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de
  • 조회수: 2863 | 2012.12.07
step down unit에 일하다보면
DNR에서 directive code까지
임종을 앞두고 있는 환자들을 곧잘 보게 된다.
 

이 곳에서의 code status form을 보고 있으면
한국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major part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한국에서의 code status는 어떤지 설명하기 힘들지만,
안과 비뇨기과, 재활치료학과에서 일하면서 본 환자들은 전부
full code(Max code) 아니면 DNR이였다.
내 아버지가 병원에서 lung Ca로 돌아가실 때도,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DNR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미국 와서 이 code status form을 보니
code에도 종류가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환자에게 더이상의 hope이 없는 경우 의사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하고
code status에 대해 상담하게 된다.
그리고 이 code status form을 작성해 chart에 껴 보관하는데.....
DNR일 경우 정말 CPR, intubation 포함 약이며 수혈까지 모두 거부한다는 거고,
directive의 경우 이것들 중 몇 가지는 허용한다는 걸 뜻한다.
이 code status form의 detail에 대해 좀 더t
생각나는대로 얘기하자면

 
chest compression,
long term intubation/ventilation
short term intubation,
drug for arrhythmias,
pressors,
labs,
blood products/transfusion,
artificial nutritients (feeding/TPN)
등등이 포함된다.

 

문득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 모습이 떠올랐다.
electrolyte balance가 완전 깨지고,
DIC로 빠지면서 나머지 labs들도 다 엉망이 되어
하루에도 몇 번씩 피를 뽑아대는 통에 온 팔이 다 멍투성이였던....
그때 "필요도 없는 피는 왜 자꾸 뽑을까. 의미가 없는데."하고 말았는데.
차라리 labs까지도 refuse할껄. refuse했어야 했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 아빠의 고통을 줄이겠다고 DNR을 결정했는데,
그것만으로도 부족했단 생각이 든다.

 

일하다보면 제일 힘든 것 중 하나가 감정조절이다.
나는 감정적인 사람인데다, 아버지를 잃은데 대한 기억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그 곁에서 우는 가족 앞에서
내 감정을 숨기질 못한다. 그리곤 같이 울어버린다.
며칠 전에도 그랬다.
나는 그 환자가 그 날밤 내 앞에서 죽는 줄 알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썼고,
응급처치를 마치자마자 가족을 불러 빨리 와서 환자를 보라 했다.
이렇게 노력해주어 고맙다며 꼭 안아주는 보호자.
가족을 잃을 수도 있겠다란 불안감에 눈물을 훔치는 보호자를 안고
나도 같이 울었다.
이런 나를 Alex는 crying baby라고 부른다.
너무 자주 울었나.....

 

몇 달 전이였던 것 같다.
환자의 breathing pattern이 이상한 듯 해
이 새벽에 보호자를 불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또 고민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환자가 오늘 밤을 못 넘길 것 같으니 와서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하는게 좋겠다."
그러자 한걸음에 달려온 보호자.
그런데..... 환자가 보호자 도착 5분 전에 사망하고 말았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펑펑 울었다.
간호사로서 가족간의 마지막 인사 나눌 순간을
만들어주지 못했던 것에 대해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한국같지 않아 이 곳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고,
가족들이 있어도 뿔뿔이 흩어져 사는 관계로
혼자 죽어가는 환자들도 꽤  있다.
그런 환자가 있으면 간호사며 간호조무사들 모두가
시간 날 때마다 돌아가며 그 방에서 환자 곁을 지킨다.
작년에가.... 병원에서 nobody dies alone. 이라는 슬로건하에
임종환자 간호에 대한 세미나도 열고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병원에서 일하다보면 한 사람이 평생을 살며
경험하는 희노애락의 100배 이상을 경험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이 경험들이 내 몸과 마음을 더 빨리 늙게 만드는 것 같다.
좋은 말로 포장하자면 성숙해지는 과정이겠지만,
성숙해진다고 느껴지기보단 우울감이 먼저 드는 요즘이다.
그런데.... 이 자리를 놓을 수가 없다.
지금의 이 일들이 고되고 힘들지만
아직은 내가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느껴지는 책임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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