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받는 일 200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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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1
이틀 전이였다. 나이가 20대 초반인 이 애기같은 care partner S는 애교도 많고, 정도 많고, 눈치도 잘 살피는 그런 친구다. 늘 발랄하고 즐거운 에너지가 넘치는 이 친구.... 그 날 밤은 시작부터 바쁜데다 이 친구 assignment에 불만이 생겨 내내 울그락불그락이였다.
"이게 말이 돼? 내 쪽에 isolation 환자가 다섯이나 있어. Tony는 한 명도 없고."
"shift leader한테 한번 물어봐서 isolation 환자 나눌 수 있는지 확인해 봐."
"에이씨..."
"에이...화내지 말고... 바쁘면 나도 도와줄테니 오늘 밤 잘 해보자구. 힘내...짜증내지 말구."
그래도 투덜투덜 불만이 가득한 S.
그 날 밤은 왠일인지 인계 주고 받자마자 입퇴원 order가 마구 쏟아지면서 모두가 바빠졌다.
옆에 있던 My favorite nurse, Lupe도 짜증 만발.
"오늘 나 왜 이렇게 바쁘니? assignment 왜 이래?"
시작과 함께 입원 두 명 환자 order가 떨어지면서 direct admission을 받은 Lupe였다. (Direct admission : ER을 거치지 않고 Dr.'s office에서 진료후 바로 병원으로 입원한 case. ER을 경유하게 될 경우 기본적인 환자 assess가 된 상태에서 기본 order를 받고 병동으로 오기 때문에 특별한 일 아니면 order 때문에 의사에게 call할 일이 없지만, 이 direct admission 일 경우 30분 안에 환자 assess를 하고, office에서 받은 paper 파악해서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Diagnosis, Diet, Meds, Labs, Diagnostic tests 등등 처음부터 끝까지 order를 받아적어야 한다. 이 경우엔chart도 없어 따로 admitting desk에 전화 걸어 환자 정보 넣고 chart package를 받아야 한다.정말 귀찮은process다.)
나라고 예외는 아니였다. 그 날 isolation 환자가 세 명을 맡은데다, 그 중 한명은 밤 8시 반에 갑자기 sinus track injection을 하겠다고 호출을 받아 diagnostic room으로 내려간 상태, MRSA 때문에 새로운 anti를 맞기 시작한 다른 환자는 side effect 때문에 마구 토해대는데....
diagnostic room에서 환자 내려보내달라는 전화를 받고 transfortation team을 불렀다. 그 날 병원 전체가 바빴는지 이 transfortation team 40분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다. 여전히 바빠서 못 올라가겠단다. 다시 diagnostic room에서 전화가 왔다.
"환자 안 보내?"
"미안. 지금 transfortation team이 바빠서 좀 더 있다 올라온대. 우리 care partner도 너무 바쁘고...."
"그럼 우리가 올라갈테니 환자 wheelchair로 옮겨놔."
"Okay."
care partner S에게 전화를 걸어 환자 wheelchair로 옮겨서 갈 준비 해달라고 하니 바쁘다는 짜증 섞인 말 뿐이다. <그래. 내가 하마.>하고 병실 들어가 환자 wheelchair로 옮겨놓고 chart 준비해두고는 또 다른 환자 체크하러 나갔는데.... 저녁 약을 먹이려고 보니 내 환자 세 명 모두 bottle 에 물이 하나도 없다. 보통은 care partner 불러서 물 가져다 달라고 하지만, 불러서 시키고 기다리고 하는 와중에 시간이 더 지체될 것 같아 그냥 발 빠르게 움직여bottle에 물 다 채워넣고 medicating을 했다.
조금 지나자 diagnostic room에서 시술을 마친 환자가 돌아왔고 care partner S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Vital signs check을 부탁했다. 그랬더니 또 바쁘단다. 막 복도를 걸어다니다 보니 다른 RN A와 함께 어느 환자 방에 있었는데 그 환자 신환도 아니고 stage 4 wound dressing 말고는 특별히 필요한 게 없는 환자였다. 속으로 <야. 너 바쁘다면서 왜 거기 A랑 같이 있어?>하고 버럭 소리 한번 질러주고는 표정 관리 하며 S에게 다시 vital signs check을 해달라 부탁했다. 그랬더니 이 S 버럭....
"나 지금 바쁘다고 했잖아."
"I know, but we all are busy....and my patient just finished a procedure. You need to check vital signs. I told you."
이 care partner S 와 RN A는 같은 나라 사람이다. 그래서 같이 일했다 하면 늘 꼭 붙어있다. 같이 붙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자주 그 두 사람이 잡담을 하고 있는 걸 목격하게 된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이 care partner S는 일에 대한 priority 없이 계속 그 친구 옆에 붙어 그 친구일을 assist하거나 chat하고 있었고, 이에 더 바빠진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를 목격한 Lupe. 그 care partner에게
"You cannot hang out in the hospital....focus on your work first."
하고 한마디 던져주었고, 조금 시간 지나 모든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때즘 이 S가 눈치를 보며 나에게 다가와 뭐 도와줄 거 없냐며 계속 묻는다. 이미 맘 상한 나는 <됐거든.>하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 RN A나 이 carepartner H나 둘 다 나이가 어려 그러려니 하고 말기로 했다.
