워 비행기로 여행 가기에 수월합니다. 저는 UAE와 맞닿아있는 오만이라는 나라가 엄청 매력적이었습니다. 여행은 확실히 한국보다 자주 다녔던 것 같습니다. 이곳에도 한국인 커뮤니티가 발달되어 있어서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

 

 

Q: 우리나라 간호사 선생님들이 UAE 해외취업을 고려하신다면 알려드리고 싶은 생활 팁이나 병원 팁도 있을 것 같아요.

 

한국인을 채용하는 병원이 “SKSH”뿐만 아니라, 아부다비에 있는 cleveland hospital(미국 운영), 두바이에 있는 American hospital(미국 운영) 등등 몇 군데 더 있으며 각 병원마다 지원자격, 모집요강 등은 다르기에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UAE에 오셨다가 이곳에서의 삶이 만족스러워 정착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미국, 호주, 캐나다로 이민 가시기 전에 저축도 하고, 경험도 쌓고, 영어에 익숙해지기에는

UAE가 아주 추천드릴만 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특별한 경험 또는 공개가 가능한 사례가 있으실까요?

 

오리엔테이션을 받던 일반 병동에서 UAE 현지인 정형외과 환자가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입원하는 순간부터 history taking, post operation care까지 담당하게 되어 보호자로부터 1년간 시들지 않는 장미가 든 유리병, 텀블러, 직접 쓴 편지를 선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랍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고, 적응하느라 힘든 시기에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선물이었습니다.

 

또한 VIP 병동 + 로얄 클리닉에서 근무할 때는 현지 왕족들, VIP분들을 간호하면서, 이분들의 한국이란 나라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한 공주님(왕의 여동생)께서는 “한국의료의 최대의 강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한국인들이 이곳에 왜 와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느냐” “앞으로 한국과 아랍의 더 많은 교류를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 등등.. 아주 적극적으로 한국인들의 UAE 파견을 원하시는 질문들을 많이 하셔서 기분 좋게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KBS1 다큐 세상-‘코리아 루트, 땀으로 길을 열다’에 출연하여 인터뷰도 해보는 귀중한 경험도 하였습니다.

 

 

 

Q: 업무에서 느끼는 가장 큰 고충사항과 뿌듯함을 느끼는 보람의 순간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무래도 공용어인 영어로 의사소통하더라도 한 치의 실수도 용납이 되지 않는 의료현장이기에, 혹시나 잘못 이해, 전달했을까 봐 두세 번 확인하는 등, 늘 긴장감을 가지고 일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아랍어를 더 잘한다면 환자분들이 더 편리하시지 않을까 생각하여 아랍어 공부도 틈틈이 했지만 아랍어 정복은 어려웠습니다^^;;

 

보람의 순간은, 환자분들이 SKSH 의료진 최고다. 한국인 최고다!라는 말을 해주시는 모든 순간들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라스알카이마라는 지역에 한국인이 많이 살게 된 것은 오롯이 SKSH 병원이 지어진 이후이기에, 사람들의 인식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병원. 한국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그 의료기술을 현지인들에게 전하러 왔다고 생각하여 늘 고마워하는 마음을 표현해주십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실까요?

 

이곳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이 가장 높이 평가되는 부분은 “한국의료의 세계 진출”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과거에는 미국 간호사를 꿈꿨던 적이 있었고, 그 준비를 하면서 분명히 미국이 의료분야가 많이 앞서 나간 것이 사실이나, 의료보험 문제라든지, 미국 의료시스템도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껴 우리나라 의료도 충분히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곳으로 파견 오게 되었고, 한국의료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례가 앞으로 더 많이 생기길 바라며 병원 해외 유치 사업이나, 외국인 환자의 한국으로 치료를 위한 방문(소위 의료관광이라고 칭하기도 하지요)에 관한 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길 바랍니다.

 

일차적으로는 저의 이러한 경험을 한국에 있는 다른 간호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좀 더 자세히 배워보고, 일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의외로 자국민이 수준 있는 의료를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가 많다는 걸 보았고,

한국의료를 세계에 알리는데 어떤 방법으로든 꾸준히 노력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후배 간호사 또는 간호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간호대학 4년 생활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간호학과를 선택한 순간부터 제 인생은 기회와 선택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공부, 운동, 어학, 봉사활동, 연애 등등 제 나이 때 할 수 있는 경험은 최대한 모두 해보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입사 후에는 광범위한 경험만 쫓지 말고, 점차 꿈을 좁혀나갈 필요성을 느끼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많이 알아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간호사도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Q: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뒤, 입사 후부터 초반 자리 잡는 기간이 되는 약 3년가량은 어떻게 버티고 지금까지 임상의 길을 걸을 수 있었는지 후배 신규 간호사들을 위한 조언이 있을까요?

 

간호사는 “스트레스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들어서 모두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본인이 연구하고 찾아야 할 부분입니다.

 

모르겠으면 일단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운동, 공부, 여행 등.. 모두 다 해보시고 그중에 가장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걸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간호사라는 직업이 일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저의 일상 속에 채워진 행복을 환자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나눠줄 수 있음에 보람된 느낌을 깨달으면서 간호사로서의 제 삶에 긍정적인 의미 부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

간호사로서 힘들 때도 많았지만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자"라는 저의 모토를 수도 없이 되새기며 힘든 순간을 이겨냈던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입니다.

 

“Dilige et fac quod vis”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아우구스티누스의 [페르시아 사람들을 위한 요한 서간 강행]에 나오는 말입니다.

 

라틴어 수업이란 책에서 이 문구를 본 이후에 사람들에게 널리 널리 퍼트리는 중입니다.

 

존경하는 후배 간호사님들 부디 맘껏 사랑하시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위 내용들은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써, 병원 관련한 글이 혹시 문제가 될 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Nurscape 편집부(nurscape@nurscape.net)

※ 인터뷰이 상시모집 ☞ http://goo.gl/Q0iF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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