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엔테이션을 마치며
  • 조회수: 2675 | 2008.09.23
돌이켜보니 벌써 병원일을 시작한지도 5개월째에 접어든다. 1년이 지나면 많이 익숙해지고, 4~5년이 지나면 영어에 문제가 없어진다는데….. 과연 나에게도 그런 시간들이 올까 싶다. 내일 일은 천천히 걱정하도록 하고 잠부터 자야겠다. Night person이 아니다보니 몸이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3~4시간밖에 잠을 못 자고 있다. 몸 망가지면 큰일인데오리엔테이션 마지막 하루를 앞둔 저녁. 여느때처럼 ”오늘 하루도 무사히”하며 병동에 들어섰고 환자를 assign 받았다. 언제나처럼 하루를 쉬고 출근을 하면 새 환자들을 파악하느라 시간이 더 걸리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그 날은 환자 다섯명 중 두 명은 이제 막 수술을 마치고 입원을 했고, 다른 한명은 응급실을 통해 인계 막 5분 전 입원한 터라 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내가 가장 스트레스받는 의사에게 전화해서 order 받는 일도 자꾸 이어졌다. 인계 받고 한 2시간은 그렇게 계속 의사에게 전화걸어 order 받고 처치하고, report를 해댄 것 같다. 10시쯤 넘어 정리가 좀 되는 듯 하여 큰 숨 들이키며 charting을 하려는데 preceptor에게서 전화가 왔다.

 ”Mindy, 우리 환자들을 좀 바꾸기로 했거든. 너가 스트레스 받을 꺼라는 거 알지만 manager가 환자병실을 좀 바꾸라는구나.”

 Med환자와 Surg 환자들이 섞인데다 타층에서 오는 RN들에게 surg 환자들을 맡기기 불안한 나머지 manager가 환자 병실을 모두 바꾸길 요구했단다. 그날 따라 타층에서 지원나온 간호사들이 참 많았다.

 일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마당에 환자를 바꿔 다시 환자 상태 파악하고, 일 시작하려니 짜증이 아주 솟구쳤다. 나뿐만이 아니였다. 모두들

 ”I cannot understand Cora(a manager). Why did she do that?” 10시 반이 넘어 어느 간호사와 환자를 바꿨고, James라는 간호사와 다른 한 환자를 바꾸기 위해 기다리던 차였다. 나는 굉장히 needy한 drug seeker에 가까운 A라는 환자를 주려던 참이였다. 안그래도 다른 환자들 일로 바쁜데, 그 환자에게 매달리는 시간이 너무 많아 모든 일들이 지연되고 있었다.

 그런데, James가 준비되길 기다리던 중 나는 Dr.에게 전화를 받았고 B 환자에 대한 order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는 ACCIDENTLY…… James에게 그 B환자를 인계주고 말았다. 아주 쉬운 케이스였는데 아뿔싸~! 인계를 다 주고 나서 어찌나 후회스럽던지. 힘든 환자 맡으면서 더 많이 배우라는 하늘의 뜻이려니 하고 마음을 비우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일은 3~4시가 되도록 끝날 생각을 않고, 환자 상태는 좋아졌다 나빠졌다 아주 난리다. 계속 의사에게 notify해서 처방받고, 처치하고, 또 처방받고 처치하고….

 보통 2~3시 사이에 끝나기 마련인 24 hrs chart check이 6시가 지나서야 끝났다.

 나름 신경쓰며 일을 마무리 한다고 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자꾸 벌어지면서 여기저기서 error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Preceptor가 “Mindy, 오늘 왜 그래. Error가 너무 많잖아.”하고 물을 정도였다. 심지어 IM으로 주어야 할 Demerol을 IV로 주기까지 했다. Thank GOD….. 환자가 멀쩡한게 다행이다.

 투약사고까지 발생하고 나니 너무 속상한 나머지 화장실에 들어가 펑펑 울고 말았다. 길게 울고 있을 시간도 없어 빨리 울고 눈물 닦고 나와서는 또 일을 시작했다. 일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내가 이래갖고 혼자 일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한없이 우울해졌다.
 


 

목요일. Graduation party를 가졌다. Certificate이며 이것저것 선물들도 받고, 다른 친구 가족들이랑 인사도 주고 받고, 맛있는 음식들도 같이 나눠 먹으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날 오후 Joseph,Suzanne과 함께 Patricia네 집에서 뒷풀이를 또 가졌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나누던 중 Joseph이 말하길,

 “Mindy. 너 일하다가 울었다면서? 네 기분 알겠더라. 나도 며칠 전 일하면서 너무너무 힘들었거든. 2시간 overtime하면서 일하던 중에 나도 속상해서 아주 잠깐 울었어. 아마도 이게 우리 모두가 겪어야 할 과정인가봐.”

 “정말?”
 


 Orientation이 끝나고 혼자 일을 시작한지 벌써 3일째다. 이제는 오리엔테이션이 끝났다고 “overtime 더 뛸 수 있니?”라는 전화도 온다. 둘러보면 간호사가 참 많은 것 같은데도 더 많은 수의 간호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첫째, 둘째날은 그럭저럭 할 만 했는데, 어제는 꽤 복잡한 케이스들을 맡으면서 밤새 바쁘게 뛰어다녔다. 그래도 처음 orientation을 시작했을 때보다 마음이 한결 가볍다. Dr에게 전화를 걸어 order를 받는 것도 한결 쉬워졌다. 물론 지금도 가끔 알아듣지 못해 버벅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그 상황을 또 나름 적절히 대처해나가는 요령이 생겼달까.

 며칠 전 Target에 가서 뉴트로지나 hand lotion을 샀다. 그리고는 그동안 나를 가르치느라 엄청 고생한 세 명의 preceptor에게 선물을 주었다.

 “아니 뭐 이런 걸 다…..”하며 더더욱 신경써주는 마지막 preceptor, Althea. 나는 그녀가 참 좋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늘 웃으며 느긋하게 대처하는데다 인내심을 갖고 잘 가르쳐준다. 다음에는 그녀가 참 좋아하는 pop corn을 박스로다가 사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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