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를 너무 기다리게 하는군요.”
진료실에 들어서며 반갑 게 인사를 하는 내게 그가 던진 첫마디였다.
-“아, 그러세요? 미안합니다. 많이 기다리셨어요?”
“한 시간 반이요.”
-“정말 오래 기다리셨군요.”
그 환자는 혈액 검사 결과도 듣고 또 처방전도 필요하다고 했다.
환자에게 항상 물어봐야 하는 질문들이 여러개 있어서 질문을 하면서 들어가는 약을 보니 환자는 고혈압, 당뇨 그리고 통풍을 앓고있는 환자였는 데 통풍이 flare up되어서 통증이 심하다고 웃는 얼굴로 태연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환자는 오른손이 심하게 붓고 아프다고 하는데 살펴보니 검지 관절이 크게 부어있고, 살짝 만졌는데도 몹시 아프다고 하는데 손도 열이 나서 따끈따끈 하였다. 하도 환자가 태연하게 말을 해서 이 분이 정말 아픈 사람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는데 정말 많이 아픈 것 같았다.
나: 이렇게 통풍증세가 도지기 전에 혹시 뭐 하셨나요? 예를 들면 알콜이나 해물을 드시지 않았나 해서요.
환자 : 술은 많이 안 마십니다.
나: 그렇지만 이렇게 많이 아프시기전에 술 안드셨어요?
환자 : ………….
나: 드셨군요. 드시고 이렇게 많이 아프시죠?
환자: 예쓰.
나: 혹시 해물도 드셨어요 ?
환자: 새우를 먹었습니다.
환자가 여기까지 얘기하자 나는 내 책의 통풍 시나리오를 떠올리며 질문을 이어갔다.
나: 혹시 하얀 빵 안드셨어요? 맛있잖아요. 드셨을 것 같은데…..
환자: 맛있어서 흰 빵도 먹었어요.
나: 알콜에다 해물 그리고 흰빵까지 통풍에는 정말 bad combination 이랍니다. 그것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많이 아프신 것 같아요.
환자: 통풍을 앓기 시작한 후에 인터넷에서 통풍에 관한 리서치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내가 먹은 음식들이 통풍 증상을 도지게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답니다. 사실은 지금 너무 후회해요. 술 마신것, 그리고 새우 먹은 것……..
그리고 그의 medication list를 자세히 천천히 읽어보니 내가 책에 쓴대로 그는 secondary gout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는 aspirin, diuretic도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내 책에서 내가 언급한 모든 증상을 가진데다 약도 똑같이 들어 가는 환자를 실제로 보니 알고 쓰기는 했지만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책이 없으신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서 내 책의 환자를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Michael is a 62 y/o AA ( African American) obese male who presented with excruciating pain in his left big toe for the past 2 days. It was red, swollen, warm to the touch and extremely painful. He stated that he could not even bear his bed sheet brushing up against his toe…..His pain started after he consumed excessive alcohol for the last three days. Recently, he lost his job as a night shift security guard and he was pretty depressed because of his unemployment status. He was looking for another job vigorously after he received the pink slip from his employer, but it is really hard to get another job
but due to the depressed economy and slow job market………….. He also consumed large amount of sea food along with his alcohol consumption. He was diagnosed with hypertension and hyperlipidemia 1 year ago and he has had diabetes for 5 years. He is on Aspirin and he also takes a diuretic Hydorchlorthiazide 25mg for his hypertension. He took Acetaminophen at home but it did not help improve his pain.
이런 경우에는 다른 약은 통증에 잘 안들어서 NSAID (non 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Indomethacin을 써야 잘들으므로 이 처방을 써주면서 술 드시는 것을 반드시 자제해야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였다. 환자가 나간 후에도 나는 혼자 계속 그 환자를 떠올리며 “아, 신기 하도다. 어떻게 내 책에 나오는 환자랑 이렇게 똑같이 먹고 약도 똑같이 들어갈까?” 혼자 웃으며 즐거워 하였다.
NP 일기를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
벌써 세모와 성탄이 저만치 다가와 있네요. 일기를 연재하기 시작한 지도 일년이 넘었군요.
많이 방문해서 읽어 주시고, 또 여러 가지 좋은 댓글들로 글쓰는 사람을 격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에 포스팅 하는 것 말고도 미국에서도 친구들에게 보여주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읽을 때마다 많이 웃는다고 좋아 합니다. 한국어를 이해 못하는 미국인 친구들은 무슨 얘기를 그렇게 쓰느냐고 왜 영어로는 안쓰고 한글로만 쓰느냐고, 우리는 사람이 아니냐, 이것도 인종차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항의에 농담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정말 어이가 없었답니다.
NP 일기를 연재 하다 보니 여러 독자들과 만나 보고싶은 생각이 솔솔 피어 오르네요. 그 전에는 제가 한국에 간 후에 특강 날짜가 잡혀서 많이들 오시고 싶어도 못 오셨다는 후문이 있어서 저도 아쉬웠습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 5월 쯤에 독자들을 만나러 서울로 봄 나들이를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NP 일기에 관심 가져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지면을 통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새해에도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또 주위의 여러 분들에게 많은 사랑과 친절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분들이 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2014 성탄절에………….
뉴욕 롱 아일랜드 앞 바다에서 김경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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