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ress
  • 조회수: 2674 | 2011.12.22
엠마가 커가면서, 새부서로 옮긴 이후로 매일매일이 바쁘다.
일주일 3일만 일하는데도 거의 4~5일 일하는 듯한 기분.
지난 이틀은 그닥 힘들게 일하지도 않았는데 집에 오자마자 9시간을 내리 잤다.
일어나고 보니 오후 5시. 엠마 pick up가야 할 시간.
부시시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고 나오니 집이 텅 비어있다.
아마도 신랑이 엠마를 pick up하러 간 모양이다.
집이 엉망이다. 쉬는 날마다 치운다고 하는데도 집은 늘 폭풍맞은 수준이다.
집 어지러워지는 걸 걱정하지 말고 아이가 그 안에서 자유롭게 노는 걸 허락해주는게
더 좋은 육아라는 어떤 이의 글로 애써 위로삼는다. 
 

벌써 연말이다.
크리스마스까지 정말 며칠 안 남았는데,
작년같으면 이맘때 환자들이 많이 빠져나가 빈 자리가 꽤 있었는데,
요즘은 주말에도 자리가 없어 ER에서 입원 대기중인 환자들이 많다.
병실에서는 환자 퇴원시키고 타병동으로 transfer 보내자마자 신환을 받는다.
신환은 어느 부서에서 어떻게 받던지간에 손이 많이 간다.
우리 부서로 오는 환자들 대부분은..... ICU로 가긴 좀 경한, 하지만
일반 내외과나 tele로 가기엔 좀 더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적어도 2시간 간격의 assessment이 필요한 환자들이 온다.
가령 sugar level을 2시간마다 체크해야 한다던지,
Vital signs을 2시간마다 체크해야 한다던지,
neurlogic assessment을 2시간마다 해줘야 하는 그런 환자들.
 
 
중환들이다보니 대부분이 이미 병원생활을 오래 한 환자들.
그래서 MRSA도 많고 C-diff도 많고.....
며칠 전 13병실 중 반이 isolation 상태이기도 했다.
내가 맡은 두 환자 역시 isolation 이였는데,
그 중 한 환자는 밤에 자지도 않고 거의 10분 간격으로 불러대
그 방 앞에서 떠날 수가 없었다.
부르는 이유의 대부분은.....
"Tv 켜줘."
"TV 꺼줘."
"다시 켜줘."
"채널 돌려줘."
"볼륨 조절해줄래."
"ice chip, please."
"pain medicine, please." 
"내 물건 바닥에 떨어뜨렸어. 찾아줘."
"춥다. 이불~"
"또 춥다. 다른 이불~"
"방 온도 올려줘."
"너무 더워졌어. 다시 내려줘."
......

들어가서 해달라는 거 해결해주고 나오기 전
"Anything else I can do for you before I go?"
하고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나오는데도
10분 후면 울리는 콜벨.
isolation room이라 들어갈 때마다 장갑과 가운을 입고 들어가야 하니
이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였다.
그런데다 환자 상태가 좋질 않아 1시간마다 계속 체크를 해줘야 했으니.....
그 와중에 내가 맡은 환자 한 명을 다른 간호사에게 주고
나에게 Direct admit을 받으라는 소리에 화가 나서
Shift leader에게 따지고 말았다.
"Are you serious?"
(Direct admit : 응급실 거치지 않고 외부 타병원에서 바로 입원해 오는 케이스로,
병실에서 환자 받자마자 환자 assess를 하고 담당의사에게 전화걸어 알리고,
챠트며 환자 이름표 뭐....이딴 것들 하나하나 다 만들어주고 해야 하는.
응급실이 해야 할 일까지 다 맡아 해야 하는 상황인게다.)
  

결국 일처리? 다 끝난 환자 한 명 내어주고는 direct admit 기다리던 중
assignment가 바뀌어 ICU에서 대신 환자를 받긴 했지만
인계 30분 앞두고 환자 transfer 오심. -_-)
동시에 다른 환자 lab 결과가 critical level이라고 Lab실에서 2번 전화 받음.
그와 또 동시에 환자님 glucose level이 50대로 떨어져주심.
결국 인내심은 폭발해 장렬히 산화.
인계주고 나오는 길에 주임에게 찾아가 We need to talk하고 말을 걸었다.
일단 vent하고 나면 그래도 화도, 스트레스도 가라앉기 마련.
집에 오는 길에 이래갖고 내가 여기서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졌다.
med/surg에서 환자 잘못되면 ICU나 SDU로 transfer 보내면 그만이지만,
여기서 환자 잘못되면 그야말로 환자가 거의 죽기 직전까지 가게 되니
내 부족한 지식과 기술로 환자 몇 망쳐놓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
일단은 PCCN을 딸 때까지 버텨볼 참이지만
암튼 요즘같아선 다시 Med/surg로 돌아갈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하루하루가 너무 stressful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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