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계뉴스
“정부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추계 한계 많다“
전문가들, 국회 토론회서 지역별ㆍ종별 불균형 등 지적
정부가 주기적으로 발표하는 보건의료인력 수급 중장기 추계의 한계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의당 박원석 국회의원과 대한중소병원협회는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의료접근성 제고를 위한 중소병원 적정인력 수급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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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문가들은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등 전체 보건의료시스템을 고려해 인력문제를 바라보며 정책 대안을 내놔야 하는데 단순히 수요-공급의 수치로만 계산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별ㆍ종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지난 3월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수급 중장기 추계 결과’를 통해 2012년 생산성을 기준으로 오는 2030년에는 의사 4,267~9,960명, 간호사는 16만 4,754명~18만 3,829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추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발제에 나선 임준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간호사 중 50%가 유휴인력인데 이들을 모두 포함하는게 맞는지, 우리나라처럼 유례 없이 나이트 근무를 많이 하는 곳이 없는데, 이걸 기준으로 추계하는게 맞는지 의문이다.”라며, 추계 조건에 대한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임 교수는 보사연이 추계한 인력수급 전망은 공급 추계와 관련해 의료시장 개방, 의료인력 정책 변화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수요 추계와 관련해서는 적정 의료이용률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았으며,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보건의료인력 공급 추계시에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민간 부문 공공성 강화 ▲포괄수가제도 등 지불제도 변화 ▲OECD 평균 이상 건강보험 보장성 ▲지역별ㆍ종별 공급 불균형 해소 ▲근로환경 개선 등을 전제해 고려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수요 추계시에는 ▲노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비중 증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건강불평등 해소 등을 전제로 추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인력 문제 중 특히 심각한 부분은 지역별ㆍ종별 공급 불균형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지방일수록,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일하려는 사람들이 적어 급여가 올라가고 이는 곧 중소병원의 경영 압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병원이 클수록 인건비 차지비율은 낮으며, 중소병원과 공공병원일수록 높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번째 발제에 나선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은 “100병상당 의사, 간호사 인력 분포를 보면 대형병원의 경우 전문의 수가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의 2,17배, 간호사는 전문요양병원의 경우 병원급 의료기관의 3배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수도권과 농어촌 소재 병원의 100병상당 의사직, 간호사직 인력편차도 각각 2.2배, 1.7배 수준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용균 연구실장은 “일부 전문과목별 전문의 수급 불균형의 심화에 따른 중소병원 및 지역병원의 의사인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미국의 사례를 참조해 오벽지 소재 의료기관 수가가산제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본 정책사례를 참고해 의료산업 고도화, 해외환자 유입 등, 의료수요 증가요소를 고려해 의사 공급을 추계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실장은 간호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간호사 인력 한시적 공급 확대 ▲간호등급 차등제 단순등급화 ▲입원환자 간호관리료 지불보상 확대 등을 제안했다.
보건의료인력 적정수급을 위한 중장기 정책대안으로는 ▲총리산하 의료인력수급위원회 설립 ▲복지부 의료자원과 기능 확대 ▲보건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국회 정례 보고채널 마련 등을 꼽았다.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는 한계가 많으며, 간호등급제 등 실패한 내용도 많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성규 대한중소병원협회 대외협력위원장(동군산병원 이사장)은 “정부가 유휴 간호인력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취업지원센터를 지원하고 있는데, 현장에서는 이들의 여건이나 심리상태가 치열한 병원현장에서 일하기에는 괴리가 있다고 느낀다.”라고 지적했다.
이성규 위원장은 또, “우리도 정부가 원하는대로 선진국 수준의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고 싶지만, 절대적인 인력 풀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아랫돌 빼서 윗돌 막는 상황밖에 안 되므로 탑이 쌓이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중소병원은 지역에서 응급진료, 중환자실 진료, 입원진료 등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중소병원이 붕괴된다면 의료접근성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의료자원의 활용 면이나 전국적인 의료비용 상승이 초래돼 지역 건강에 대한 인프라가 무너질 것이다.”라며, “이런 면에서 의료인력 부분이 중소병원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건강보험공단이 포괄간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하는데, 하고 싶어도 간호사가 없어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우리 병원은 300병상 규모였는데, 간호사가 부족해 지난해 병동 하나를 폐쇄해 250병상으로 줄였다.”라고 토로했다.
간호관리료 차등제의 경우도 중소병원 대부분이 등급외인 상황이라며,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였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나영명 보건의료산업노조 정책실장도 “열악한 인력 현실로 인해 정부가 추진하는 간호등급제, 의료기관평가인증제, 포괄간호수가제 등 각종 정책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복지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잘 되기 위해서라도 인력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간호등급제의 경우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 3등급 미만 현황이 상급종합병원은 0%이지만, 종합병원은 61%, 병원은 93%에 달한다.
보건당국은 보건의료인력 추계 한계점과 지역별ㆍ종별 불균형, 간호인력 수급 문제 등을 인정하며 추후에는 지적한 부분들까지 고려해 추계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을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자원정책과장은 “보건의료인력 수급은 국민의료비와 밀접한 연관이 있고, 당장 필요하다고 해서 바로 양성되지 않기 때문에 중장기 수급체계에 따라 정책 수급을 해야 한다. 외국도 그렇게 하고 있다.”라며, 정부의 추계 필요성을 먼저 강조했다.
임을기 과장은 이어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의 수급체계 한계를 지적했는데, 우리도 앞으로 보건의료 수요 측면에서는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 등을 고려한다.”라며, “다만 한계는 현재 시점에서 2012년의 노동생산성, 의사 1인당 환자수 자료 등을 토대로 추계하기 때문에 실제 우리나라 적정의료에 맞는 추계에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인정했다.
임 과장은 “제대로 된 중장기 추계를 하려면 국민이 바라는 보건의료목적이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 1인이 환자 몇 명을 보는게 적합한지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적정의료에 대한 합의가 되면 이를 토대로 인력추계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추계할 때는 모두 반영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를 토대로 의료기술 발달과 정책적 변화 등 일부 고려해 발전 지향적으로 추계하고,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역별ㆍ종별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민간의료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 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계가 많다고 토로했다.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민간의료기관에 고용과 근로조건 등을 어떻게 해 달라고 요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정책 집행에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이다.
임 과장은 또, 간호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간호대학 정원을 늘렸고, 야간전담제 및 시간제 등 근무유형을 다양화 해 수가에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중소병원 간호인력 확충을 위해 취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30억원의 예산을 반영해 2,400명을 교육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 8개 지역에서 16개 시도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 과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간호인력 문제 등 애로사항이 정부 정책으로 단시간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우리도 계속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라며,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라고 당부했다.
최미라 기자 mil07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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