일이 거의 마무리 되어 여유 시간이 주어져 여느 때처럼 책을 읽고 있었는데, 밤 3시쯤 shift leader가 전화를 걸어 신환 받을 준비 하란다. ER에 환자 두 명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을 내가 받기로 했고, 다른 한 명은 RN A가 받기로 했단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왜 환자 report가 안 오나....(ER에서 환자를 받기 전에 ER 간호사로부터 환자에 대한 간단한 report를 받는다. 그리고 10~20분 안에 환자가 올라온다.) 기다리다 ER 환자 명단을 보니 환자가 가버렸다. AMA 사인하고 가버렸단다. (AMA : 모든 치료를 거부하고 병원을 떠나겠다는 서명서)
"야....나 신환 안 받게 됐어...." 하고 좋아하고 있으니 조금 있다 shift leader에게 전화가 왔다. RN A가 일이 밀려서 내가 대신 그 신환을 받으란다. 좋다 말았다. 환자를 보니 stable해보였고, order도 간단해서 그닥 바쁘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아침 5시가 다 되어 신환을 받는 건 그닥 즐겁지 않다.
대충 일 마치고 무언가를 가질러 office에 들어가니 일이 밀려 바쁘다는 RN A와 care partner S가 계속 수다를 떨고 계.셨.다. <쟤네들 뭐야. 바쁘다고 나한테 신환 떠넘기고는 수다 떨고 앉아있네.> 하고 순간 열이 확 올랐고,나는 shift leader를 불러 상황 설명을 했다.
"나는 일을 빨리 빨리 하는 사람이야. 내가 일을 빨리 끝내서 이렇게 앉아있다고 내가 안 바빴다는 건 아니야. 우리 모두 바빴고, 그 RN A도 바빴겠지만 내가 지나갈 때마다 보니 그 RN A가 care partner랑 계속 chat하는 걸 보게 돼. 나는 말이지. 바쁘면 I don't talk...I don't chat.... only focuse on my work so I can finish ASAP. 그 RN A바쁘다고 해서 내가 신환 대신 받았는데 아까 지나가면서 보니 care partner랑 또 chat하고 있더라. I don't think it's right."
"Let me talk to her...."
보아하니 이 RN A....같이 일하던 Lupe와 Richelle에게 자기에게 환자 한 명 줄 수 있겠냐고 물고 다녔더랜다. 그럴 경우 이 RN A는 환자 다섯명을 이미 갖게 되어 신환을 안 받아도 되기 때문이였다. 임신을 한 후로 몸 아끼는게 눈에 보이는 이 간호사. 잔머리 쓰기는.... 이미 환자 assess 며 medication을 끝낸 Lupe와 Richelle이 환자를 줄리 없었다. 주고 나면 신환을 받아야 하고, 바빠지기 때문이다.
좀 있으니 눈치를 챈 같이 붙어 수다 떨던 그 care partner가 나에게 와 뭐 필요한 거 없냐, 내가 도와줄께 말만 해라하고 옆에 앉는다. 그리고 그 RN A는 화가 났는지 찬바람이 쌩쌩 분다. 보아하니 shift leader가 한 마디 한 모양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 아침 6시 반쯤 되었을까. RN A 환자 한명이 아침에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으며 chest pain을 호소하는데....그 앞에 멀뚱히 서서 <아프니?>하고 묻고 있다. 그 꼴이 답답해 얼른 Tele 로 달려가 tele box 하나 빌려 환자 heart rhythm을 체크했다. SR 같기도 하고 1 st degree block 같기도 해서 Lupe에게 보여주니 1st block 같아 보인단다. 그래서 graph 보여주니 "이제 됐어. 니 환자 체크해."하며 눈도 안 마주치고 말을 던진다.
야. 이쯤되면 고맙다는 말 한마디는 나와줘야 하거든. 너 어째 Thank you, Excuse me 말 한마디 할 줄 모르는 누구랑 닮아간다.... 하고는 나도 그 방에서 나왔다. Anyway, it's your patient and it's your responsibility.
누구나 자기 몸 아끼며 일하고 싶어한다. 특히나 아이를 가지면 간호사들은 더더욱 자기 간호에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병원에 오면 자기가 맡은 역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본인 condition이 안 따라주어 일을 잘 못할 것 같으면 manager에게 말해 일주일 3일 일하는 대신 하루 이틀 일하는 part time으로 바꿔 일하던지 아니면 vacation을 가져 쉴 일이다. 왜 본인 몸 아낄 줄만 알고, 남은 아낄 줄 모르는가. 내가 피곤하면, 남도 피곤한 법이고, 내가 싫어하는 일은 남도 싫어하기 마련이다.
그저.....어려서 그러려니....하고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어쨌거나 같이 일하는 동안 그 친구로 인해 내가 신환을 받고, 더 바빠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나로서는 그 친구에게 좋은 관계를 기대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도와줘도 고마운 줄 몰라하면 더더욱 그렇다.
PS.
그래서 내가 Lupe와 Richelle 정말 좋아한다.....
좋은 사람들이고, 정말 좋은 간호사들.
아. 정말 이런 간호사들이랑만 일할 순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